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설전 이어 상대편 흠집내기식 여론전 비화
'총리실 조정뒤 내달 20일 결정'에 로비전도 격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 기싸움이 상대방 흠집내기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검·경 수뇌부가 '볼썽사나운' 설전을 벌인데 이어 일선에선 수사성과를 놓고 양측이 감정대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수사권 조정문제를 국무총리실로 넘겨 의견수렴을 거친뒤 다음달 20일 열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상황이어서 양측은 사개특위 위원등을 상대로 공개적인 로비전까지 불사할 판이다. 그러나 민생치안은 뒷전이고 자신들 이익만을 좇는 듯한 검·경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피곤할 뿐이다.
31일 검·경에 따르면 검·경이 수사권조정을 앞두고 서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국회 사개특위 위원을 대상으로 치열한 물밑 로비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선에선 수사성과를 놓고 상대방 깎아내리기식 여론전이 한창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찍부터 인터넷포털 등을 통해 수사권조정의 당위성을 알리며 여론전 기선을 잡은 듯한 경찰에 비해 그동안 물밑 로비에만 주력했던 검찰이 비방전에 뛰어들면서 벌어진 일이다. 검찰은 경찰의 무능력한 수사행태를 부각시키려는 듯한 모습이 역력하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직위를 걸고 수사권조정 문제에 총력대응할 것을 주문한 26일 이후 물타기식으로 '경찰이 놓친 사건을 검찰 수사로 바로잡았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 27일 서울 동부지검 형사2부는 동거녀와 다투다 숨지게 한 사건관련 브리핑에서 "부검에 소극적이었던 경찰에 대해 검찰이 적극적이고 신속한 수사지휘를 내린 덕분에 묻힐 뻔한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보고를 받은 의료전담 검사가 사인에 강한 의문을 품고 부검을 하게 함으로써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서울 중앙지검 형사1부는 30일 속칭 '꽃미남 삐끼'를 고용해 여성 손님을 데려온 뒤 술값을 바가지 씌운 혐의(사기 등)로 서울 강남 N 와인바 업주를 구속한 것과 관련, 경찰이 못파헤친 사건의 전모를 검사 시보가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그러나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동부지검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반박자료를 내고 "검사의 전화가 오기 전 이미 피해자를 부검하기로 내부 결정한 상태였다"며 "내사종결하려 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며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로 피의자를 구속한 것"이라고 맞섰다.
경찰은 인터넷포털과 경찰청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스폰서검찰, 경산시 공무원 독직폭행 등 최근 검찰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며 수사권조정문제를 이슈화시켜 왔던 만큼 검찰의 반 경찰관련 수사결과 발표는 검경간 여론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검·경 여론전은 사이버상에서 이미 펼쳐져 왔다. 기선은 경찰이 잡은 모양새다.
경찰은 경찰청 간부부터 일선 경찰서 형사들까지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카페 등에 검찰 비판글이나 사개특위 관련 의견을 직접 올리거나 댓글 형식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경찰청 고위간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파 보스 김준규(검찰총장)가 국회를 향해 '정치인 몇몇이 모여 뭐하는 행태냐'고 겁박했다. 이 말은 '감히 까불면 죽는다'가 아닐까"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 아고라에도 한 경찰관이 작성한 '사법개혁특위의 전 국민 전과자 만들기 비밀 프로젝트'라는 글이 인기다. 또 '검찰비리 … 경찰이 수사하게 해주세요'라고 직설적으로 경찰에 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내용의 글은 30일 오른 뒤 하루새 900여명 가까이 찬성하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검찰은 사이버공간에서 경찰과의 직접적인 마찰은 피하고 있다. 다만 검찰출신 여당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사권조정 문제와 관련 검찰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 관련 로비도 갈수록 격화되는 모습이다. 한 국회의원은 "수사권조정 문제로 하루에 200여통의 문자를 받는다"면서 "다음번 선거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으로선 한쪽 입장만 들어주는 것은 어려워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검찰 내부에선 경찰의 공개적인 총력대응에 총력로비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양측의 로비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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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조정뒤 내달 20일 결정'에 로비전도 격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 기싸움이 상대방 흠집내기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검·경 수뇌부가 '볼썽사나운' 설전을 벌인데 이어 일선에선 수사성과를 놓고 양측이 감정대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수사권 조정문제를 국무총리실로 넘겨 의견수렴을 거친뒤 다음달 20일 열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한 상황이어서 양측은 사개특위 위원등을 상대로 공개적인 로비전까지 불사할 판이다. 그러나 민생치안은 뒷전이고 자신들 이익만을 좇는 듯한 검·경 싸움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피곤할 뿐이다.
