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오사마 제거 ‘축배일까, 독배일까’

지역내일 2011-05-09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 제거에 성공했다. 9·11테러 10주년을 4개월 앞두고 올린 테러전쟁의 기념비적인 전과다.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9·11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 테러조직의 지도자를 없앤 것이기에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승전고를 울릴 만하다.

하지만 미군 통수권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로 선뜻 축배를 들 수 없는 처지인 것으로 보인다. 축배가 아니라 독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빈 라덴 제거작전은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 그 중에서도 베스트 중의 베스트라는 '팀 6'가 40분만에 해치운 전광석화 작전의 개가였다. 또한 적어도 8개월, 멀리는 4년 동안 빈 라덴의 전령을 집요하게 추적해 소재를 파악한 미중앙정보국(CIA) 등 정보당국의 집요한 추적 결과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이 최후를 맞았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시내의 한 주택으로부터 7000마일 이상 떨어진 백악관 상황실에서 숨막히는 작전상황을 실황으로 지켜봤다. "지로노미 E-KIA"(지로노미=빈 라덴 암호명, 에네미 킬드 인 액션),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에야 오바마 대통령은 "We got him"(잡았다, 해치웠다)이라고 읊조렸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 인기, 단숨에 상종가로 치솟아

오바마 대통령은 자정이 가까운 심야에 대국민 발표를 통해 9·11 테러의 주범을 미군들이 제거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어 9·11 테러 비극의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해 무언의 다짐을 하고 특수군 사령부를 방문, 이번 작전의 일등 공신인 네이비 실 특수부대원들을 직접 격려했다. 거창하거나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승전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는 하락세에서 단숨에 상종가로 바뀌었다. 워싱턴 포스트 조사에선 전달보다 9포인트, 뉴욕 타임스 조사에서는 11포인트나 뛰었다. 테러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미국민들의 자신감도 고취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빈 라덴을 제거했다고 테러조직들이나 테러공격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보복테러가 더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는 또다시 테러경계령이 발령됐다. 알카에다 테러조직이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 인정하고 보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알카에다 테러조직은 이미 9·11테러 10주년을 맞는 오는 9월 11일 미국 내 철도 테러공격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키스탄 현장에서 노획한 각종 자료와 정보들을 분석한 결과 9·11테러 10주년에 맞춰 미국 내 철도에서 선로를 훼손해 탈선시킴으로써 객차들이 교량 밑으로 추락케 하는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포착됐다.

또한 빈 라덴 자료들에는 알카에다 테러조직 주요 인물들에 대한 개인정보와 위치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즉각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 등을 집중 추적하기 시작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제거로 테러전쟁이 끝난 게 아니라 미국과 알카에다 사이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빈 라덴 제거 성공으로 중요한 선거용 무기 하나를 마련해 놓은 것이지만 결정적인 승부수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다수의 미 정치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보복테러 발생할 경우 오바마 재선 성공 불투명

빈 라덴 제거와 이에 따른 오바마 인기 상승은 머지 않아 잊어질 게 분명하고 관심사가 다른 현안으로 바뀔 것이 확실하다. 미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여전히 경제다. 미국경제는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하지만 다수의 미국민들에게는 아직도 불안한 가계경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자리를 되찾고는 있으나 봉급은 오르지 않고 휘발유값만 천정부지로 뛰어 살림살이가 형편없다. 내집 지키기나 내집 마련은 여전히 극도로 힘겹고 일자리를 언제 잃을지 모르는 불안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관리에 대한 미국민 지지율은 40%에 턱걸이했거나 30%대로 추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적어도 내년 11월 초 대선 때까지 보복테러나 후속 테러를 반드시 막아내야만 재선 성공의 축배를 들 수 있을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만약 그 이전에 보복 또는 후속테러가 미 본토에서 발생한다면 빈 라덴 제거 효과는 하루아침에 사라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면택 워싱턴특파원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