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장컨설팅 지원, 전사적 혁신으로 경쟁력 높여
생산성 15% 증가·불량률 65% 감소 … "글로벌 시장 진출·성장 동력 갖춘 게 가장 큰 성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이 대유행하고 있다. 정부의 종합대책이 발표되고 대기업과 협력사간의 협약이 맺어지고 있다. 내일신문은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 삼성전자의 협력 중소기업인 엘오티베큠사의 현장 목소리를 통해 동반성장의 내용과 효과를 짚어본다.

엘오티베큠은 경기도 안성시 제1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건물 외관이 깨끗해 첨단 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예상과 달리 이 회사 주력제품은 '건식진공펌프'다. 진공펌프사업은 이미 수백년전부터 있어온 전통사업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에 와서 진공펌프는 청정작업이 필요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2차전지 핵융합장비제조 공정에 필수적이다.
엘오티베큠 오흥식 대표이사는 "17세기 독일 게리케는 마그데부르크의 반구실험에서 공기펌프를 이용해 반구내 진공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며 "진공펌프사업은 오래된 전통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엘오티베큠은 지난 2002년 독일회사로부터 기계와 인력을 넘겨받아 독립했다. 건식진공펌프 국산화에 성공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창업한 지 6년만인 2007년 6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당시 삼성전자 협력회사 모임인 협성회 회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회사 사정은 급격히 악화됐다. 2008년, 2009년 매출액은 359억원, 379억원에 그쳤다.
위기를 경험한 엘오티베큠은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전사적 교육과 혁신기법을 도움받아야 할 입장이었다. 이때 삼성전자의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결합하게 된 것이다.
◆경영컨설팅 프로그램 지원 = 삼성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을 주선하고 비용을 대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해 3월7월까지 삼성전자 제조혁신 전문가 1명(컨설턴트)과 오 대표를 포함한 회사 임직원 12명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전사적 혁신활동에 들어갔다.
공정별로 균형있는 작업공정을 배치해 대기시간을 줄이고 생산방식도 1인 Cell 방식으로 바꿔 생산성을 높였다. 품질부문 검사기준을 강화하고 시스템 연계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도록 했다.
지난해 성과를 보면 인시당(시간당 한 사람) 생산성은 0.34대에서 0.39대로 15%나 올랐다.
세부항목을 보면 작업자의 동선이 432미터에서 215미터로 줄었고 공정 전체를 파악하고 일을 다룰 수 있는 다기능공이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또 작업공정기간은 기존 11일에서 3일 줄어든 8일로 단축됐다.
입고검사 품질 풀량률은 14.2%에서 7.7%로 크게 낮아졌다. 초기불량률(고객에게 인도된 뒤 한달이내 불량률)은 7.2%에서 2.6%로 대폭 향상됐다.
◆회사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 =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혁신활동을 시도한 결과 생산 로스 절감을 통해 인시당 생산성이 15% 증가했다.
작업공정 기간도 27%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엘오티베큠은 이와 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약 2억4700만원의 비용절감에 성공했다.
또 제품이나 품질부문 개선으로 초기불량률을 65% 줄이고 재작업이나 교체대수 감소를 통해 모두 17억4000만원의 절감효과도 얻었다. 모두 해서 연간 20억원 정도의 비용 절감효과를 봤다.
비용 외에 생산공간 재배치 등으로 신제품 양산공간을 확보했고 삼성전자 납품 제품의 초기불량 감소로 고객설비 가동률이 높아졌으며 고객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흥식 대표는 "수치로 나온 20억원의 절감효과는 작을 수 있다"며 "하지만 금액측면보다는 혁신의 방향을 잡았다는 측면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서 "지난해 혁신활동이 정형화됐다"며 "회사가 성장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구성원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활동을 기반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혁신활동의 활성화를 기하려고 한다.
