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 경제 개선이 부정적 영향 모두 상쇄"
한국은행은 13일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연간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105달러로 예측, 12월 전망보다 18달러, 20.7% 높여 잡았다. 같은 양의 원유를 들여오는 데 돈이 20.7% 더 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79달러와 비교하면 26달러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32.9%에 달한다.
고유가는 수출기업의 비용을 늘려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국내 물가를 올려 내수와 투자를 위축시킨다. 경제성장률을 깎아먹는 요소인 셈이다.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통상 유가가 10% 오르면, 성장률이 최소 0.1%p에서 최대 0.5%p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물가는 작년 12월 전망보다 더 높은 3.9%로 예측하면서 성장률은 당초와 같은 4.5%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 성장률 올라 세계교역 늘 것" = 이처럼 유가급등이 물가는 올리겠지만 성장률을 깎아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 이유는 무엇일까.
한은은 원유도입단가 상승, 구제역 사태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미국의 경제성장률 상향조정과 이에 따른 세계교역신장률의 확대가 이를 상쇄할 것이란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한은은 올해 미국 성장률을 종전 2.4%보다 높은 3.0%로 제시했고, 세계교역신장률도 6.7%에서 7.0%로 올려 잡았다.
이중식 조사총괄팀장은 "미국의 한해 GDP가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0.6%p 상향조정한 것이 우리나라에는 상당히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교역신장률을 종전보다 높인 이유도 이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올 들어 개선 추세를 보이는 미국의 실물경제지표가 우리나라의 수출실적 호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하루 평균 수출액수는 19억4000만달러로 사상최고치를 나타냈고, 2월엔 20억3000만달러로 이를 깨고 올라선 뒤, 3월도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내수 성장기여도 줄어도 수출 기여도가 상쇄" = 한은은 이런 효과로 올해 연간 상품수출 증가율이 종전 9.6%보다 1.6%p 늘어난 11.2%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6.5%에서 6.9%로 올렸다.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로 민간소비 증가율(3.5%)이 당초 전망(4.1%)보다 위축되는 대신, 상품수지는 흑자 폭이 줄더라도 흑자 기조 자체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의 순성장기여도가 2.5%p에서 2.2%p로 축소되는 반면, 수출의 기여도는 2.0%p에서 2.3%p 높아져 유가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해소할 것이란 것이다.
이 팀장은 유가상승에 따른 성장률 하락 효과에 대해 "정상적인 경제 상태에서 과거의 평균치에 따른 추정이지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가상승은 70년대 오일쇼크처럼 공급차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요가 늘고 투자자금이 몰린 때문"이라며 "이런 경우 유가상승이 경제성장률 하락에 미치는 효과는 0.3%p 이하"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의 진로에 상당한 대외변수가 놓여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중동·일본 등 대외변수 주시 = 이상우 조사국장은 "중동지역 정정불안, 유로지역 재정문제, 일본 대지진의 영향 등 상당한 불확실성이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 등은 작년 12월엔 예상치 못했던 악재다. 하지만 이것이 성장률을 변동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중식 팀장은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자신감은 평상시보다 덜 할 수 있지만, 성장률 자체를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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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3일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연간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105달러로 예측, 12월 전망보다 18달러, 20.7% 높여 잡았다. 같은 양의 원유를 들여오는 데 돈이 20.7% 더 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79달러와 비교하면 26달러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32.9%에 달한다.
고유가는 수출기업의 비용을 늘려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국내 물가를 올려 내수와 투자를 위축시킨다. 경제성장률을 깎아먹는 요소인 셈이다.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통상 유가가 10% 오르면, 성장률이 최소 0.1%p에서 최대 0.5%p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물가는 작년 12월 전망보다 더 높은 3.9%로 예측하면서 성장률은 당초와 같은 4.5%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 성장률 올라 세계교역 늘 것" = 이처럼 유가급등이 물가는 올리겠지만 성장률을 깎아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 이유는 무엇일까.
한은은 원유도입단가 상승, 구제역 사태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미국의 경제성장률 상향조정과 이에 따른 세계교역신장률의 확대가 이를 상쇄할 것이란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한은은 올해 미국 성장률을 종전 2.4%보다 높은 3.0%로 제시했고, 세계교역신장률도 6.7%에서 7.0%로 올려 잡았다.
이중식 조사총괄팀장은 "미국의 한해 GDP가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0.6%p 상향조정한 것이 우리나라에는 상당히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교역신장률을 종전보다 높인 이유도 이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올 들어 개선 추세를 보이는 미국의 실물경제지표가 우리나라의 수출실적 호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하루 평균 수출액수는 19억4000만달러로 사상최고치를 나타냈고, 2월엔 20억3000만달러로 이를 깨고 올라선 뒤, 3월도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이 팀장은 유가상승에 따른 성장률 하락 효과에 대해 "정상적인 경제 상태에서 과거의 평균치에 따른 추정이지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가상승은 70년대 오일쇼크처럼 공급차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요가 늘고 투자자금이 몰린 때문"이라며 "이런 경우 유가상승이 경제성장률 하락에 미치는 효과는 0.3%p 이하"라고 덧붙였다.

◆중동·일본 등 대외변수 주시 = 이상우 조사국장은 "중동지역 정정불안, 유로지역 재정문제, 일본 대지진의 영향 등 상당한 불확실성이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태 등은 작년 12월엔 예상치 못했던 악재다. 하지만 이것이 성장률을 변동시키지는 않을 것이란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중식 팀장은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자신감은 평상시보다 덜 할 수 있지만, 성장률 자체를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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