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키운 ‘뽕’따러 가세”

지역내일 2011-05-24 (수정 2011-05-24 오후 1:59:07)
부안, '오디' 수확 한창
1000억원 매출 눈앞

지난 20일 오전 전북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삼현마을. 김진호(56)씨 비닐하우스 뽕 밭에서 그물망 설치가 한창이다.

아주머니 3명이 부지런히 그물을 묶는 사이 뽕나무에 매달려 있던 새까만 오디가 '후두둑' 떨어진다. 김씨는 "5월 한 달 간 이틀에 한번 꼴로 따는데 그물망 친다고 하루를 미뤘더니 성질 급한 놈들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뽕나무를 재배해 온 김씨는 2007년부터 비닐하우스에 뽕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5월 중순 이후 수확하는 노지재배 오디보다 1달 정도 빨라 kg당 2000원 정도 더 받는다.

김씨는 "2004년부터 '뽕나무를 심어보자'고 했더니 동네에서 정신나간 사람 취급 하더라"면서 "지금은 논은 물론이고 손바닥만한 밭뙈기만 보여도 너 나 할 것 없이 뽕나무를 심는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뽕나무 재배로 990㎡(300평)당 수입이 300만~400만원으로 쌀 농사의 3배를 넘는다. 수확에도 별다른 기구가 필요없어 노령에도 딸 수 있다. 김씨는 비닐하우스 10동(6600㎡)과 논·밭 2만6400㎡에서 뽕나무를 재배해 친환경 무농약 인증 오디를 생산하고 있다.

전북 부안군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뽕나무를 지역 성장산업으로 키워가고 있다.

2005년 신활력사업으로 시작한 뽕나무 재배 사업은 부안 변산, 줄포, 하서면의 논까지 파고 들어 60ha였던 재배면적이 390ha로 늘어났다. 45농가에 불과했던 재배농도 948농가로 늘어 전국 뽕밭의 20%에 육박한다. 부안군은 원래 뽕나무 천국이었다. 물빠짐이 좋은 토양에다 미네랄이 풍부한 해수, 깨끗한 공기와 오염없는 환경이 뽕 재배에는 제격이었다.

480ha에 이르렀던 뽕밭은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쇠퇴하기 시작해 변산면 일부농가가 노지 재배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 왔다. 수익이라고 해봐야 누에를 말려 환(丸)으로 만들어 약용으로 쓰이는 정도로 연간 6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2004년 후반기부터 군이 역점사업으로 뽕나무를 들고 나오면서 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갈아 엎었던 땅에 다시 뽕나무를 심고, 선도농가에서는 전국에서 처음 비닐하우스 재배를 성사 시켰다. 한 해 2000톤 가까운 오디를 생산해 60%는 생과로 판매하고 40%는 오디주나 와인 등 가공해서 판매한다.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한 뽕잎은 바지락죽 칼국수 찐빵·두부·국수 원료로 사용되고 뽕잎 추출액으로 고등어의 비린내를 잡아 '뽕잎 고등어'로 판매한다. 달콤하고 뒤 끝 없는 맛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뽕주'는 2007년부터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수출길에 올랐다.

부안 뽕 산업이 연간 1000억원대 매출에 육박하면서 오디주 생산업체 3곳을 포함해 가공업체 19곳이 부안에 둥지를 틀어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부안군청 특화산업과 김남철 계장은 "오디 생산철이 되면 전국 지자체에서 견학과 방문을 문의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뽕나무를 재배하는 곳은 많지만 부안처럼 지역의 핵심성장산업으로 자리잡은 곳은 드물다"라고 자신했다.

2009년 정부가 전국 124개 지역특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뽕나무가 '부안 참뽕' 브랜드로 되살아나 시골 지자체를 살려낸 셈이다.

부안군은 어렵사리 되살린 뽕 산업을 체험관광과 실크 생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변산면 마포리에 누에체험센터를 건립하고 일대에 7만6186㎡ 규모의 '누에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부안 뽕·오디 산업의 홍보 거점이자 관광·체험촌인 셈이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과거 바다였던 땅 위에서 뽕나무가 자랄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2, 3차 가공산업에 체험관광을 곁들인 부안 참뽕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말했다.

부안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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