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정열사 20주기 추모콘서트
"누가 내 누이의 이름을 묻거든 꽃다운 전사라 하자. 그 꽃은 되살아 새벽으로 살아 우리들 가슴에 피어나리니."
20년 전 5월 거리에서 스러져갔던 김귀정 열사의 추모곡 '누가 내 누이의 이름을 묻거든'이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그를 추억하기 위해 모인 선후배와 동기들의 표정이 숙연해졌다. 선배의 정신을 기리려 콘서트홀을 찾은 젊은 후배들도 입을 꾹 다물었다.
30일 김귀정 열사 20주기를 맞이해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추모콘서트가 열렸다.
'아름다운 편지'라는 제목의 이날 추모콘서트는 그녀에게 띄우는 편지로 시작됐다.
어느새 훌쩍 40대 아줌마가 돼버린 후배는 편지에서 한때 잠시 '귀정 언니'를 잊고 살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조금은 편해진 마음으로 언니를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며 언니가 꿈꿨던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고백했다.
'귀정 언니'는 후배들에게 너희가 고민하고 행동하는 그 곳에 항상 내가 있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이날 행사에는 안치환과 자유, 우리나라, 국카스텐, 한음파 등이 출연해 무대를 달궜으며 지난 20년과 새로운 20년의 다짐을 담은 다큐멘터리 '20년'도 상영됐다.
'20년'에는 박래군 인권운동가가 나와 "옛날에 비해 연대의 힘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다"고 강조하고 김지윤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은 "20년 뒤의 청춘에게는 청춘이라는 것 자체로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탁무권 성균민주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그녀가 청춘이어서 우리 역시 청춘일 수 있었다"며 "과거를 현재로 살아 미래를 만드는 꿈들을 편지와 노래에 담아 21세기의 청춘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오늘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정철(49)씨는 "89년 결혼했을 때 귀정이가 축가를 불러줬었다. 귀정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렸지만 오늘 보니까 앞으로는 밝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년에는 대학생이 될 아들과 함께 추모제에 참석하고, 그렇게 귀정이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귀정 열사는 1988년 성균관대에 입학했으며 노태우정권의 폭압적인 공안정치에 맞서다 지난 1991년 5월 25일 백골단의 강제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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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누이의 이름을 묻거든 꽃다운 전사라 하자. 그 꽃은 되살아 새벽으로 살아 우리들 가슴에 피어나리니."
20년 전 5월 거리에서 스러져갔던 김귀정 열사의 추모곡 '누가 내 누이의 이름을 묻거든'이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그를 추억하기 위해 모인 선후배와 동기들의 표정이 숙연해졌다. 선배의 정신을 기리려 콘서트홀을 찾은 젊은 후배들도 입을 꾹 다물었다.
30일 김귀정 열사 20주기를 맞이해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추모콘서트가 열렸다.
'아름다운 편지'라는 제목의 이날 추모콘서트는 그녀에게 띄우는 편지로 시작됐다.
어느새 훌쩍 40대 아줌마가 돼버린 후배는 편지에서 한때 잠시 '귀정 언니'를 잊고 살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조금은 편해진 마음으로 언니를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며 언니가 꿈꿨던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고백했다.
'귀정 언니'는 후배들에게 너희가 고민하고 행동하는 그 곳에 항상 내가 있다고 답장을 보내왔다.
이날 행사에는 안치환과 자유, 우리나라, 국카스텐, 한음파 등이 출연해 무대를 달궜으며 지난 20년과 새로운 20년의 다짐을 담은 다큐멘터리 '20년'도 상영됐다.
'20년'에는 박래군 인권운동가가 나와 "옛날에 비해 연대의 힘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다"고 강조하고 김지윤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은 "20년 뒤의 청춘에게는 청춘이라는 것 자체로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탁무권 성균민주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그녀가 청춘이어서 우리 역시 청춘일 수 있었다"며 "과거를 현재로 살아 미래를 만드는 꿈들을 편지와 노래에 담아 21세기의 청춘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오늘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서정철(49)씨는 "89년 결혼했을 때 귀정이가 축가를 불러줬었다. 귀정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렸지만 오늘 보니까 앞으로는 밝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내년에는 대학생이 될 아들과 함께 추모제에 참석하고, 그렇게 귀정이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귀정 열사는 1988년 성균관대에 입학했으며 노태우정권의 폭압적인 공안정치에 맞서다 지난 1991년 5월 25일 백골단의 강제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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