박진홍 전사기획팀장은 "지난해말 성과를 바탕으로 모두 4개의 주요과제와 39개의 세부과제를 선정했다"며 "주간·월간 단위로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이슈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혁신의 일상화와 체계화를 통해 오는 2015년 매출 3000억원을 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방향은 협력사가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을 이 회사의 사례는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협력사 매출 60%이상 성장하기도" = 삼성전자는 지난 1990년 초반부터 협력사 품질 및 생산성 향상 등 현장개선 위주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지난 2004∼2010년까지는 협력사 종합 경쟁력 제고 중심의 상생협력 활동이 중심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상생협력이라는 용어대신 동반성장을 사용하면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상생협력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뒀다. 센터장에는 최병석 부사장이 맡으면서 조직 위상과 역할을 한층 높였다.
거래여부와 상관없이 핵심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공동개발과제를 추진하는 '혁신기술 기업 협의회(혁기회)'를 구성·운영중이다.
지난해 기존 거래 10개사와 미거래 14개사를 더해 모두 24개사가 혁기회 1기로 활동했다. 미거래업체 14개사 가운데 6개사가 가지고 있는 신기술이 삼성전자 신제품에 적용돼 이들 업체는 1차 협력사로 등록됐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
핵심기술을 보유한 일본 유럽 등 해외업체와 협력사 간 선진기술 교류회 및 벤치마킹을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는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3회에 걸쳐 공동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219건 기술이 소개됐으며 협력사가 실제 26건의 신기술을 도입했다.
해외 역량 강화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중국 천진을 시작으로 '상생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에는 중국 쑤저우 등으로 확대했다.
제조물류와 품질관리, 현장관리 등 6개 과정과 업종별 기술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사출, 프레스 과정 등 10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현지인력 860명을 현장관리 전문가로 양성했다.
엘오티베큠 사례처럼 삼성전자 제조기술 및 혁신분야 전문가와 외부 컨설턴트를 파견해 협력사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5개 협력사에 삼성전자 전문가 118명, 외부 컨설턴트 48명을 투입했다.
임원급으로 구성된 '경영자문단'도 구성해 경영노하우를 협력사에 전수하고 있다.
이외에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급별 직무별 45개 맞춤형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전액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7000명 정도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협력사 대표 자녀들을 대상으로 '미래경영자 과정'을 지난 2004년부터 신설해 매년 운영중이다.

인터뷰 | 엘오티베큠 오흥식 사장
"고기 잡는 법 배우는 게 상생"
혁신활동으로 내가 가장 많이 변화해
현장에 문제 해결하는 아이디어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은 대기업이 협력사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공펌프 제조사인 엘오티베큠 오흥식(사진·49) 대표이사는 대·중소기업 상생의 정의를 이와 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건식진공펌프를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이다.
오 대표는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할 때 진공펌프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많은 산업현장이나 작업공정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삼성의 협력사에 대해 "일본기업이나 유럽기업과 접촉할 때 삼성 파트너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 의존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컨설팅 프로그램이 없었으면 혁신활동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내부 혁신과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는 관점을 세울 수 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중소기업에게서 가장 어려운 점은 '우수 인력 확보'라고 했다. 우수 인력을 채용하고 기존 인력을 교육하는 데 대한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해외시장 개척을 잘할 수 있도록 정부나 대기업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게 오 대표의 주장이다.
독일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그는 독일이 500개가 넘는 강소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좋은 인재가 이들 기업에 몰리는 점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중소기업의 한정된 자원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다보니 모든 해결책은 사실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알았다"며 "지난해 많은 성과도 모두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중소기업이 약한 부분에 대해 "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며 "하지만 팔지 못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은 마케팅에 약하다"고 말했다.
