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세계가 인정했다

지역내일 2011-05-25 (수정 2011-05-25 오후 1:33:39)
기록물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 "국제사회 인권 지침서"

일성록도 등재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제10차 회의를 열어 한국의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가 제출한 안건을 심의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등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IAC 회의 결과를 25일 공식 발표한다.

IAC의 등재 권고 결정이 나오면 사무총장이 통상 2~3개월 이내에 최종 확정하게되지만 유네스코에서는 IAC 등재 권고 결정이 나면 등재가 확정된 것으로 간주한다.

IAC는 지난해 3월 관련 자료들이 제출된 이후 소위원회를 구성해 등재 여건 등을 심사해왔다.

'5·18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는 정부기관 자료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자료 시민성명서 사진·필름 피해자 병원 치료기록 국회자료 국가보상자료 미국비밀해제문서 등 5·18 전개 과정과 흐름을 보여주는 방대한 자료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내일신문 17일자 20면 참조)

국내 일부 우익단체가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반대 청원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지만 김황식 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한 "이미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것인 만큼 그런(우익단체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IAC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될 5·18 기록물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정부 기관과 시민들이 남긴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사진 왼쪽은 5·18 당시 광주 도심에 뿌려진 유인물이고 오른쪽은  5·18 당시 진압군의 만행을 촬영한 필름.    사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 제공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하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5·18의 세계화는 물론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6·25 전쟁 이후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오늘날 한국 민주화의 초석이 된 5·18의 가치와 그 유산을 세계가 인정해 준 셈이다.

이번에 제출된 5·18 기록물들은 항쟁의 당사자들이 '폭도'로 몰려 구속되고 많은 시민들이 생명의 위협에 노출되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고 지속적으로 계엄군의 총칼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친 장엄한 기록들이다.

5·18 기록물은 부당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존엄성을 유린할 때 얼마나 비극적이며 반인권적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신념을 지킨 광주 시민들의 인권과 평화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유네스코가 5·18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킨 이유는 5·18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냉전 체제를 해체하고 민주화를 이루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과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하는 국가폭력에 대한 민중의 숭고한 저항을 담은 기록을 인류가 보존하고 후세에 교육해야 한다는 우리 측의 등재 신청 동기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진실성과 역사성에서 큰 의미를 가진 5·18 기록물들은 그 내용뿐 아니라 자료 자체의 다양성과 포괄성이라는 측면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관련 기록물들은 인권ㆍ민주ㆍ법치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세계인들의 가슴에 새기고 정의를 지향하는 인권교육의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5·18 기록물은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사업 일반 운영지침에 따라 기록유산 부산물들의 보급과 인식 제고 등을 보장받을 수 있고 보존관리에 있어서 유네스코의 보조금 및 기술적 지원은 물론 세계기록유산 로고를 사용하고 유네스코를 통한 지속적 홍보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기록문화 유산 등재를 계기로 광주시가 계획 중인 광주 평화상 제정, 유엔 인권도시 지정 등의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5·18기념재단 등 관련단체들은 "이제 5·18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미래의 역사로서 거듭나게 됐으며 세계 각국의 교과서에 오를 것이기 때문에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했다.

한편 IAC는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이나 국정의 제반 운영 사항을 매일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인 일성록에 대해서도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다.

대한민국 국보 153호이기도 한 일성록은 조선후기에 국왕의 동정과 국정의 제반운영사항을 매일매일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 자료로 1760년(영조 36) 이후 1910년(융희 4)까지 151년치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이자 필사본으로 모두 2329책 전체가 온전하며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보관 중이다. 정조가 세손 시절에 쓰기 시작한 존현각일기에 뿌리를 둔 일성록은 정조 즉위 이후에는 국가의 공식기록으로 편입됐다.

문화재청은 일성록이 단순한 조선후기의 역사 기록물에 그치지 않고 18~20세기 동ㆍ서양의 정치ㆍ문화 교류의 구체적 실상과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을 담은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일국사를 넘어서는 세계적 중요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은 9개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고병수 기자 · 연합뉴스 종합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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