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 소방서 맞은편에 자리 잡은 ‘일승김치찌개’는 좀 색다른 식당이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으로 나오는 말이 “메뉴가 김치찌개 하나예요?”이다. 오로지 김치찌개 하나로 10년 넘게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최산옥(66) 사장을 만나, 김치찌개 맛의 비결을 들어봤다.
‘일승김치찌개’는 점심시간이면 순서를 기다리며 찌개를 먹어야 할 만큼 손님이 많다. 최 사장은 “김치찌개는 김치 맛이 중요하죠. 우리 식당에서 가장 공들이는 일이 김치 담는 일이에요”라며 식당에서 김치를 직접 담는다고 말한다.
가을에 담는 일 년치 김치는 배추 7천 포기. 배추는 물론이고 파와 갓, 고추 모두 문막에서 재배한 것들이다. 국산 새우젓과 전라도 무안의 천일염으로 버무린 김치를 땅 속 독 안에 묻어 두고, 5월에 저온 저장고로 옮겨 보관한다. 그렇게 정성으로 담근 김치와 돼지갈비살을 넣고 끓인 찌개는 국물 맛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이려면, 김치의 양념이 너무 많으면 좋지 않아요. 양념이 많으면 국물 맛이 텁텁해지거든요.”
메뉴가 한가지다 보니 재미있는 일들도 많다. “한번은 중년의 남자 손님이 ‘사장님! 김치찌개 하나로 장사가 되요?’라고 묻더라고요. 그 손님, 한 번 찌개 맛을 보더니 아직도 우리 식당을 찾는 단골이 되었지요.”
맛으로 워낙 입소문이 나다보니, 분점을 내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김치를 직접 담가야 한다는 말에 다들 손사래를 치더라고. 사업의 확장보다 10년의 세월 동안 찾아주는 고객들의 기대와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최 사장. 맛 하나로 이룬 승부였다.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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