혁신과정에서 회사가 많이 변했지만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사실 자신이라고 오 대표는 강조했다. 혁신활동에 대해서는 시간 비용 등 모든 부문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각각 혁신과제 리더들에게서 매주 혁신활동 과정에 대해 보고를 받고 직접 챙기고 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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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15% 증가·불량률 65% 감소 … "글로벌 시장 진출·성장 동력 갖춘 게 가장 큰 성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이 대유행하고 있다. 정부의 종합대책이 발표되고 대기업과 협력사간의 협약이 맺어지고 있다. 내일신문은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 삼성전자의 협력 중소기업인 엘오티베큠사의 현장 목소리를 통해 동반성장의 내용과 효과를 짚어본다.

엘오티베큠은 경기도 안성시 제1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건물 외관이 깨끗해 첨단 기술을 응용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예상과 달리 이 회사 주력제품은 '건식진공펌프'다. 진공펌프사업은 이미 수백년전부터 있어온 전통사업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에 와서 진공펌프는 청정작업이 필요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2차전지 핵융합장비제조 공정에 필수적이다.
엘오티베큠 오흥식 대표이사는 "17세기 독일 게리케는 마그데부르크의 반구실험에서 공기펌프를 이용해 반구내 진공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며 "진공펌프사업은 오래된 전통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엘오티베큠은 지난 2002년 독일회사로부터 기계와 인력을 넘겨받아 독립했다. 건식진공펌프 국산화에 성공했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창업한 지 6년만인 2007년 6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당시 삼성전자 협력회사 모임인 협성회 회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회사 사정은 급격히 악화됐다. 2008년, 2009년 매출액은 359억원, 379억원에 그쳤다.
위기를 경험한 엘오티베큠은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전사적 교육과 혁신기법을 도움받아야 할 입장이었다. 이때 삼성전자의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결합하게 된 것이다.
◆경영컨설팅 프로그램 지원 = 삼성전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경영컨설팅을 주선하고 비용을 대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해 3월7월까지 삼성전자 제조혁신 전문가 1명(컨설턴트)과 오 대표를 포함한 회사 임직원 12명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전사적 혁신활동에 들어갔다.
공정별로 균형있는 작업공정을 배치해 대기시간을 줄이고 생산방식도 1인 Cell 방식으로 바꿔 생산성을 높였다. 품질부문 검사기준을 강화하고 시스템 연계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도록 했다.
지난해 성과를 보면 인시당(시간당 한 사람) 생산성은 0.34대에서 0.39대로 15%나 올랐다.
세부항목을 보면 작업자의 동선이 432미터에서 215미터로 줄었고 공정 전체를 파악하고 일을 다룰 수 있는 다기능공이 2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또 작업공정기간은 기존 11일에서 3일 줄어든 8일로 단축됐다.
입고검사 품질 풀량률은 14.2%에서 7.7%로 크게 낮아졌다. 초기불량률(고객에게 인도된 뒤 한달이내 불량률)은 7.2%에서 2.6%로 대폭 향상됐다.
◆회사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 =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해 혁신활동을 시도한 결과 생산 로스 절감을 통해 인시당 생산성이 15% 증가했다.
작업공정 기간도 27%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엘오티베큠은 이와 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약 2억4700만원의 비용절감에 성공했다.
또 제품이나 품질부문 개선으로 초기불량률을 65% 줄이고 재작업이나 교체대수 감소를 통해 모두 17억4000만원의 절감효과도 얻었다. 모두 해서 연간 20억원 정도의 비용 절감효과를 봤다.
비용 외에 생산공간 재배치 등으로 신제품 양산공간을 확보했고 삼성전자 납품 제품의 초기불량 감소로 고객설비 가동률이 높아졌으며 고객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흥식 대표는 "수치로 나온 20억원의 절감효과는 작을 수 있다"며 "하지만 금액측면보다는 혁신의 방향을 잡았다는 측면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이어서 "지난해 혁신활동이 정형화됐다"며 "회사가 성장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구성원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활동을 기반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혁신활동의 활성화를 기하려고 한다.