31일 검·경에 따르면 검·경이 수사권조정을 앞두고 서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국회 사개특위 위원을 대상으로 치열한 물밑 로비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선에선 수사성과를 놓고 상대방 깎아내리기식 여론전이 한창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찍부터 인터넷포털 등을 통해 수사권조정의 당위성을 알리며 여론전 기선을 잡은 듯한 경찰에 비해 그동안 물밑 로비에만 주력했던 검찰이 비방전에 뛰어들면서 벌어진 일이다. 검찰은 경찰의 무능력한 수사행태를 부각시키려는 듯한 모습이 역력하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직위를 걸고 수사권조정 문제에 총력대응할 것을 주문한 26일 이후 물타기식으로 '경찰이 놓친 사건을 검찰 수사로 바로잡았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 27일 서울 동부지검 형사2부는 동거녀와 다투다 숨지게 한 사건관련 브리핑에서 "부검에 소극적이었던 경찰에 대해 검찰이 적극적이고 신속한 수사지휘를 내린 덕분에 묻힐 뻔한 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보고를 받은 의료전담 검사가 사인에 강한 의문을 품고 부검을 하게 함으로써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서울 중앙지검 형사1부는 30일 속칭 '꽃미남 삐끼'를 고용해 여성 손님을 데려온 뒤 술값을 바가지 씌운 혐의(사기 등)로 서울 강남 N 와인바 업주를 구속한 것과 관련, 경찰이 못파헤친 사건의 전모를 검사 시보가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그러나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동부지검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반박자료를 내고 "검사의 전화가 오기 전 이미 피해자를 부검하기로 내부 결정한 상태였다"며 "내사종결하려 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며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로 피의자를 구속한 것"이라고 맞섰다.
경찰은 인터넷포털과 경찰청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스폰서검찰, 경산시 공무원 독직폭행 등 최근 검찰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며 수사권조정문제를 이슈화시켜 왔던 만큼 검찰의 반 경찰관련 수사결과 발표는 검경간 여론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검·경 여론전은 사이버상에서 이미 펼쳐져 왔다. 기선은 경찰이 잡은 모양새다.
경찰은 경찰청 간부부터 일선 경찰서 형사들까지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카페 등에 검찰 비판글이나 사개특위 관련 의견을 직접 올리거나 댓글 형식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경찰청 고위간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사파 보스 김준규(검찰총장)가 국회를 향해 '정치인 몇몇이 모여 뭐하는 행태냐'고 겁박했다. 이 말은 '감히 까불면 죽는다'가 아닐까"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 아고라에도 한 경찰관이 작성한 '사법개혁특위의 전 국민 전과자 만들기 비밀 프로젝트'라는 글이 인기다. 또 '검찰비리 … 경찰이 수사하게 해주세요'라고 직설적으로 경찰에 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내용의 글은 30일 오른 뒤 하루새 900여명 가까이 찬성하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검찰은 사이버공간에서 경찰과의 직접적인 마찰은 피하고 있다. 다만 검찰출신 여당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사권조정 문제와 관련 검찰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 관련 로비도 갈수록 격화되는 모습이다. 한 국회의원은 "수사권조정 문제로 하루에 200여통의 문자를 받는다"면서 "다음번 선거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으로선 한쪽 입장만 들어주는 것은 어려워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검찰 내부에선 경찰의 공개적인 총력대응에 총력로비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양측의 로비전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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