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년반만에 84㎡짜리 7900만원 올랐다"
조합장 "아직 확정된 것 아니다 … 일부 조정될 것"
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1구역 조합원들이 분양가 산정에 반발해 조합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전용면적 84㎡를 받는 조합원의 경우 1차 분양가 산정 때보다 2차 산정때 7900만원이나 올랐다. 불과 1년반만에 3.3㎡당 200만원이나 올라 일반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조합원 분양가가 올라가면 개발이익이 줄어들고 조합원 분담금이 그만큼 늘어난다.
돈의문뉴타운 1구역은 2009년 10월 조합원 분양가를 처음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백지 동의서'로 사업시행인가 패소 판결을 받은 이후 조합설립 등 절차를 다시 밟으면서 분양가도 재산정했다.
올해 초 조합원들에게 통보된 분양가는 1차 때보다 3100만~8300만원 올랐다. 총 2048가구(임대 496가구 포함) 가운데 84㎡를 분양받는 880가구 조합원들의 불만이 가장 크다.
◆불투명한 조합운영이 문제 = 돈의문뉴타운 한 조합원은 "2009년 10월 전용면적 84㎡를 받는 조합원들의 분양가가 5억4000만원이었는데 1년반뒤에는 6억1900만원으로 7900만원이나 올랐다"며 "30년 이상 이곳에서 살았는데 분양가가 높아 쫓겨나야 할 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조합측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 더 문제로 지적된다.
또 다른 조합원은 "조합원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나면서 불만이 많다"며 "하지만 조합에서 분양가 인상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데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로 지난 3월 5일에는 일부 조합원들이 임시총회를 소집해 조합장 해임안을 상정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합측은 확정된 분양가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인상된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감정평가법인에서 산정한 것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조합의 한 이사는 "2009년 1차 분양가 산정때 고려하지 못했던 분양시장 악화가 일반분양가를 낮추고, 조합원 분양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조합에서 사업비를 줄이는 등 분양가 확정 때에는 일부 조정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감정평가를 담당했던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공사전 조합원 자산 평가금액은 1차, 2차 별 차이가 없지만 공사후 평가금액이 1500억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조합원 분양가가 올라간 것으로 안다"며 "지하주차장을 확장하면서 공사비가 일부 증가했고, 현금 청산금액 대출에 대한 금융비용(이자)이 늘어나는 등 사업비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조합에서 6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납득할만한 분양가 인상 근거를 내놓지 못하면 돈의문뉴타운 1구역 사업은 다시 벽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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