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재정난에 허덕인다

지역내일 2011-06-09

세수·조정교부금 감소 … 자금압박 심각
시민단체 "사업 축소 … 국세→지방세 조정"

최근 서울시가 자치구에 주는 조정교부금을 줄이자 25개 자치구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자치구들은 특별회계에서 일반회계로 예산을 전용하는 것은 물론 통합관리기금에서 융자를 받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금보유액, 월 평균 50억원씩 감소 = 9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25개 자치구 자금보유액(일반회계+특별회계) 평균이 500억원에서 4월 말 현재 300억원으로 40%(200억원)나 줄었다. 월 평균 50억원씩 줄어든 셈이다. 특히 A자치구는 지난해 5월 잔고가 540억원이 넘었는데 올해 5월에는 지난해 1/3 수준인 17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매달 250억원 정도 지출해야 하는데 국·시비 보조금이 내려와도 50억원 정도 부족해 잔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몇 달 지속되면 구 금고가 바닥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자치구들은 일반회계가 50억원 내외여서 시에서 내려오는 조정교부금이 없으면 특별회계에서 전용하는 것은 물론 통합관리기금에서 예산을 빌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자치구는 5월 말 현재 일반회계가 15억원에 불과하다. 직원들 한달치 월급도 못 줄 형편이다. 특별회계 73억원을 합쳐도 88억원 밖에 안된다.

C자치구는 5월 말 현재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서 200억원이 안된다. 연말까지 나눠서 받아야 할 조정교부금을 미리 당겨 받았는데도 사정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 통상 사업성 경비를 제외하고 직원 월급과 복지 보조금, 노령연금, 보육료, 공과금 등 매달 한 자치구 운영비로 25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서울시에서 내려주는 조정교부금이나 재정보전금이 없으면 자체 예산으로 한달도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부자동네인 강남 3구는 자금사정이 열악하고 오히려 가난한 강북 자치구들 재정이 더 탄탄한 것 같다"며 "자치구들도 서울시에서 내려주는 교부금이나 재정보전금에 기대지 말고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자금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9월 되면 자금압박 풀릴 것" = 이렇게 자치구들이 자금압박을 받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시세인 취득세가 감소해 그만큼 조정교부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서울시가 올해부터 재정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매달 초 자치구에서 제출하는 '자금수급계획서'에 대한 심의를 강화해 조정교부금을 요구한 만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에서 매달 1일 제출하는 잔고현황, 세입전망, 세출계획, 월말잔액 등 자금수급계획을 꼼꼼하게 따져서 꼭 필요한 돈만 지원하고 있다"며 "세수가 줄어들어 서울시에서도 정부방침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 조기집행을 하지 않는 만큼 자치구들도 자금운용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구들은 요청한 자금보다 20~30% 정도 적은 금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치구세로 덩치가 큰 재산세가 들어오는 시점이 하반기에 몰려 있기 때문. 한 자치구 관계자는 "7월에 건물, 9월에 토지 재산세가 들어오기 때문에 6월까지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며 "9월이 지나면 자치구의 자금난은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사업 재조정 필요 =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구들이 세수가 줄어든 만큼 대규모 사업을 축소하거나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자치구의 세수증가세가 주춤하거나 세수가 줄어들다보니 재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조정을 하다보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사업은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종필 자치코디네이터네트워크 연구원은 "올해도 세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시와 자치구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재조정하고 선심성 사업을 줄여야 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지자체의 재정권한을 박탈하지 않기 위해 일부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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