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둘러본 만큼 시민이 편해집니다"
"현장을 둘러볼 때마다 '잘 와봤다' '좀더 빨리 왔어야 했다' '한번 더 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용선(55)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현장이 곧 행정"이라며 "혼자서 다 둘러보지 못해 간부들도 모두 현장으로 나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으로 직접 살피는 만큼 시민들이 편해진다는 생각에서다. 청계천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자동차전용도로 승화원 어린이대공원 월드컵경기장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서울시 기반시설을 운영·관리하는 기관이라 더욱 그렇다.
취임한지 10개월여만에 벌써 17개 사업, 100여곳 현장을 한번씩은 둘러봤다. 이 이사장은 "사소하지만 의미 큰 변화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장애인콜택시의 경우 300대로 서울 전역을 24시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평균 대기시간이 35분에 달했다.
"직원들과 함께 주말이나 휴일 휴무때 장애인콜택시 운전 자원봉사를 했어요.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지만 주어진 조건과 예산 안에서 가능한 해법을 찾은 거죠."
지난해 1분기 40분에 달하던 대기시간은 올해 같은 기간 28분으로 줄었다. 탑승률은 87.9%에서 89.8%로 늘었다. 시와 의회에서도 올해 택시 20대를 추가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을 배정했다. 더불어 직원들 교육효과까지 톡톡하다. 이 이사장은 "자녀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시립승화원 역시 발상의 전환으로 접근했다. 직원들 출근시간을 조절, 화장 시작시간을 오전 7시 30분에서 30분 앞당기고 작업과정을 살펴 회당 소요시간을 10분씩 줄였다. 그 결과 마지막 화장이 끝나는 시간을 오후 6시 20분에서 5시로 80분 앞당길 수 있었다. 하루 평균 승화원을 이용하는 유족 2500~3000명이 혜택을 보게 된 셈이다. 이 이사장은 "봉안 등 이후 장례절차를 일찍 끝낼 수 있고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유족들은 당일 귀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족한 어린이대공원 주차시설을 해소하기 위해 방문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대공원 요금으로 주차장을 개방하도록 세종대학교와 협약을 맺었다. 건국대 세종대가 가진 우수한 인적·물적자원을 활용해 공연이나 동물관리 수준을 높일 수도 있게 됐다.
현장에서 시민들 요구를 살피는 동시에 내부 소통도 강화했다. 직원들이 '신이 내린 직장'에만 만족하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일체감·소속감을 심어준 것. 화장시간을 앞당길 때 직원들을 두달여에 걸쳐 설득했고 장애인콜택시 운전 자원봉사에도 그가 먼저 앞장섰다. 지난 어린이날만 해도 직원들과 함께 어린이대공원에서 종일 비상대기를 했다.
지하도상가 계약갱신, 원지동 추모공원 운용계획 등 눈앞에 보이는 숙제에 장기적으로는 공단에서 맡고 있는 다양한 업무를 기능별로 전문화하는 장기적 과제까지 고민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각종 시설물을 시민들이 불편없이 이용하도록 하는 일이 우선이다. 이용선 이사장은 "운용과정을 개선하고 관리 효율을 높이는 꾸준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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