김명전 성균관대 초빙교수 / 삼정KPMG 부회장
한국 교육의 고학력화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2010년 OECD의 교육지표 발표에 따르면, 대학 졸업 연령대를 전후한 25세에서 34세 까지의 대졸 학력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58%로 세계 1위로 나타났다.
2위는 캐나다로 56%다. 뉴스위크도 2010년 8월 '세계 최고의 나라' 지수발표에서 한국을 '문자 해독률'과 '평균학교 교육기간'으로 평가하는 교육부분에서 핀란드에 이어 2위로 발표했다.
핀란드가 전체 인구 500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 열배에 해당하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세계 최고인 셈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배우라"했던 것도 통계상에 드러난 교육 수준의 실상과 오늘날 한국의 발전을 연결시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고학력 국가 대한민국,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대학진학률이 79%로 나타났다. 2004년 80% 대를 넘어 선 후 2008년 84%로 최고점을 찍은 뒤, 6년 만에 처음으로 80% 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렇다 해도 세계 최고 수준은 변함없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진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가 고학력 실업문제로 꼽힌다. 대학을 졸업해 봐야 취업이 하늘에 별 따기인 마당에 차라리 고졸학력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읽혀진다. 긍정적인 변화다.
고학력이 도리어 재앙인 사회
이 미묘한 변화를 수용하는 사회적 준비는 어떤가? 여의치 못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고졸 수준의 실업자(15~19세)가 2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7000명 늘어났다. 고졸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추어도 오갈 데 없는 현실이다.
한국 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올 2월 대학졸업자 18만8000명 가운데 6만6000명은 일자리를 얻었지만, 4만1000명은 실업상태다, 이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8만1000명(43%)이 계속 취업준비 중이거나 대학원 진학 등 비경제활동 인구다. 이 비율은 2008년 29%에서 43%까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맞물리면서 국가적으로 대졸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졸 이상 '고학력 무직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40대 이상 비경제활동인구(893만명)가 10~30대(746만명)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구직활동을 포기한 채 놀고먹는 '니트족' 숫자가 올 1월 현재 103만명에 달한다. 본격적인 고령화 고학력 실업시대의 진입이다. 사회적 안전판은 있는가?
국가가 청년·중년 실업대책 세워야
한국산업화의 중추적인 역군으로 뛰었던 50대가 은퇴라는 이름으로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가난을 떨치기 위해 일속에 파묻혀 일생을 보내면서 자녀양육과 부모부양이라는 두 가지 숙명적인 짐을 감당하고 젊은 50대에 퇴장당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가 뒷전에 있을 때, 양육도 부양도 묵묵히 감당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허리와 같다. 그 공은 차치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내 팽개쳐진다면 너무 가혹하다.
국가란 무엇인가? 원초적인 의문 앞에서 한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갈수록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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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의 고학력화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2010년 OECD의 교육지표 발표에 따르면, 대학 졸업 연령대를 전후한 25세에서 34세 까지의 대졸 학력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58%로 세계 1위로 나타났다.
2위는 캐나다로 56%다. 뉴스위크도 2010년 8월 '세계 최고의 나라' 지수발표에서 한국을 '문자 해독률'과 '평균학교 교육기간'으로 평가하는 교육부분에서 핀란드에 이어 2위로 발표했다.
핀란드가 전체 인구 500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 열배에 해당하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세계 최고인 셈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배우라"했던 것도 통계상에 드러난 교육 수준의 실상과 오늘날 한국의 발전을 연결시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고학력 국가 대한민국,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대학진학률이 79%로 나타났다. 2004년 80% 대를 넘어 선 후 2008년 84%로 최고점을 찍은 뒤, 6년 만에 처음으로 80% 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렇다 해도 세계 최고 수준은 변함없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진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가 고학력 실업문제로 꼽힌다. 대학을 졸업해 봐야 취업이 하늘에 별 따기인 마당에 차라리 고졸학력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읽혀진다. 긍정적인 변화다.
고학력이 도리어 재앙인 사회
이 미묘한 변화를 수용하는 사회적 준비는 어떤가? 여의치 못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고졸 수준의 실업자(15~19세)가 2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7000명 늘어났다. 고졸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추어도 오갈 데 없는 현실이다.
한국 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올 2월 대학졸업자 18만8000명 가운데 6만6000명은 일자리를 얻었지만, 4만1000명은 실업상태다, 이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8만1000명(43%)이 계속 취업준비 중이거나 대학원 진학 등 비경제활동 인구다. 이 비율은 2008년 29%에서 43%까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맞물리면서 국가적으로 대졸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졸 이상 '고학력 무직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40대 이상 비경제활동인구(893만명)가 10~30대(746만명)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구직활동을 포기한 채 놀고먹는 '니트족' 숫자가 올 1월 현재 103만명에 달한다. 본격적인 고령화 고학력 실업시대의 진입이다. 사회적 안전판은 있는가?
국가가 청년·중년 실업대책 세워야
한국산업화의 중추적인 역군으로 뛰었던 50대가 은퇴라는 이름으로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가난을 떨치기 위해 일속에 파묻혀 일생을 보내면서 자녀양육과 부모부양이라는 두 가지 숙명적인 짐을 감당하고 젊은 50대에 퇴장당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가 뒷전에 있을 때, 양육도 부양도 묵묵히 감당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허리와 같다. 그 공은 차치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내 팽개쳐진다면 너무 가혹하다.
국가란 무엇인가? 원초적인 의문 앞에서 한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갈수록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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