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SC제일은행도 카드사 분사 추진 … 과열경쟁 우려
국내 신용카드산업의 경쟁 구도는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 캡티브 전업계 카드사, 겸영은행 등 3개 그룹으로 재편되고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가 카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11년도 춘계세미나에서 "카드시장 성장기에 캡티브(Captive) 카드사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성숙기에는 금융지주계열 카드사가 주도할 것"이라며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는 자금조달비용 절감, 안정적인 모집 채널 확보 등과 같은 겸영은행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숙기 단계에 있는 카드 시장에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가 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카드산업의 양호한 수익성과 시장집중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 총자산이익률, 은행의 7배에 달해 = 최근 4년 동안 전업계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연평균 5.7%를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의 이익률은 0.8% 밖에 안됐다. 리스사 0.77%, 할부금융사가 1.91%인 것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다.
특히 가맹점 수입이 전체 수익의 60%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데도, 시장 독과점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의 경쟁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와 시장집중도(CRn)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HHI 값은 2005년 1489에서 2007년 1380, 2009년 1327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325로 더 낮아졌다. 1000미만이면 경쟁적인 시장, 1000에서 1800 미만이면 다소 집중된 시장, 1800 이상이면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간주된다. CR3도 2005년 58.7%에서 지난해엔 50.5%로 떨어졌다. CR3가 75%를 넘어야 독과점 시장으로 분류되는데, 50.5%는 독과점 구조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후발 카드사가 진입하기에 용이하다는 의미이다.
실제 2009년 11월 하나카드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초로 겸영 은행에서 전업계 카드사로 전환됐고, 지난 3월에는 KB국민카드가 KB은행으로부터 분사했다. 또 농협이 금융지주 전환과 함께 카드사 분사를 계획중이고, SC제일은행도 홈플러스와 합작 카드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전업계 전환에 힘입어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업계 카드사의 비중이 74.0%로 2002년 수준을 회복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겸영은행들이 카드 분사를 추진함에 따라 신용카드업무가 더 이상 은행 업무의 한 분야가 아니라 독자적인 비즈니스로 커지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전업계 카드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과열경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과열 경쟁이 경기 위축기나 새로운 금융위기 발생 시에 카드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산업 특성상 유동성 리스크가 부담 = 신용카드 산업은 지급 결제업무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 특히 민간 소비 변동에 민감하다. 대체로 명목 민간소비 증가율과 신용판매 증가율이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인다. 2003∼2004년, 2009년의 경기 둔화 때, 민간 소비가 위축돼 결제 수요가 줄어들자 신용카드 이용액도 둔화됐다.
또 수신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 산업 특성상 외부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진다. 카드대란의 원인도 카드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유발됐고 세계 금융위기 때에도 유동성 문제가 가장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마나 2005년 이후 카드채 수요가 확보되면서 자금조달 구조가 안정화됐으나 새로운 위기가 발생하면 또 다시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지난해말 현재 카드채 비중이 69%에 이를 정도로 조달구조의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위기 상황에서는 카드채 스프레드가 급등해 시장에서 카드채를 소화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감독당국이 예방차원에서 규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지나친 규제는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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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카드산업의 경쟁 구도는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 캡티브 전업계 카드사, 겸영은행 등 3개 그룹으로 재편되고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가 카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2011년도 춘계세미나에서 "카드시장 성장기에 캡티브(Captive) 카드사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성숙기에는 금융지주계열 카드사가 주도할 것"이라며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는 자금조달비용 절감, 안정적인 모집 채널 확보 등과 같은 겸영은행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숙기 단계에 있는 카드 시장에 금융지주계열 전업계 카드사가 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카드산업의 양호한 수익성과 시장집중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 총자산이익률, 은행의 7배에 달해 = 최근 4년 동안 전업계 카드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연평균 5.7%를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은행의 이익률은 0.8% 밖에 안됐다. 리스사 0.77%, 할부금융사가 1.91%인 것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다.
특히 가맹점 수입이 전체 수익의 60%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데도, 시장 독과점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의 경쟁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와 시장집중도(CRn)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HHI 값은 2005년 1489에서 2007년 1380, 2009년 1327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325로 더 낮아졌다. 1000미만이면 경쟁적인 시장, 1000에서 1800 미만이면 다소 집중된 시장, 1800 이상이면 매우 집중된 시장으로 간주된다. CR3도 2005년 58.7%에서 지난해엔 50.5%로 떨어졌다. CR3가 75%를 넘어야 독과점 시장으로 분류되는데, 50.5%는 독과점 구조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후발 카드사가 진입하기에 용이하다는 의미이다.
실제 2009년 11월 하나카드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초로 겸영 은행에서 전업계 카드사로 전환됐고, 지난 3월에는 KB국민카드가 KB은행으로부터 분사했다. 또 농협이 금융지주 전환과 함께 카드사 분사를 계획중이고, SC제일은행도 홈플러스와 합작 카드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전업계 전환에 힘입어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업계 카드사의 비중이 74.0%로 2002년 수준을 회복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겸영은행들이 카드 분사를 추진함에 따라 신용카드업무가 더 이상 은행 업무의 한 분야가 아니라 독자적인 비즈니스로 커지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전업계 카드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과열경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과열 경쟁이 경기 위축기나 새로운 금융위기 발생 시에 카드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산업 특성상 유동성 리스크가 부담 = 신용카드 산업은 지급 결제업무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 특히 민간 소비 변동에 민감하다. 대체로 명목 민간소비 증가율과 신용판매 증가율이 유사한 패턴으로 움직인다. 2003∼2004년, 2009년의 경기 둔화 때, 민간 소비가 위축돼 결제 수요가 줄어들자 신용카드 이용액도 둔화됐다.
또 수신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 산업 특성상 외부충격이 가해지면 바로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진다. 카드대란의 원인도 카드채 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유발됐고 세계 금융위기 때에도 유동성 문제가 가장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마나 2005년 이후 카드채 수요가 확보되면서 자금조달 구조가 안정화됐으나 새로운 위기가 발생하면 또 다시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지난해말 현재 카드채 비중이 69%에 이를 정도로 조달구조의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위기 상황에서는 카드채 스프레드가 급등해 시장에서 카드채를 소화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감독당국이 예방차원에서 규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지나친 규제는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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