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통' 속 여전히 우왕좌왕 … '책임여당' 모습 보여야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불거진 금융체제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공식 요구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제도가 어떻게 잘못되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따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 국회의원의 요구가 아니다. 최근 강력한 '쇄신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장파 주장도 아니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 14명이 25일 발표한 성명서 내용이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친서민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친이계, 친박계, 중립·소장파 의원을 불문하고 정책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값등록금'과 이주영 정책위 의장의 '통신비 인하'는 물론 '추가감세 철회' 공약도 마찬가지다. 보수정당의 정체성과 배치되는 정책까지 거침이 없다.
24일에는 이명박정부 초기, 논란 끝에 폐지했던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당·민주노동당이 먼저 요구했지만 시장질서 교란 등을 이유로 거부하던 '전월세 상한제'도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정책경쟁은 여의도 정치지형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방어적 성격이 강했던 여당이 오히려 야당보다 더 공세적인 모습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이명박정부 들어 한나라당이 처음으로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25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정부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국민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잡아 방법을 찾아보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도 "저축은행 국정조사 요구도 대단히 시의적절한 문제제기"라며 "요즘 지역구에 가면 '계파싸움 안하고 정책경쟁을 해서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특히 청와대는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명박정부의 정책기조를 뿌리채 흔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가는 대통령을 만들어준 한나라당이 스스로를 부정하는 모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여당의 책임'을 너무 방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한구 의원은 "지금까지 정부만 따라가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다"면서도 "돈 퍼붓기로 다 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식인데 같이 그러면 책임 없는 정당이 된다"고 비판했다.
친이직계 김영우 의원은 한발 더 나가 "(정부와 협의 없이) 실현될 것처럼 이야기한다든지, 그냥 던지는 식의 정책제안은 국민을 두번 울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지도부가 시민단체 대변인처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 김성식 의원은 "이제 막 원내대표가 바뀌었고 새로움이 정착되지도 않았다"며 "지난 시기가 비판대에 오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변화통'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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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불거진 금융체제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공식 요구한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제도가 어떻게 잘못되고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따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 국회의원의 요구가 아니다. 최근 강력한 '쇄신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장파 주장도 아니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 14명이 25일 발표한 성명서 내용이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친서민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친이계, 친박계, 중립·소장파 의원을 불문하고 정책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값등록금'과 이주영 정책위 의장의 '통신비 인하'는 물론 '추가감세 철회' 공약도 마찬가지다. 보수정당의 정체성과 배치되는 정책까지 거침이 없다.
24일에는 이명박정부 초기, 논란 끝에 폐지했던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당·민주노동당이 먼저 요구했지만 시장질서 교란 등을 이유로 거부하던 '전월세 상한제'도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정책경쟁은 여의도 정치지형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방어적 성격이 강했던 여당이 오히려 야당보다 더 공세적인 모습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이명박정부 들어 한나라당이 처음으로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25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정부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국민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잡아 방법을 찾아보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좋은 시도"라고 평가했다.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도 "저축은행 국정조사 요구도 대단히 시의적절한 문제제기"라며 "요즘 지역구에 가면 '계파싸움 안하고 정책경쟁을 해서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찮다. 특히 청와대는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명박정부의 정책기조를 뿌리채 흔드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가는 대통령을 만들어준 한나라당이 스스로를 부정하는 모양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여당의 책임'을 너무 방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한구 의원은 "지금까지 정부만 따라가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은 좋다"면서도 "돈 퍼붓기로 다 하겠다는 것이 민주당 식인데 같이 그러면 책임 없는 정당이 된다"고 비판했다.
친이직계 김영우 의원은 한발 더 나가 "(정부와 협의 없이) 실현될 것처럼 이야기한다든지, 그냥 던지는 식의 정책제안은 국민을 두번 울릴 수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지도부가 시민단체 대변인처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 김성식 의원은 "이제 막 원내대표가 바뀌었고 새로움이 정착되지도 않았다"며 "지난 시기가 비판대에 오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변화통'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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