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2천만원 대출받은 사연

지역내일 2011-06-28
후원계좌 폐쇄, 당협운영비 쪼들려 은행 찾아
청렴 강조 '짠돌이' 자처 … 이르면 8월 당 복귀

정권실세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은 얼마전 정부청사에 있는 농협에서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서민에겐 적지 않은 돈이지만, 거물정치인이라면 1년에 수억씩 후원금이 몰리기 때문에 대출받아야 할 만큼의 거액은 아니었다.

사연은 이랬다. 이 장관은 지난해 8월 금배지를 단지 한달만에 특임장관에 임명되면서 후원회 계좌를 폐쇄했다고 한다. 합법적으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현역의원이지만, 동시에 장관을 겸임해야 하는 입장에서 혹시나 의도가 의심스러운 후원금이 몰릴 것을 우려한 것. 이 장관으로선 연간 1억5천만원(선거가 있는 해는 3억원)의 후원금을 포기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지역구 당원협의회에서 발생했다. 당원협의회 운영에 드는 비용은 통상 후원금에서 지출한다. 이 장관처럼 후원금이 없으면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장관은 결혼한 자녀를 포함한 재산이 7억1751만원(2011년 3월 공직자 재산등록기준)에 불과하다. 국무위원 중 최하위다. 결국 이 장관은 서민과 마찬가지로 급전 마련을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다는 후문이다.

은평구 구산동 낡은 주택에 수십년 째 사는 이 장관과 돈이 엮인 사연은 더 많다. 이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쓸 수 있는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를 아끼는 걸로도 유명하다.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주변에 밥과 술을 사는데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생색용 자금'이다.

하지만 이 장관은 자신의 생색을 내는데 혈세를 쓰는 걸 꺼린다고 한다. 지난 4월말 재보선 패배 뒤 정무활동보단 국민과의 소통에 치중하면서 자신에게 배당된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의 상당액을 남긴다는 것.

국민권익위원장 시절에도 자신이 쓸 수 있는 업무추진비 가운데 매달 200만∼300만원씩 아꼈다가, 직원들 격려금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정무활동 비중을 줄였으니 거기에 쓰라고 (나라에서) 준 돈도 덜 쓰는게 당연하다는 게 이재오식 금전관"이라며 "정치인 장관이면 누구나 나랏돈으로 생색내기 일쑤인데 이 장관은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측근은 "본인이 '부패없는 청렴사회'를 주장하다보니 돈문제에 있어선 지나칠 정도로 자기 절제가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내달 초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아프리카를 간다.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한다. 이 대통령과 이 장관 사이에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미묘한 기류가 감지돼 왔다. "예전처럼 돈독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 것. 이 장관은 1주일간의 동행을 통해 본의 아니게 불거진 불협화음을 불식시키면서 관계복원을 이뤄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를 재확인한 뒤 이르면 8월 개각을 통해 당으로 돌아와 또다른 도전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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