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의 달인│백형승 경위(서울은평경찰서 뺑소니전담반)

지역내일 2011-05-31
편파조사 없다 … 교통사고조사 '포청천'
10년간 400여건 해결 … 미제될 뻔 한 사망사고 넉달 매달려 범인 잡아

지난해 3월 서울 은평구의 한 골목길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면밀한 현장조사결과 뺑소니로 의심됐다.

회사직원들과 회식후 귀가하던 피해자가 집 근처 오르막길에서 잠시 앉아서 쉬던 중 뒤에서 오던 차에 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 처음 서울 은평경찰서 강력반에 배당됐던 이 사건은 교통조사계 뺑소니 전담반으로 넘어갔다.

백형승 반장(경위)이 투입됐다. 현장을 샅샅이 뒤져봤지만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미제사건으로 끝날 판이었다. 그러나 백 반장은 피해자(사망자), 유족의 한을 풀어주고 싶었다. 뺑소니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했다.

주변의 모든 CCTV를 들여다 봤다. 사고현장을 찍은 CCTV는 없었다. 사고장소에 대한 GPS위치추적기까지 동원한 끝에 어렵사리 수상쩍은 택시 1대를 발견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차량번호를 알수 없었다. 차량종류와 색깔, 회사이름을 토대로 수배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사고 의심 차량을 찾아냈다. 차량을 살펴봤지만 깨끗했다. 증거가 될 만한 단서는 없었다. 운전자는 뺑소니를 완강히 부인했다. 백 반장은 다시 택시에 집착했다. 차량 하단 범퍼에서 실 오라기 하나를 찾아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 국과수에서 일주일동안 살다시피했다. 피해자 옷에서 나온 실밥이란 결과가 나왔다. 사고 발생 넉달만에 '난해한' 뺑소니 사망사고가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백 반장은 "뺑소니 사망사고의 경우 목격자를 찾기 힘들고 증거도 없어 해결이 어렵다"면서 "그러나 조사 경찰의 의지가 있다면 해결 못할 사건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서울의 자동차정비업소를 수십 곳 돌아다닌 끝에 뺑소니 사고를 감추려 깨진 앞 유리창을 교체한 범인을 붙잡는 등 오랜 경험과 끈기로 4건의 뺑소니 사망사고 범인을 검거했다.

백 반장은 79년 경찰에 입문한 최고참 경찰관.

지난 2001년부터 교통사고조사계에서만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베테랑 조사요원이다.

특히 뺑소니 사건을 주로 맡아 지금껏 400여건을 해결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한달에 10건정도 뺑소니 사고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작지않은 성과다. 더욱이 백 반장이 해결한 뺑소니 사고에 대해선 가해자건 피해자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백 반장은 "신이 아닌 이상 조사요원들도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사고만큼은 치밀한 현장조사와 냉철한 판단으로 편파적이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애쓴다"면서 "특히 뺑소니의 경우 허위신고도 많고 무엇보다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만큼 현장을 오래 뛰어 본 경험은 교통조사요원의 자산이자 노하우가 된다는 의미다.

백 반장이 교통사고 조사에서 '포청천'으로 불리는 이유다.

경찰생활 32년째인 그는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결정을 하는 게 아니냐는 민원인들의 시선을 지금도 가장 두려워한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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