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빚내서 ‘묻지마 투자’ … 신용융자 잇달아 연중최고

지역내일 2011-05-04
신용융자 잔고 6조9천억원 … 사상최고치 근접
잔고 급증 종목 3개 중 1개는 손해

2200선을 넘나드는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사려는 개미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과열지표' 중의 하나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4월 중순 이후 하루 걸러 한번꼴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가 하면 사상최고치인 7조원에도 육박하는 등 빚내서 투자하는 개미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일 신용융자 대책을 내놓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과열신호 빨간 불 =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조9127억5400만원으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말 대비 9390억원(15.7%)이 늘어난 것으로 사상최고치인 2007년 6월 26일 7조105억2700만원에 근접하는 수치다.

증시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모습은 다른 통계치에서도 감지된다. 같은 날 투자자예탁금은 16조 9680억원으로 지난 4월 19일 17조4314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7조원 안팎의 사상최고 수준을 유지중이다.

투자자가 결제시한 내에 결제하지 않은 위탁매매 미수금도 가파르게 증가중이다. 지난해말 1150억원에 불과했던 미수금이 지난 2일에는 3030억원으로 늘어 증가율이 61.2%에 달했다.

신용융자잔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빚을 지렛대로 삼아 강세장의 과실을 배로 따가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신용융자거래는 큰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시 위험천만 = 문제는 하락할 경우에는 배로 위험성이 커진다는 데 있다. 신용융자의 경우 주식가격이 가파르게 급락할 경우 위험천만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신용융자거래를 할 경우 투자자는 투자하는 동안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가치가 자신이 빌린 돈의 최소 140%의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주가가 하락해 140%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입금을 요청하고, 이에 투자자가 응하지 않으면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해당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를 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자기 돈 100만원에 증권사에서 빌린 100만원으로 현대차 주식을 200만원어치 샀다고 예를 들어보자. 빌린 돈이 100만원이므로 이 주식의 가치는 담보비율 140%, 즉 140만원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기간 중 주가가 떨어져 총액 200만원에서 140만원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경우, 투자자가 부족분을 추가입금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해당주식을 팔아버린다. 주가가 더 떨어지게 되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빌려줬던 돈 100만원뿐 아니라 수수료와 이자까지 챙겨가게 되므로 투자자에게 남는 돈은 투자원금 200만원의 반도 안 되는 돈만 남게 된다.

◆신용잔고 급증 1위 기아차 = 신용융자잔고가 급증한 종목은 대체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들이지만 신용융자 이자율에 미치지 못하게 상승하는 경우에도 개인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3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아차의 올해 들어 802억원이 늘어 신용융자 잔고 급증 1위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원익IPS가 216억원 증가해 잔고 급증 1위 종목이었다. 기아차는 올해 상승주도주였던 탓에 39.6%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원익IPS는 올해 내내 고작 4% 상승했을 뿐이다. 16~30일 신용융자 이자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증권사 평균 9%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빚내서 원익IPS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들의 수익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들어 신용융자 잔고가 급등한 상위 50개 코스피 종목 중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종목은 16개 종목,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14개다. 대략 3개 중 1종목꼴로 손해를 본 셈이니 개인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따라서는 낭패를 본 투자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대책 '글쎄' = 이와 관련 금감원은 신용융자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증권사들이 추가담보 요구 시 문자메시지만 하던 것을 전화와 이메일, 인터넷 팝업 등으로 병행하고, 담보부족금액이나 추가담보 납부기한 등을 명기해야 한다. 또 증권사마다 제각각이었던 반대매매수량 산정방법을 통일하고, 신용거래 약정 시 투자자에게 위험성 및 반대매매 제도를 충분히 설명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이같은 대책은 신용융자를 줄이는데 초점이 있기보다는 신용융자의 위험성을 홍보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신용융자가 사상최고치에 이르렀던 2007년 당시 증권사의 대출 한도금액을 줄이는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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