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발언 통해 본 대선주자의 경제철학] 박근혜-손학규 ‘같은듯 다른듯’

지역내일 2011-06-14
키워드는 '국민후생' '변화-민생' … 이명박정부 성장기조엔 '비판적'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3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속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활동을 시작하면서 2012년 유력 대선주자들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서강대 출신인 박 전 대표와 서강대 교수를 역임한 손 대표는 서로 다른 질문형식을 선보였지만 이명박정부의 성장기조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현실인식을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범서강대 동문'의 맞대결 = 손 대표는 18대 국회 기재위 첫 출석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폭탄과 청년실업, 전세대란, 물가급등 등을 언급하며 "국민생활은 절망적"이라고 규정했고, 재정정책에 대해선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하면 (국가채무가) 700조원을 넘어서 세계 3대 채무국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실정"이라며 날을 세웠다.

경기부양책과 관련해선 "수출과 대기업에 국가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과거 방식은 유효하지 않다" "토목건설로 경기를 부양하고, 성장을 유지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정책은 이미 통용되지 않는다"며 일갈하기도 했다.

특히 손 대표는 '변화와 민생'을 키워드로 양극화를 초래하는 경쟁만능의 경제구조에서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의의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장만능주의에서 야기되는 승자독식의 사회를 넘어 시장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과 간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장·실적·물질적 번영을 넘어 인간의 완성과 사람을 추구하는 것이 전세계적인 조류라고 강조하면서 철학적, 인식론적인 변화도 촉구했다.

손 대표 주장은 기재위 활동 '2년차'인 박 전 대표의 발언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21일 "정부는 경제가 좋아졌다고 얘기하는데 소득분배 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중산층이 위축되고 있다"며 "소득분배 구조가 이런 추세로 악화된다면 사회통합이 와해되고 경제·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근혜 "성장효과 일부에 편중" = 박 전 대표는 또 지난 3월 7일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특수상황을 고려하면 더 걱정스럽다"며 "재정통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거나 재정건전화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게 되면 국가적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대책을 요구했다.

성장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해선 "전체 국민의 후생에 골고루 도움이 되기보다는 일부에 편중되는 상황"이라며 "(성장이) 국민후생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가 과거에 비해서 많이 약해졌다"(3월 9일)고 선을 그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경제가 성장하면 모든 것이 다 풀리는 것 같지만 '성장만능주의'는 '국민후생'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박 전 대표의 경제철학이 담긴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근혜 '은근 견제'한 손학규 = 하지만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질문방식은 달랐다.

박 전 대표는 기재위 첫 질문부터 문답 형태로 시작했지만 손 대표는 13일 "소견을 피력하겠다"며 10여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손 대표는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으로 감세기조 철회를 주장했고 복지수요 충족을 위해 "조세부담률을 국민이 공감하는 적정 수준으로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박 전 대표의 '소득세 감세 조정, 법인세 감세 유지' 입장과 거리를 벌렸다.

손 대표 또 "일부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시혜적인 관점으로는 이러한 투자를 하기 어렵다. 국민이 모두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인력의 질을 높이는 투자가 보편적인 영역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박 전 대표를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와 관련 기재위 관계자는 "손 대표는 첫 질문이고, 박 전 대표는 1년가량 활동한 만큼 13일 하루 발언으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1년 동안 쟁점에 대한 대선주자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진검승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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