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대구·경북권 분양 채비 … 올해 대구지역 청약률 50%도 안돼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건설사들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대구·경북지역에 대형건설사들이 잇달아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4일 금융결제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화성산업 등이 대구지역에서 분양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인근지역인 경주에서도 KCC건설이 아파트 공급에 나섰다.
◆대구에 2700가구 신규 분양 = GS건설은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 옛 영신고 자리에 '신천자이' 854가구를 분양한다. 분양가는 3.3㎡당 700만원대로 예정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더샵 1차'에 이어 '2차' 750가구 분양을 준비중이다. 84~142㎡로 구성되며 중소형 면적이 전체 65%에 달한다.
코오롱건설은 대구 수성구 파동 에 702가구 규모의 '파동 수성못 코오롱하늘채'의 청약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코오롱건설은 최근 몇년간 정비(재건축 및 재개발)사업을 중단했다가 올해 첫 조합아파트를 분양한다. 이 단지가 그동안 수주했던 재건축 재개발 사업 중에 가장 사업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대구·경북지역은 2008년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건설사들이 대량공급을 한 이후 시장이 급속히 침체된 대표적인 곳이다. 5대 광역시 중 부산과 대전, 광주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대구와 울산의 침체는 여전하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대구에 아파트를 지으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할 정도다. 미분양 아파트가 많지 않은 대형건설사들도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급기야 미분양 아파트를 회사 보유 전세물량으로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올해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대부분 소진됐고, 전세가격이 상승세에 있어 신규분양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경남지역의 청약훈풍이 바로 대구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대 2만가구가 넘던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1만561가구로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이 주요아파트 가격지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보다 매매가격 지수는 5.9, 전세가격지수는 7.6 상승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역 대표건설사도 청약 부진 = 2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화성파크드림S가 대표적인 예다. 대구지역 대표 건설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 403가구 모집에 1순위 신청자는 63명에 불과했다. 앞서 3월에는 애경그룹 계열사가 시행하고 서희건설이 시공한 주상복합 아파트 '대구 AK 그랑폴리스 주상복합'이 84㎡ 212가구 중 3순위에서만 36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공공기관인 대구도시공사가 분양한 '삼덕 청어람'의 경우 5년 공공임대 물량은 모두 순위내 마감했지만 367가구를 모집한 일반분양에는 8명만이 지원했다.
인근지역도 다르지 않다. 구미에 공급된 파라다이스글로벌의 '구미 파라디아' 역시 177가구 모집에 23명만이 신청했다. 지난 2월 울산에서 서희건설이 전용면적 73~84㎡ 164가구를 모집했지만 단 7명이 청약신청을 했다. GS건설이 분양한 '울산 무거자이'의 경우 일반분양 223가구 모집에 239명이 지원했다. 중소형 면적만 1~3순위에 마감하고 중대형은 모두 미달로 남았다. '울산 무거 태화강 서희스타힐스'는 전용면적 73~84㎡로만 정해진 164가구 모집에 단 7명만이 청약신청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의 청약훈풍이 대구 경북지역으로 퍼질 경우 전국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하지만 지역의 시장 상황이나 돈의 흐름 등을 볼 때 실현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차별화된 입지와 분양가를 제시한 경우엔 계약률이 높았다.
지난해 6월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1차' 1차 분양은 현재 계약률이 96%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600만원대 초반이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자족기능을 갖춘 지역, 5년전 분양가에 신규 아파트를 공급했다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2차분 분양가도 600만원대 중반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중소형 아파트 478가구를 내놓은 대우건설의 경우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경쟁률은 아니지만 지정계약기간중 87.5%의 계약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전 기관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다른 지역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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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건설사들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대구·경북지역에 대형건설사들이 잇달아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4일 금융결제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포스코건설, 코오롱건설, 화성산업 등이 대구지역에서 분양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인근지역인 경주에서도 KCC건설이 아파트 공급에 나섰다.
◆대구에 2700가구 신규 분양 = GS건설은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 옛 영신고 자리에 '신천자이' 854가구를 분양한다. 분양가는 3.3㎡당 700만원대로 예정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더샵 1차'에 이어 '2차' 750가구 분양을 준비중이다. 84~142㎡로 구성되며 중소형 면적이 전체 65%에 달한다.
코오롱건설은 대구 수성구 파동 에 702가구 규모의 '파동 수성못 코오롱하늘채'의 청약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코오롱건설은 최근 몇년간 정비(재건축 및 재개발)사업을 중단했다가 올해 첫 조합아파트를 분양한다. 이 단지가 그동안 수주했던 재건축 재개발 사업 중에 가장 사업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대구·경북지역은 2008년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건설사들이 대량공급을 한 이후 시장이 급속히 침체된 대표적인 곳이다. 5대 광역시 중 부산과 대전, 광주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대구와 울산의 침체는 여전하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대구에 아파트를 지으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할 정도다. 미분양 아파트가 많지 않은 대형건설사들도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급기야 미분양 아파트를 회사 보유 전세물량으로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올해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대구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대부분 소진됐고, 전세가격이 상승세에 있어 신규분양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경남지역의 청약훈풍이 바로 대구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최대 2만가구가 넘던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1만561가구로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이 주요아파트 가격지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보다 매매가격 지수는 5.9, 전세가격지수는 7.6 상승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역 대표건설사도 청약 부진 = 2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화성파크드림S가 대표적인 예다. 대구지역 대표 건설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 403가구 모집에 1순위 신청자는 63명에 불과했다. 앞서 3월에는 애경그룹 계열사가 시행하고 서희건설이 시공한 주상복합 아파트 '대구 AK 그랑폴리스 주상복합'이 84㎡ 212가구 중 3순위에서만 36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공공기관인 대구도시공사가 분양한 '삼덕 청어람'의 경우 5년 공공임대 물량은 모두 순위내 마감했지만 367가구를 모집한 일반분양에는 8명만이 지원했다.
인근지역도 다르지 않다. 구미에 공급된 파라다이스글로벌의 '구미 파라디아' 역시 177가구 모집에 23명만이 신청했다. 지난 2월 울산에서 서희건설이 전용면적 73~84㎡ 164가구를 모집했지만 단 7명이 청약신청을 했다. GS건설이 분양한 '울산 무거자이'의 경우 일반분양 223가구 모집에 239명이 지원했다. 중소형 면적만 1~3순위에 마감하고 중대형은 모두 미달로 남았다. '울산 무거 태화강 서희스타힐스'는 전용면적 73~84㎡로만 정해진 164가구 모집에 단 7명만이 청약신청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의 청약훈풍이 대구 경북지역으로 퍼질 경우 전국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하지만 지역의 시장 상황이나 돈의 흐름 등을 볼 때 실현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차별화된 입지와 분양가를 제시한 경우엔 계약률이 높았다.
지난해 6월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1차' 1차 분양은 현재 계약률이 96%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600만원대 초반이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자족기능을 갖춘 지역, 5년전 분양가에 신규 아파트를 공급했다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2차분 분양가도 600만원대 중반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중소형 아파트 478가구를 내놓은 대우건설의 경우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경쟁률은 아니지만 지정계약기간중 87.5%의 계약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전 기관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여 다른 지역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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