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마을기업 하동 '한구자리 채울' 식당
안양호 행안부 제2차관, 현장방문 간담회 열어
19일 오후 3시. 경남 하동군 하동읍 공설시장 안에 있는 작은 식당.
입구에 '한구자리 채울'이라는 이색적인 간판이 걸려 있다. 주방을 포함해 20평(60㎡) 남짓한 식당 안에서는 베트남 등에서 한국으로 결혼이민해 온 이주여성 8명이 음식장만에 손놀림이 분주하다.
식당 벽 메뉴판에는 '지리산대나무통밥 8000원/다문화 가족 5000원' '하동산채 골동반 5000원/다문화 가족 3000원' '베트남 쌈 70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식당 한 켠에는 녹차, 매실, 대봉곶감 등 하동특산품이 진열돼 있다.
'한구자리 채울'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일자리 창출 역점사업으로 시작한 '마을기업'의 하나다. 올해 1월 정부지원금 7600만원을 받아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평소 이주여성 지원봉사 활동을 해 온 오귀남(59) 대표가 전세금으로 1000만원을 냈고 이주여성 8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일하고 있다.
'한구자리 채울'은 이민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도우며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채워가자는 뜻이다. 점심시간만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지만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은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에서 한국에 시집 온 이들로 아침 일찍 집안일을 해 놓고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식당에서 일을 한다. 한 사람 월 수입은 35만원선. 이날 안양호 행정안전부 2차관, 조유행 군수 등이 현장방문을 해 이주여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주여성들은 방문자들에게 베트남 국수, 하동녹차와 떡을 만들어 내놓았다.
2009년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하동으로 온 누엔튀짱(24)씨는 "외국사람끼리 만남의 장소가 있으니 서로 의지가 된다"면서 "한국말도 배우고 음식요리도 배우니 좋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제니(24)씨는 "하동 악양에서 출퇴근한다"며 "남편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 차관이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묻자 다른 필리핀 이주여성은 "한국말이 어렵다"면서 "서울구경 한 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귀남 대표는 "당장 큰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다문화가족이 국내에 정착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동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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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호 행안부 제2차관, 현장방문 간담회 열어
19일 오후 3시. 경남 하동군 하동읍 공설시장 안에 있는 작은 식당.
입구에 '한구자리 채울'이라는 이색적인 간판이 걸려 있다. 주방을 포함해 20평(60㎡) 남짓한 식당 안에서는 베트남 등에서 한국으로 결혼이민해 온 이주여성 8명이 음식장만에 손놀림이 분주하다.
식당 벽 메뉴판에는 '지리산대나무통밥 8000원/다문화 가족 5000원' '하동산채 골동반 5000원/다문화 가족 3000원' '베트남 쌈 70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식당 한 켠에는 녹차, 매실, 대봉곶감 등 하동특산품이 진열돼 있다.
'한구자리 채울'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일자리 창출 역점사업으로 시작한 '마을기업'의 하나다. 올해 1월 정부지원금 7600만원을 받아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평소 이주여성 지원봉사 활동을 해 온 오귀남(59) 대표가 전세금으로 1000만원을 냈고 이주여성 8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일하고 있다.
'한구자리 채울'은 이민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도우며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채워가자는 뜻이다. 점심시간만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지만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은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에서 한국에 시집 온 이들로 아침 일찍 집안일을 해 놓고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식당에서 일을 한다. 한 사람 월 수입은 35만원선. 이날 안양호 행정안전부 2차관, 조유행 군수 등이 현장방문을 해 이주여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주여성들은 방문자들에게 베트남 국수, 하동녹차와 떡을 만들어 내놓았다.
2009년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하동으로 온 누엔튀짱(24)씨는 "외국사람끼리 만남의 장소가 있으니 서로 의지가 된다"면서 "한국말도 배우고 음식요리도 배우니 좋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온 제니(24)씨는 "하동 악양에서 출퇴근한다"며 "남편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 차관이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묻자 다른 필리핀 이주여성은 "한국말이 어렵다"면서 "서울구경 한 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귀남 대표는 "당장 큰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다문화가족이 국내에 정착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하동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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