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견 뷰스 앤 뉴스 편집국장
'가계대출 폭탄'. 국내외 모두가 시인하는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이다. 최근 800조원을 돌파한 가계대출에 대해 며칠 전에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조차 공개경고를 했을 정도다. 국내 최대그룹도 최근 오너에게 가계대출 부실화시 예상되는 일련의 비상 시나리오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도 상반기중에 가계대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나 똑 부러지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마디로 말해 째칵째칵 점점 초침 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똑 부러지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쩔쩔매는 양상이다.
정부는 대외적으론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0%정도의 빈곤층만 문제가 될 뿐, 80% 이상은 중산층 이상이 대출받은 것이어서 위험하지 않다"며 "한국인은 특히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커 외국처럼 부동산값이 폭락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가계대출중 30~40%는 투기적 목적이어서 위험하다"고 상반된 진단을 하고 있다. 또한 가계대출중 상당수는 빚을 내 어렵게 집을 장만한 세칭 '하우스푸어'여서 부동산거품 붕괴시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도 저신용의 서브프라임에서 시작돼 나중에는 우량한 프라임까지 초토화됐다는 지적도 한다.
따라서 가계폭탄 폭발은 단지 시간문제일뿐,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는 게 대체적 인식이다. 문제는 언제 어떤 행태로 폭탄이 터질 것이냐는 거다. 경로는 예측 불허다. 미국·영국·스페인 등 대다수 국가들이 몇년 전에 경험했듯 부동산값이 급락하면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몇백채만 거래
우리나라도 올 들어 정부가 각종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쏟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가 급랭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1000만명이 사는 거대 서울에서 불과 수백채의 아파트만 거래될 정도로 시장이 완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더이상 내놓을만한 추가대책도 없는 상황인만큼 이러다가 '큰일'이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문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저축은행은 PF가 부실화되면서 연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고리의 명동 사채로 연명하고 있어 도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저축은행만 문제가 아니다. 은행 등의 PF 대출도 급속 부실화하고 있다. PF 폭탄이 터진다면 이는 곧바로 금융계와 건설업계를 강타하면서 부동산값 폭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동전의 앞뒷면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일각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후 핫머니와 부동산대출에 대한 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12월16일 발표된 바젤III가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경우 세계의 유동성이 대폭 줄어들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경기침체, 즉 디플레 국면이 도래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바젤III는 G20의 산물이다.
이는 이같은 규제의 부작용이 발견되더라도 이를 시정하기 위해선 G20 정상들이 다시 모여야 하는만큼 신속한 위기대응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 일각에서는 이럴 경우 가장 먼저 부동산값이 폭락하면서 자칫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가계폭탄이 터질 경우 예상되는 상황이 궁금하면 지금 스페인 상황을 예의주시하라고 조언한다. 유럽의 중진국인 스페인은 요즘 실업률이 21.19%, 특히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44.6%까지 높아지면서 수만명의 대학생들이 십여일째 광장을 점거하고 농성중이며 집권당은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의 뇌관이 되고 있다.
스페인 상황을 예의주시하라
스페인이 이처럼 무정부적 공황 상태에 빠져든 것도 다름아닌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가계대출이 부실화됐고, 이에 국가 파산에 몰린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면서 강도높은 긴축과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정부는 "앞으로 20년 동안 부동산으로 재미볼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단언했다. 부동산투기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어쩌면 지금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부동산파티가 끝난 뒤의 고통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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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폭탄'. 국내외 모두가 시인하는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이다. 최근 800조원을 돌파한 가계대출에 대해 며칠 전에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조차 공개경고를 했을 정도다. 국내 최대그룹도 최근 오너에게 가계대출 부실화시 예상되는 일련의 비상 시나리오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도 상반기중에 가계대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나 똑 부러지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마디로 말해 째칵째칵 점점 초침 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도 똑 부러지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쩔쩔매는 양상이다.
정부는 대외적으론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0%정도의 빈곤층만 문제가 될 뿐, 80% 이상은 중산층 이상이 대출받은 것이어서 위험하지 않다"며 "한국인은 특히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커 외국처럼 부동산값이 폭락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가계대출중 30~40%는 투기적 목적이어서 위험하다"고 상반된 진단을 하고 있다. 또한 가계대출중 상당수는 빚을 내 어렵게 집을 장만한 세칭 '하우스푸어'여서 부동산거품 붕괴시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도 저신용의 서브프라임에서 시작돼 나중에는 우량한 프라임까지 초토화됐다는 지적도 한다.
따라서 가계폭탄 폭발은 단지 시간문제일뿐,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는 게 대체적 인식이다. 문제는 언제 어떤 행태로 폭탄이 터질 것이냐는 거다. 경로는 예측 불허다. 미국·영국·스페인 등 대다수 국가들이 몇년 전에 경험했듯 부동산값이 급락하면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몇백채만 거래
우리나라도 올 들어 정부가 각종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쏟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가 급랭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1000만명이 사는 거대 서울에서 불과 수백채의 아파트만 거래될 정도로 시장이 완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더이상 내놓을만한 추가대책도 없는 상황인만큼 이러다가 '큰일'이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문제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저축은행은 PF가 부실화되면서 연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고리의 명동 사채로 연명하고 있어 도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저축은행만 문제가 아니다. 은행 등의 PF 대출도 급속 부실화하고 있다. PF 폭탄이 터진다면 이는 곧바로 금융계와 건설업계를 강타하면서 부동산값 폭락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동전의 앞뒷면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일각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후 핫머니와 부동산대출에 대한 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12월16일 발표된 바젤III가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경우 세계의 유동성이 대폭 줄어들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경기침체, 즉 디플레 국면이 도래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바젤III는 G20의 산물이다.
이는 이같은 규제의 부작용이 발견되더라도 이를 시정하기 위해선 G20 정상들이 다시 모여야 하는만큼 신속한 위기대응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 일각에서는 이럴 경우 가장 먼저 부동산값이 폭락하면서 자칫 저성장-고물가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가계폭탄이 터질 경우 예상되는 상황이 궁금하면 지금 스페인 상황을 예의주시하라고 조언한다. 유럽의 중진국인 스페인은 요즘 실업률이 21.19%, 특히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44.6%까지 높아지면서 수만명의 대학생들이 십여일째 광장을 점거하고 농성중이며 집권당은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의 뇌관이 되고 있다.
스페인 상황을 예의주시하라
스페인이 이처럼 무정부적 공황 상태에 빠져든 것도 다름아닌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가계대출이 부실화됐고, 이에 국가 파산에 몰린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면서 강도높은 긴축과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정부는 "앞으로 20년 동안 부동산으로 재미볼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단언했다. 부동산투기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다. 어쩌면 지금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부동산파티가 끝난 뒤의 고통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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