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하 전 한국은행 외화자금국장
수년 전 주택대출 채권 등을 잘게 쪼갠 자산담보증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신용보완이라는 기법을 활용해 맛있는 양념을 바른 음식이다. 양념 맛으로 포식하다가 뒤탈이 난 상품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사람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뒤이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 ETF(Exchange Trade Fund)다. 이 펀드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증권이다.
국내외 주가지수 또는 업종별 지수 등에 연동되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는 원유뿐만 아니라 원자재와 곡물의 해외가격에 연동되어 움직이는 펀드도 있다.
작년에 전 세계에서 거래된 ETF의 매매액이 약 10조달러에 이르고 있다. 거래소 총주식매매액의 15%에 버금가는 규모로 급성장해 오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정책적으로 배려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작년 말부터 십여 차례에 걸쳐 증권거래소에서 ETF를 매입해오고 있다. 주식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주로 주가가 급락하는 날에 매입하고 있다. 시장조정을 채권시장에 더해 주식시장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ETF는 모듬회처럼 이종목 저종목이 함께 섞여 있어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기는 한다. 여러 종목이 녹아 있어 분산투자에 따른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몇 가지 짚고 가야 할 문제가 있다.
ETF 거래량 급증
먼저, 증권이 증권을 낳는 증권창조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이 주택자금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 시장은 이 채권을 잘게 부수고 결합해 자산담보증권을 만들어 팔았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을 발행했다. 시장은 이 주식을 잘게 부수고 결합해 지수연동 ETF가 만들어진다.
이에 더해, 원자재와 곡물 등에 연계된 ETF는 선물가격 등을 추종한다. 이 상품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가수요를 유발한다. 광부가 캐고 농부가 키운 실물상품의 가격을 투자가들이 매긴다. 어떤 사유로 위기가 닥치어 거래가 실종되면 이 펀드 가격도 폭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거래되는 ETF는 레버리지와 인버스이다. 레버리지는 주가지수 변동의 2배로 가격이 오르내린다. 인버스는 주가가 떨어지면 가격이 상승하고 주가가 올라가면 가격이 하락한다. 주가하락을 헷지하는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두 종목의 경우, 하루 중에 거래되는 규모가 발행증권의 1/4에까지 이르고 있다. 발행된 증권의 주인이 나흘마다 완전히 바뀐다는 이야기다. 이는 투기적 거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투자가들이 매입한 ETF를 당일에 다시 처분한다.
주식시장 단타화 심해져
파생금융상품이 현물시장에 침투하다보니 하루 중에도 주가의 오르내림이 심해지는 날들이 많아진다.
ETF에 편입된 주도업종과 그룹주의 대형주와 주도주만 날아다닌다. 다른 종목은 철저하게 소외되면서 종목들 간에 양극화를 부추긴다. 증시에 들어온 자금이 산업으로 이동할 여유가 없다.
해외 증시에는 우리나라의 주가지수에 연동된 ETF가 상장되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해외투자가들의 초단기적 선택과 집중이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준다. 우리 증시에도 해외주가지수에 연동된 종목이 늘고 있다. 그만큼 바다 건너 나비의 날개짓이 비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 이 비바람에 가지가 많은 나무는 크게 흔들거린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수년 전 주택대출 채권 등을 잘게 쪼갠 자산담보증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신용보완이라는 기법을 활용해 맛있는 양념을 바른 음식이다. 양념 맛으로 포식하다가 뒤탈이 난 상품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사람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뒤이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 ETF(Exchange Trade Fund)다. 이 펀드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증권이다.
국내외 주가지수 또는 업종별 지수 등에 연동되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는 원유뿐만 아니라 원자재와 곡물의 해외가격에 연동되어 움직이는 펀드도 있다.
작년에 전 세계에서 거래된 ETF의 매매액이 약 10조달러에 이르고 있다. 거래소 총주식매매액의 15%에 버금가는 규모로 급성장해 오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정책적으로 배려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작년 말부터 십여 차례에 걸쳐 증권거래소에서 ETF를 매입해오고 있다. 주식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주로 주가가 급락하는 날에 매입하고 있다. 시장조정을 채권시장에 더해 주식시장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ETF는 모듬회처럼 이종목 저종목이 함께 섞여 있어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기는 한다. 여러 종목이 녹아 있어 분산투자에 따른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몇 가지 짚고 가야 할 문제가 있다.
ETF 거래량 급증
먼저, 증권이 증권을 낳는 증권창조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이 주택자금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 시장은 이 채권을 잘게 부수고 결합해 자산담보증권을 만들어 팔았다. 마찬가지로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을 발행했다. 시장은 이 주식을 잘게 부수고 결합해 지수연동 ETF가 만들어진다.
이에 더해, 원자재와 곡물 등에 연계된 ETF는 선물가격 등을 추종한다. 이 상품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가수요를 유발한다. 광부가 캐고 농부가 키운 실물상품의 가격을 투자가들이 매긴다. 어떤 사유로 위기가 닥치어 거래가 실종되면 이 펀드 가격도 폭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거래되는 ETF는 레버리지와 인버스이다. 레버리지는 주가지수 변동의 2배로 가격이 오르내린다. 인버스는 주가가 떨어지면 가격이 상승하고 주가가 올라가면 가격이 하락한다. 주가하락을 헷지하는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두 종목의 경우, 하루 중에 거래되는 규모가 발행증권의 1/4에까지 이르고 있다. 발행된 증권의 주인이 나흘마다 완전히 바뀐다는 이야기다. 이는 투기적 거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투자가들이 매입한 ETF를 당일에 다시 처분한다.
주식시장 단타화 심해져
파생금융상품이 현물시장에 침투하다보니 하루 중에도 주가의 오르내림이 심해지는 날들이 많아진다.
ETF에 편입된 주도업종과 그룹주의 대형주와 주도주만 날아다닌다. 다른 종목은 철저하게 소외되면서 종목들 간에 양극화를 부추긴다. 증시에 들어온 자금이 산업으로 이동할 여유가 없다.
해외 증시에는 우리나라의 주가지수에 연동된 ETF가 상장되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해외투자가들의 초단기적 선택과 집중이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준다. 우리 증시에도 해외주가지수에 연동된 종목이 늘고 있다. 그만큼 바다 건너 나비의 날개짓이 비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 이 비바람에 가지가 많은 나무는 크게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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