박진홍 전사기획팀장은 "지난해말 성과를 바탕으로 모두 4개의 주요과제와 39개의 세부과제를 선정했다"며 "주간·월간 단위로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고 이슈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혁신의 일상화와 체계화를 통해 오는 2015년 매출 3000억원을 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방향은 협력사가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을 이 회사의 사례는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협력사 매출 60%이상 성장하기도" = 삼성전자는 지난 1990년 초반부터 협력사 품질 및 생산성 향상 등 현장개선 위주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지난 2004∼2010년까지는 협력사 종합 경쟁력 제고 중심의 상생협력 활동이 중심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상생협력이라는 용어대신 동반성장을 사용하면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상생협력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뒀다. 센터장에는 최병석 부사장이 맡으면서 조직 위상과 역할을 한층 높였다.
거래여부와 상관없이 핵심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공동개발과제를 추진하는 '혁신기술 기업 협의회(혁기회)'를 구성·운영중이다.
지난해 기존 거래 10개사와 미거래 14개사를 더해 모두 24개사가 혁기회 1기로 활동했다. 미거래업체 14개사 가운데 6개사가 가지고 있는 신기술이 삼성전자 신제품에 적용돼 이들 업체는 1차 협력사로 등록됐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
핵심기술을 보유한 일본 유럽 등 해외업체와 협력사 간 선진기술 교류회 및 벤치마킹을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는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3회에 걸쳐 공동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219건 기술이 소개됐으며 협력사가 실제 26건의 신기술을 도입했다.
해외 역량 강화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중국 천진을 시작으로 '상생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에는 중국 쑤저우 등으로 확대했다.
제조물류와 품질관리, 현장관리 등 6개 과정과 업종별 기술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사출, 프레스 과정 등 10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현지인력 860명을 현장관리 전문가로 양성했다.
엘오티베큠 사례처럼 삼성전자 제조기술 및 혁신분야 전문가와 외부 컨설턴트를 파견해 협력사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5개 협력사에 삼성전자 전문가 118명, 외부 컨설턴트 48명을 투입했다.
임원급으로 구성된 '경영자문단'도 구성해 경영노하우를 협력사에 전수하고 있다.
이외에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급별 직무별 45개 맞춤형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전액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7000명 정도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협력사 대표 자녀들을 대상으로 '미래경영자 과정'을 지난 2004년부터 신설해 매년 운영중이다.

인터뷰 | 엘오티베큠 오흥식 사장
"고기 잡는 법 배우는 게 상생"
혁신활동으로 내가 가장 많이 변화해
현장에 문제 해결하는 아이디어 있다

진공펌프 제조사인 엘오티베큠 오흥식(사진·49) 대표이사는 대·중소기업 상생의 정의를 이와 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건식진공펌프를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이다.
오 대표는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할 때 진공펌프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많은 산업현장이나 작업공정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삼성의 협력사에 대해 "일본기업이나 유럽기업과 접촉할 때 삼성 파트너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 의존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컨설팅 프로그램이 없었으면 혁신활동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내부 혁신과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는 관점을 세울 수 있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중소기업에게서 가장 어려운 점은 '우수 인력 확보'라고 했다. 우수 인력을 채용하고 기존 인력을 교육하는 데 대한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해외시장 개척을 잘할 수 있도록 정부나 대기업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게 오 대표의 주장이다.
독일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그는 독일이 500개가 넘는 강소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면서 좋은 인재가 이들 기업에 몰리는 점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중소기업의 한정된 자원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다보니 모든 해결책은 사실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알았다"며 "지난해 많은 성과도 모두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중소기업이 약한 부분에 대해 "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며 "하지만 팔지 못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은 마케팅에 약하다"고 말했다.
혁신과정에서 회사가 많이 변했지만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사실 자신이라고 오 대표는 강조했다. 혁신활동에 대해서는 시간 비용 등 모든 부문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각각 혁신과제 리더들에게서 매주 혁신활동 과정에 대해 보고를 받고 직접 챙기고 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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