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등 불출석할 듯 … 여당 "국회 경시 버릇 고쳐야" 반발 속 참여
저축은행 부실 원인과 대책을 따지는 국회 청문회가 20일부터 시작됐지만 첫날부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핵심증인들이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삐거덕대고 있다.
한나라당은 "불출석 증인들의 국회 경시 버릇을 고쳐야한다"고 반발하면서도 청문회에는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오전부터 이틀 일정으로 저축은행 청문회를 열었다. 이번 청문회에선 저축은행 부실 책임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저축은행 부실이 과거 김대중·노무현정권 당시 무분별한 규제완화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정부 들어 부동산·금융정책 등이 실패하면서 저축은행 부실이 초래됐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이번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34명을 불렀으나, 이날 핵심증인으로 꼽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파행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이 과거정권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부른 이 전 경제부총리가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한 상태여서 여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소속인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전 부총리의) 지인은 (청문회에) 나온다고 말하는데, 지금까지 연락이 안되는게 사실"이라며 "만약 불출석하면 본인이 (저축은행 부실에) 책임이 있다는 걸 자인하는 꼴 아니겠냐"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만약 불출석하면 앞으로 국회는 얼마든 열리는만큼 반드시 증인석에 세워 국회 경시 버릇을 고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전 부총리가 어디있는지는 알고 있다"며 "(증인) 동행명령서를 발부받을 수 있고, 상황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고발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부총리가 불출석하더라도 청문회에는 예정대로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증인불출석을 이유로 청문회를 거부하면 정치적 파장이 불거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허 위원장은 "이 전 부총리가 핵심증인인 건 맞지만 이번 청문회는 저축은행 부실을 따지는 큰 목적을 가졌고 다른 증인들은 출석하는 만큼 한나라당은 예정대로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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