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회장, 낙하산 논란에 강한 불만 토로 … "인사개입·외압 제로다"
"내가 (1년 전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올 때, 많은 사람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라 욕했다. (취임 후) 금융의 실무지식이나 전략 측면에서 누구에게도 뒤진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내가 못난 고려대학교를 나와서 문제가 되는 것인가."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연회장에서 열린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른 어 회장은 그동안 가슴에 쌓아두었던 불만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간담회장에 일순간 깊은 침묵이 감돌았고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어 회장의 성량은 더 크게 울렸다.
이날 어 회장은 "내가 성향은 보수적인데 변화와 혁신 추구에는 누구보다도 진보적"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7월 13일이 취임일임을 상기시킨 그는 "지난 1년 간 KB금융이 엄청나게 변화했다"며 "은행이 독립적이고 투명해졌다. 회장이 인사에 개입하거나 정치적 외압은 제로다. 우리만큼 투명한 경영을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3244명의 희망퇴직, 50%에서 40%로 낮아진 영업이익대비 경비 비율, 임직원·해외투자자와의 전방위 소통 노력, 7500억원에 이르는 1분기 당기순이익 등 재임 1년간의 성과 설명이 뒤따랐다.
어 회장의 '못난 고려대' 발언은 한국 금융산업의 과제로 주제가 넓어지면서 터져나왔다. 그는 "한국 금융산업이 해외에 나가 성공하려면 외국 금융기관도 존경할 수 있는 국제적 네트워크와 소통 능력을 지닌 비즈니스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 옹호론도 나왔다. 강 회장이 실세니, 대통령 측근이니 해서 비판을 받지만 "향후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강 회장 같은) 사람이 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B는 지배구조 문제로 크지 못했고, 이런 리더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산업이 클 수 없다"고 한 뒤 작심한 듯 '못난 고려대' 발언을 쏟아냈다.
취임 직후 김승유 하나금융회장, 이팔성 우리금융회장과 어 회장 등 3대 금융지주사의 수장이 모두 이명박대통령의 고대 동문 임을 두고 'KKK의 금융장악'이란 말이 나오고, 올 3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강만수 회장이 취임하자 '4대 천왕'이란 용어까지 나도는 등 '정권 측근 실세의 낙하산 인사'란 비판이 끊이지 않은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자격이 없고 능력이 없는 사람이 그런 일을 한다면 문제가 되지만"이라며 말을 이은 그는 과거 두 차례나 KB금융회장직 요청을 받은 일, 30년간의 대학 금융강의, 금융통화위원 재직과 은행·보험·증권 등 각종 금융회사 사외이사직 수행 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바이어스(편견) 돼 있는 것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가)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문제가 되는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내가 하려 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나"는 대목에선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어 "금통위원 중 서울대 출신이 몇 명 있는지 보라. 얼마나 도덕성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느냐가 조직을 살리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KB는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을 일컬어 "기재부 차관 출신으로 능력을 높이 사 내가 모셨다"며 "윤(증현) 장관이 부탁해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부나 청와대에서 추천이나 인사에 대해 어떤 말도 없었다"고도 했다. 또 "우리 지주회사 임원들이 한명이라도 대출의뢰를 했나. 1년 동안 한건도 없다"면서 "KB는 독립적이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해 갈 것이고 외부압력에 의한 인사나 대출 스캔들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어 회장은 이날 경영 현안과 관련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밝혔고,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8월 중 지주사와 국민은행에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을 선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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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년 전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올 때, 많은 사람들이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라 욕했다. (취임 후) 금융의 실무지식이나 전략 측면에서 누구에게도 뒤진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내가 못난 고려대학교를 나와서 문제가 되는 것인가."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연회장에서 열린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른 어 회장은 그동안 가슴에 쌓아두었던 불만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간담회장에 일순간 깊은 침묵이 감돌았고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어 회장의 성량은 더 크게 울렸다.
이날 어 회장은 "내가 성향은 보수적인데 변화와 혁신 추구에는 누구보다도 진보적"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7월 13일이 취임일임을 상기시킨 그는 "지난 1년 간 KB금융이 엄청나게 변화했다"며 "은행이 독립적이고 투명해졌다. 회장이 인사에 개입하거나 정치적 외압은 제로다. 우리만큼 투명한 경영을 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3244명의 희망퇴직, 50%에서 40%로 낮아진 영업이익대비 경비 비율, 임직원·해외투자자와의 전방위 소통 노력, 7500억원에 이르는 1분기 당기순이익 등 재임 1년간의 성과 설명이 뒤따랐다.
어 회장의 '못난 고려대' 발언은 한국 금융산업의 과제로 주제가 넓어지면서 터져나왔다. 그는 "한국 금융산업이 해외에 나가 성공하려면 외국 금융기관도 존경할 수 있는 국제적 네트워크와 소통 능력을 지닌 비즈니스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회장 옹호론도 나왔다. 강 회장이 실세니, 대통령 측근이니 해서 비판을 받지만 "향후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강 회장 같은) 사람이 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B는 지배구조 문제로 크지 못했고, 이런 리더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산업이 클 수 없다"고 한 뒤 작심한 듯 '못난 고려대' 발언을 쏟아냈다.
취임 직후 김승유 하나금융회장, 이팔성 우리금융회장과 어 회장 등 3대 금융지주사의 수장이 모두 이명박대통령의 고대 동문 임을 두고 'KKK의 금융장악'이란 말이 나오고, 올 3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강만수 회장이 취임하자 '4대 천왕'이란 용어까지 나도는 등 '정권 측근 실세의 낙하산 인사'란 비판이 끊이지 않은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자격이 없고 능력이 없는 사람이 그런 일을 한다면 문제가 되지만"이라며 말을 이은 그는 과거 두 차례나 KB금융회장직 요청을 받은 일, 30년간의 대학 금융강의, 금융통화위원 재직과 은행·보험·증권 등 각종 금융회사 사외이사직 수행 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바이어스(편견) 돼 있는 것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가)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문제가 되는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내가 하려 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나"는 대목에선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어 "금통위원 중 서울대 출신이 몇 명 있는지 보라. 얼마나 도덕성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느냐가 조직을 살리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KB는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을 일컬어 "기재부 차관 출신으로 능력을 높이 사 내가 모셨다"며 "윤(증현) 장관이 부탁해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부나 청와대에서 추천이나 인사에 대해 어떤 말도 없었다"고도 했다. 또 "우리 지주회사 임원들이 한명이라도 대출의뢰를 했나. 1년 동안 한건도 없다"면서 "KB는 독립적이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해 갈 것이고 외부압력에 의한 인사나 대출 스캔들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어 회장은 이날 경영 현안과 관련 "생명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밝혔고,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8월 중 지주사와 국민은행에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을 선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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