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3김 이후 새 지도자의 조건 (임병규 2001.11.16)

<신문로 칼럼>

지역내일 2001-11-16
<신문로 칼럼="">3김 이후 새 지도자의 조건 (임병규 2001.11.16)
임병규 국제변호사 정치학 박사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로 60년대 이후 한국의 정치권을 주름잡던 ‘3김 시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아직 3김 중에는 자기가 점유하고 있는 정치적 여력을 활용하여 정계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할지 모르지만 정치계의 발전적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호응을 얼마나 받을지 자못 의심스럽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한국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지식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그 동안 정치적 상황에 따라 갈등과 제휴를 계속해온 3김간에는 각자의 장점이 있는가 하면 공통점도 있다. 특히 양김(DJ, YS)은 오랜 반독재 투쟁과정에서 시대적 요청에 따라 ‘반 군정 민주투사’의 역할을 담당했다. 3김은 또한 각자의 출신지역을 기반으로 정당을 조직하여 당수가 선출직 후보 공천권을 비롯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일인 보스체제’의 정당을 운영하는 사례를 만들었고 후진 정치인들이 그 관행을 답습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양김의 반독재 민주화에 대한 커다란 공헌은 역사적 평가를 받으면서도 민주화를 위한 ‘투쟁’과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능력은 별개의 것이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
그러면 ‘3김 시대’ 이후의 한국을 이끌고 지도자는 과연 어떤 사람이라야 할까?
첫째는 민주주의가 생활화되어 민주적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있고 민주적인 결정과정을 몸에 익힌 지도자라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정치인들 가운데는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실제로는 민주적 방식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구의 지도자들과 같이 민주적인 방식에 익숙한 정치인은 그만큼 민주주의를 실천할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 당선시킨 구호, “이제 경제를 말하자”
민주주의는 정치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 사회통합 등 모든 국가경영의 영역에 적용해야한다. 한국이 정치적인 후진성을 탈피하고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려면 우선 민주주의를 철저히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둘째는 시장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한 경험과 능력을 축적한 사람이라야 한다.
1992년 미국의 조그마한 주의 지사로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빌 클린턴이 당시 걸프만 전쟁을 승리로 끝내어 미국시민들로부터 92%의 지지율을 자랑했던 현직 대통령 부시에 맞서 대권에 도전하였다. 그 해 8월 부시를 지명하는 공화당의 전당대회에서 연사들이 ‘가족중심 가치관 (family value)’을 역설했다. 연설을 TV 생방송을 통해 보고있던 클린턴의 젊은 참모 몇 사람이 리틀록 (Little Rock)의 낡은 선거사무소에 “It’s economy, stupid!”(이 바보들아, 경제를 이야기해야지!) 라고 쓴 현수막을 걸었다. 그로부터 클린턴 진영의 ‘국민 우선/경제 회복’공약이 점차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 3개월 후에 역전승을 거두었다.
2002년 우리의 화두도 역시 ‘경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IMF위기를 경험하면서 최고 결정권자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식 부재가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한국의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당하고 있는 고통과 고민을 해소할 길은 ‘경제회복’이다. 사회 계층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심지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도 튼튼한 경제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처럼 IMF의 후유증을 앓고있는 한국을 이끌 사람은 시장경제의 원칙을 적용하면서 지식기반 경제를 구축하여 세계화된 무한경쟁의 각축장에서 국가의 소득 증대를 이루어 경제적 안정을 구축할 수 있는 확고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는 ‘경제 대통령’이어야 한다.
셋째는 교육수준과 국제감각이 세계적 수준(global standard)에 이른 사람이어야 한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하려면 선진국의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교육 수준과, 의사소통 능력, 설득력과 외교수완이 있어야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국익을 충분히 도모할 수 있다.

정직하고 합리적이며 따뜻한 민주 대통령
넷째는 투명하고, 규칙을 지키며 합리적인 행정 경험을 검증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남북문제를 비롯하여 정치의 후진성, 지역, 계층, 성별, 세대간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한국이 앓고 있는 고질적인 병은 이 사회에 만연한 ‘불신풍조’다. 이 현상은 우리나라 국민성의 선천적 결함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군사정권과 3김 시대가 남긴 불행한 유산이다. 수십 년 동안 지도층인사 들이 이기적인 행동과 꼼수를 쓰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서로 불신하도록 길 들여졌다. 새 시대의 지도자는 경쟁 속에서도 규칙을 준수하고, 공평 무사하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협동정신을 이끌어 내어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내년 대선에서는 한번 바꿔보자. 목에 힘주는 정치인보다 착하고 따뜻한 인상과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면서 친근감을 주는 민주적 자질과 덕목을 갖춘 사람을 찾아보자. 소외된 국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고 분열된 우리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
임병규 국제변호사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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