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한국은행, 물가 방치하나

지역내일 2011-05-18
이강년 21세기경제학연구소 연구원

2011년 5월 13일 한국은행은 금리를 3.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을 읽어보면 금리인상을 했다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론 금리를 동결했다.

금번 통화정책방향은 첫째, 세계경제 회복이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 유럽국가와 중동국가를 불안요소로 꼽았다.

둘째, 국내경기는 상승 중이며 수출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떨어졌으나 여전히 물가상승압력이 존재하고 있다.

넷째, 환율 하락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입 등 금융시장이 긍정적임을 언급했다.

통화정책방향은 마지막으로 정책기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다."

이처럼 본문 어디를 읽어봐도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할 당위성을 찾기 어렵다. 실제로 2011년 1분기 전기비 경제성장률(연율)은 5.6%로 양호하며 수출액은 4월달 497억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거시경제지표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물가안정은 중앙은행이 할 일

그러나 유일하게 불안한 모습을 보인 지표가 있다면 바로 물가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부터 4%대를 넘어섰으며 올해 3월엔 4.7%에 이르렀다. 4월에 4.2%로 낮아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4%대다.

지난 3년 동안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저조했던 우리나라 경제실정에 비추어보면 지나치게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4월에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고 해서 향후 물가가 계속 내려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한국은행의 행태를 보면 비가 내려 논에 물이 차기를 기대하듯 물가가 하락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중앙은행은 적극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중앙은행이 할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점진적으로 환율을 인하시키고 환율변동성을 낮게 관리하면 충분히 물가를 잡을 수 있다. 물론 환율하락과 변동성 감소로 경기가 상승하면 이는 다시 수요압력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한 물가불안을 방지하려면 차근차근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다.

올해 3월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변동성이 큰 배경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환율 변동성이 클 때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최근 5월 3일부터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5월 13일엔 장중 한때 1090원대를 넘어섰다. 다행히 다시 하락해 1080원대에서 마무리되었다.

경제당국은 외국인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환율을 급변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얼마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바뀐 뒤론 오히려 환율상승을 방조하지 않는지, 의혹이 들 정도다.

물가상승 방치한 책임 무거워

만일 환율이 일정수준 이상 폭등하면 경기는 또다시 하강할 것이다.

경기상승세를 이어가고 물가도 안정시킬 수 있는 상책은 '금리인상과 환율 하향안정'이다.

이 상책을 버리고 이미 실패로 입증된 케케묵은 70년대식 수출지상주의에 사로잡혀 하책(금리동결과 환율폭등 방치)을 택한다면 향후 벌어질 사태에 대한 당국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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