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등 돌리는 대통령과 국회의장

지역내일 2011-05-19 (수정 2011-05-19 오후 1:54:11)
MB, 3년째 기념식 불참 … 박희태, 공식 논평 한 줄 없어

국가가 지정한 공식기념일인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지도자의 외면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은 기념식 참석을 거부하고, 국회의장은 그 흔한 논평 한 줄 없다.

야당과 재야시민단체들에서 '의도적인 외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행정부 수장인 이명박 대통령은 공식 기념행사에 3년째 불참해 야당의 비난을 자초했다. 2008년 취임 첫해 참석 후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청와대측은 '국무총리를 보내고, 공식 일정도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가기념일 참석이 국제기구 사무총장 면담보다 뒤로 밀릴 사안은 아니라는 것. 더구나 우연히 한 번 불참하는 것도 아니고 3년 내내 불참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외면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또 최근 이 대통령이 자전거 축제와 카이스트 졸업식 등 각종 지방행사에 부지런히 참석하면서도 유독 5·18 행사만 불참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차 영 민주당 대변인은 "자전거 대회보다 못한 것이 5·18민주화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이명박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이 대통령의 3년 연속 불참은 5·18 광주 정신을 인정하지 않는 자신의 반민주·반통일적 정치 신념을 적나라하게 고백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념식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 참석여부를 놓고 양론이 있었지만 과학벨트 등 분위기도 안 좋은 상태에서 참석했다가 봉변을 당하거나 소란이 나면 오히려 국민통합에 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도 5·18기념식에 불참하는 것이 낫겠다는 청와대 참모진의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5·18에 대한 외면은 대통령 뿐만이 아니다. 입법부 수장인 박희태 국회의장 역시 이날 기념식 불참은 물론이고 공식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더구나 박 의장은 이날 인도의 종교시인 타고르 흉상제막식에 참석해 "일제 암흑기 타고르의 시가 우리 민족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다"며 "타고르 정신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5.18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 의장은 서울에서 열리는 G20국회의장 회의에 대해 하루에 몇번씩 환영사와 각종 논평을 내면서도 5·18에 대해서는 외면했다.

더구나 박 의장은 한나라당 대표시절에는 5·18기념식에 참석하고 민주묘지도 참배했지만 국회의장이 된 뒤에는 기념식 불참은 물론이고 단 한 차례의 언급조차 없어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이는 한나라당 출신이자 직전 국회의장인 김형오 의장이 2009년 5·18민주묘지를 직접 방문해 참배하고, 지난해에도 "화합과 통합을 지향하는 성숙한 정치문화를 이룩하는 것이 5·18의 희생과 그날의 영령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성홍식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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