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횡령 혐의 … 검, 소환 시기 저울질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주말 담철곤 회장 이화경 사장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담 회장이나 이 사장을 소환해 그룹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와 비자금 사용처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지난 14일 담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 수사관들을 보내 2~3시간 걸쳐 각종 서류 및 미술품 등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과 이 사장은 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경민 씨(구속기소)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미술품 위장 거래나 계열사 법인자금 횡령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담 회장 등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이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11일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담 회장과 이 사장에게 건네줄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2006년~2011년 그룹 계열사인 아이팩에서 직원 급여 등을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횡령한 비자금 38억여원을 담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2005년 부동산 시행업자에게 '청담 마크힐즈' 고급빌라 신축·시행사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받은 40억원을 이 사장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미술품 거래로 위장된 40억원은 서미갤러리를 거쳤으며 '돈세탁 창구'로 이용된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사장은 비자금을 은닉한 혐의로 지난 6일 구속됐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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