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이날 따뚜경기장에서는 ‘나눔축제’와 함께 부부의 날 기념행사로 우리나라 전통혼례가 치러져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전통혼례를 통해 서로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부부는 허우열(45)·원정숙(47) 씨다.
전통혼례는 우리나라 전통혼례복을 갖춰 입고 예법에 따라 30분가량 진행되었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민을 하객으로 한 이 날 결혼식에서 ‘장미라이온스’가 잔치국수를 무료로 급식해 원주시민이 함께하는 동네잔치가 되었다.
평소 허우열·원정숙 부부는 늘 서로의 손을 맞잡고 함께 봉사활동도 다니고 산도 오르는 등 주위의 부러움을 살만큼 부부애가 두터웠다. 이런 모습을 보아온 이웃의 추천을 받아 이날 전통혼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현재 3남을 두고 있는 허우열·원정숙 부부는 재혼부부다. 서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만난 부부이기에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애틋하다.
허우열 씨는 “그동안 아내에게 마음고생을 많이 시켰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작게나마 마음의 빚을 조금 갚은 것 같습니다. ‘이제서 진짜 부부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백년가약을 맺었으니 마음의 각오도 남다를 것이다. 전통혼례에서는 신랑의 친구들 중 다복한 집안의 가장을 기러기아범으로 세운다. 첫 관문으로 신랑에게 기러기를 전달해 혼례상에 올린다. 기러기는 오로지 한번 맺은 짝하고만 교배하며 짝을 잃어도 다른 짝을 찾지 않는 정절 있는 새다.
“기러기를 올릴 때는 내 마음속에서 이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며 지켜야겠다는 각오가 새로워졌습니다. 순서 하나하나 진행 될 때마다 마음의 각오가 더 생겨 우리나라의 전통혼례가 주는 엄숙함과 숙연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남편 허우열 씨는 말한다.
아내 원정숙 씨는 “예를 갖춰 혼례를 치르다보니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어 부끄럽기도 했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이제 여러 사람 앞에서 혼례를 치렀으니 앞으로 어떤 어려움도 이기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한다.
어느 부부라고 어려움 없이, 다툼 한 번 없이 일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나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집안의 대소사로 조금 다투었다고 이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통혼례로 마음을 다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서는 허우열·원정숙 부부의 등이 크게 느껴진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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