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균 충남도경제진흥원장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궤멸적 패배를 맞을지 모른다고 공포에 떨었고,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산을 떨었다.
그런데 한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어떤 대책이 나왔을까? '4·27 재보선' 결과에 대해 언론들은 MB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정의 핵심은 '물가대란'과 '전세대란'이라고 원인분석까지 친절하게 해주었다.
'전세대란'이란 크게 보면 '물가대란'의 한 종류다. 그러므로 선거참패에 대한 쇄신책을 내놓는다면 물가급등에 대한 대책이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가안정이 빠진 대책이란 '진정성이 없는 쇼'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까지도 집권당 내에서 왜 물가가 급등했는지에 대한 분석이나,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야 물가를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해서도 누구 하나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
한은의 독립성 무너져
사실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난 3년간 왜 물가가 급등했는지는 모두 알고 있다.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리고 또 환율이 급등하여 화폐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제 경제상식이 되었다. 그리고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을 담당하는 곳은 바로 한국은행이다.
물가안정이란 서민들의 살림살이에서 경제성장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그러기에 선진국들은 중앙은행에 그 책임을 맡김과 동시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사법권의 독립만큼이나 철저하게 보장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눈길을 확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홈페이지 한 가운데 대문짝만한 글씨로 '물가안정, 국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문구였다. 한국은행의 존재이유가 바로 물가안정이라는 당연한 선언이었다. 그것이 언제부터인지 '물가안정, 한국은행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라는 다소 애매한 문구로 슬쩍 바뀌긴 했지만.
물가안정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한국은행이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기에 국민들이 극심한 물가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오래 전부터 수많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지나치게 완화된 통화정책을 신속하게 수정하지 않으면 물가급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2010년 7월 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2010년 한국에 대한 정책자문'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속한 금리인상을 강력히 권고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대내외 연구기관들의 끊임없는 권고와 경고를 무시하고 한국은행이 사상최저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고집했던 것은 정권의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여당 서민정책 진정성 부족
지금 집권여당이 백가쟁명으로 내세우는 쇄신책들이란 마치 위장과 간장이 허약해진 국민들에게 타박상 연고를 처방하는 것과 같다. 국민들의 물가고통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않고는 제갈공명의 꾀를 빌려오더라도 '진정성 없는 쇼'를 벗어날 수 없다. 그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담보할 인사의 등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집권당에게 이렇게 일갈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문제는 물가야,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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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궤멸적 패배를 맞을지 모른다고 공포에 떨었고,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산을 떨었다.
그런데 한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어떤 대책이 나왔을까? '4·27 재보선' 결과에 대해 언론들은 MB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정의 핵심은 '물가대란'과 '전세대란'이라고 원인분석까지 친절하게 해주었다.
'전세대란'이란 크게 보면 '물가대란'의 한 종류다. 그러므로 선거참패에 대한 쇄신책을 내놓는다면 물가급등에 대한 대책이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가안정이 빠진 대책이란 '진정성이 없는 쇼'라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까지도 집권당 내에서 왜 물가가 급등했는지에 대한 분석이나,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야 물가를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리고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해서도 누구 하나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
한은의 독립성 무너져
사실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난 3년간 왜 물가가 급등했는지는 모두 알고 있다.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리고 또 환율이 급등하여 화폐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제 경제상식이 되었다. 그리고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을 담당하는 곳은 바로 한국은행이다.
물가안정이란 서민들의 살림살이에서 경제성장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그러기에 선진국들은 중앙은행에 그 책임을 맡김과 동시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사법권의 독립만큼이나 철저하게 보장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눈길을 확 잡아끄는 것이 있었다. 홈페이지 한 가운데 대문짝만한 글씨로 '물가안정, 국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문구였다. 한국은행의 존재이유가 바로 물가안정이라는 당연한 선언이었다. 그것이 언제부터인지 '물가안정, 한국은행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라는 다소 애매한 문구로 슬쩍 바뀌긴 했지만.
물가안정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한국은행이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기에 국민들이 극심한 물가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오래 전부터 수많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지나치게 완화된 통화정책을 신속하게 수정하지 않으면 물가급등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2010년 7월 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2010년 한국에 대한 정책자문'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속한 금리인상을 강력히 권고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대내외 연구기관들의 끊임없는 권고와 경고를 무시하고 한국은행이 사상최저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고집했던 것은 정권의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여당 서민정책 진정성 부족
지금 집권여당이 백가쟁명으로 내세우는 쇄신책들이란 마치 위장과 간장이 허약해진 국민들에게 타박상 연고를 처방하는 것과 같다. 국민들의 물가고통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않고는 제갈공명의 꾀를 빌려오더라도 '진정성 없는 쇼'를 벗어날 수 없다. 그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담보할 인사의 등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집권당에게 이렇게 일갈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문제는 물가야, 이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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