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왜관철교 붕괴현장] 106년 끄떡없던 왜관철교, 맥없이 ‘폭삭’

지역내일 2011-06-27 (수정 2011-06-27 오후 2:46:04)
4대강사업 강바닥 준설, 2번 교각은 보강 안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옛 왜관철교가 있는 낙동강 강변. 수십명의 주민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흙탕물로 변한 철교(호국의 다리)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새벽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경북 봉화 문경 영주 등 상류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불어난 강물에 '호국의 다리' 교각이 유실됐고 상판과 구조물이 폭삭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이 다리는 1905년 만들어져 106년 동안 끄떡없이 버텨왔지만 지난 25일 새벽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힘없이 무너졌다. 6·25 전쟁때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잠시 끊어진 적은 있지만 교각 자체가 붕괴되지는 않았다. 옛 왜관철교는 이날 사고로 총 길이 467m 가운데 상판 100m 가량이 내려앉았고 교각 1개가 유실됐다. 1905년 낙동강대교로 건설된 이 교량은 1993년 일부 구간을 보수했으며 사람만 통행하는 인도교로 이용되고 있었다.

강변에 나온 주민들은 6·25 전쟁 발발일 새벽 수해로 무너진 옛 왜관철교를 보며 착찹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낙동강이 옛날 강이 아니야. 강물도 빠르고 물길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강물이 불어나면 옛날에는 왜관읍쪽 고수부지로 물이 쏠렸는데 4대강 공사를 시작한 이후로는 반대편 관호리쪽으로 물길이 쏠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1980년대 중반에는 강물이 호국의 다리를 범람한 적도 있고 보통 여름 장마철이나 태풍이 오면 상판 아래 1.5m지점까지 물이 차는데 이번에는 강바닥을 많이 파서인지 다리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저지 대구연석회의는 26일 오전 왜관철교 아래 낙동강 둑에서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옛 왜관철교가 무너진 것은 4대강사업의 과도하고 무리한 준설 때문"이라며 "망국적 4대강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100년이 넘는 세월을 낙동강과 함께 한 '호국의 다리'가 붕괴된 것은 졸속공사 강행과 엉터리 환경평가, 무분별한 준설, 시공사의 이윤추구만 생각한 교각보강 미비로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한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25일 오전에는 "무너진 2번 교각은 낙동강 사업구역의 준설구역이 아니어서 교각 보강공사에서 제외된 곳"이라며 "22일부터 내린 비의 영향을 받아 수위가 상승하고 유속이 빨라져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에는 사고원인에 대해 "시설물 노후로 인한 유실로 추정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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