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미국의 대북정책, 변화하고 있는가

지역내일 2011-04-14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요사이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과연 그렇게 변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 동안 오바마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이명박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을 지지해왔고, 2009년에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 보스워스 대사 등의 방북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바마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는데 지금에 와서 그것이 바뀌겠느냐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우선, 오바마정부의 대북정책이 대통령선거 당시의 공약과는 달리 북한과 적극적인 핵협상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능력을 확대하도록 허용했는데, 결과를 놓고 볼 때 그것이 조지 부시정부의 대북정책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실망을 주었고, 이는 미국정부는 공화당, 민주당 할 것 없이 결국 마찬가지라는 인식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또 그 동안 북핵문제가 발생한 후 거의 20년이 다되도록 북미대화와 협상이 나름대로 지속되었지만, 북핵문제가 해결은 되지 않고 북한의 핵능력이 커지기만 했기 때문에 북미대화가 문제해결은 못하면서 요란스럽기만 한, 어찌 보면 '양치기 소년'처럼 일종의 거짓말쟁이 이미지로 각인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정부는 북미 양자대화와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미중정상회담 이후, 특히 지난 3월부터는 미국이 대북대화와 협상을 준비해가는 모습이 뚜렷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지난 1월 중미정상회담 직후 미국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장관을 한국에 보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의 해결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2009년 하반기 상황과는 달라

3월에 들어서는 미상원 외교위원회의 북한관련 청문회 개최와 미행정부에 대한 대북정책 전환 요구, 미국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 결정, 북한 경제시찰단의 미국 방문, 북한 리근 미국국장과 미국의 전직 고위관료들 및 북핵전문가들과의 베를린 회동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켐벨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베이징을 방문하여 중국외교부 청사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부상과 회동했으며, 그 결과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의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 → 북미 양자회담 → 6자회담의 3단계 방안으로 제안됐다. 주말에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서울에 오며, 이달 하순에는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의 방북이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북미대화가 재개된다면, 열렸다가 중단되곤 했던 과거의 패턴을 벗어나 보다 일관성 있게 지속될 수 있으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를 벗어나 '한반도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지금의 상황은 2009년 하반기의 북미대화 재개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 2010년 한반도에서는 6·25전쟁 이후 최대의 전쟁위기를 몰고 온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다.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의 관리와 통제 능력을 상실하자 강대국인 미중 양국이 남북한을 제치고 한반도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더구나 9·11테러사건 이후 미국이 핵물질, 핵기술, 핵노하우가 테러집단에 넘어갈까봐 노심초사하면서 경계해온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북한이 최신식 시설로 공개했다. 이 모든 사건들은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도록 미국을 압박했고 미국은 지금 그러한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적·포괄적이며 문제해결적

여기에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의 이러한 대북정책 변화는 미국 정책결정자들의 개인적인 선호(選好)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기보다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자신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면서 이 지역의 국제질서 변화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의 성격과 내용은 예전에 비해 보다 구조적이고 포괄적이며 문제해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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