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국가·분야 고를 때부터 '선택과 집중'
한국 금융기관들, 한국 대기업들 글로벌파트너로 인정 못받는 것이 현실 … 대기업-금융기관 연계한 해외진출 검토할 만
의사결정을 한국인이 하려는 관행이 글로벌화 막아 '오픈마인드' 필요 … 국제금융 전문가 양성하는 국가적 인프라 만들어야
한국의 금융사들이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금융의 삼성전자'를 부르짖은 지는 꽤 됐다. 본격적인 해외진출 붐은 90년대부터 일었지만 97년 IMF외환위기 때 한번 철퇴를 맞았다. 최근 다시 한번 글로벌 금융사의 꿈을 꾸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은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내일신문은 지난달 30일 현재 우리나라 금융사의 해외진출의 현주소를 평가하고 전망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출지역과 분야를 엄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는 권태균 하나은행 본부장, 노태일 현대증권 본부장, 백명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이재민 수출입은행 부행장(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박진범 재정금융팀장(이하 박)일단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을 대략적으로 평가해보면 좋겠다.
이재민 수출입은행 부행장(이하 이) 우리 제조기업들이 도달해 있는 글로벌화 단계와 비교하면 금융기관들의 해외진출은 상당히 뒤처져 있다. 해외에 진출한 금융기관 수도 적고, 영업 방식이나 취급하는 금융상품도 단순한 편이다. 수익성도 높지 않고 적자를 내기도 한다.
백명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이하 백) 3월 현재 증권사 22개, 자산운용사가 16개가 해외에 진출했다.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의 해외비즈니스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외사업수익 비중을 보면 UBS 73%, 도이치 82%, HSBC 68%, 노무라 48%이지만, 국내 대형증권사 중 한 증권사를 예로 볼 때 3%에 불과하다.
권태균 하나은행 본부장(이하 권) 우리 일부 대기업의 경우 생산의 80%, 매출의 85% 정도가 해외에서 일어난다. 이에 비해 국내은행들의 해외 노출도는 미미하다.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는 우리 은행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거래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IMF 이후 국제부문이 많이 위축된 측면이 있다. 해외지점도 97년 257개에서 98년 한해만 134개로 123개가 줄어들었다.
노태일 현대증권 본부장(이하 노) 증권 쪽도 비슷한 상황이다. IMF가 터지면서 손실이 많이 났고 이후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2010년 말부터 삼성증권이 홍콩 쪽에 투자를 늘리면서 여타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해외진출을 강조하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우리 증권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한 상태이고, 업무도 위탁매매에 집중돼 있는 한계가 있다.
박 우리나라 경제수준에 비해서 금융 쪽의 해외진출 수준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이 해외로 나갈 때는 일단 대상 지역 선정, 가서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국내 금융사들이 국제적으로 열위에 있기 때문에 무작정 전세계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하기 보다는 자기경쟁력에 맞는 대상지역을 선정하고 비즈니스도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중국처럼 레드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보다는 남들이 잘 안 가는 지역, 예를 들어 중앙아시아, 중남미, 중동 같은 곳에 진출하면 역량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권 하나금융연구소에서 해외진출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스탠다드차타드금융그룹, HSBC, 산탄데르, 씨티은행의 사례를 조사한 바 있다. 시사하는 바는 우리가 단기간에 영미계의 글로벌 뱅크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눈여겨볼 회사는 산탄데르 은행이다. 산탄데르 은행은 자기가 잘 아는 지역에 잘아는 사업부문에 특화해서 기본자본기준으로 세계 9위까지 갔다.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진출도 차별화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진국 금융중심지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점형태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지역, 잘할 수 있는 업종으로 집중해서 해외법인 형태로 진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노 증권업계에서는 상위 몇개사가 해외진출을 추진하면 다른 증권사들도 따라가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까 쏠림현상 등으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패턴을 되풀이하고 있다. 맥쿼리의 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쿼리는 한국에 진출할 때 인프라투자에서 시작해 증권, 자산운용까지 진출했다. 우리가 잘 하는 부분이 뭔지 그것부터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백 골프를 잘 치려면 코스에 따른 전략과 정교한 샷연습을 많이 해야 하듯이 우리가 해외진출을 하는데도 정교한 해외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우리나라로서는 아시아 신흥시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유리하지 않나 생각된다.
박 인력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같다. 해외진출과 관련한 인재양성방안을 생각해보자.
이 국내 파견 직원은 물론 현지직원의 역량확충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 파견인력들의 역량 배양을 위해서는 금융기관 인사 시스템이 선진화되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장기적으로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2∼3년마다 순환근무 방식을 채택하는 곳이 많은데, 이런 풍토에서는 전문가가 나오기 어렵다.
실무자로 채용한 현지인들에 대해서는 보수나 대우를 타 기관들보다 좀 더 우대하여 고급인력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인력을 국내로 데려와 일정기간 훈련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은 해외사무소 근무 현지직원들을 정기 초청해 1주일 정도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백 해외우수인재를 채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자격증에 대한 국가 간 상호인증도 필요하다.
영국이나 싱가폴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제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우리의 경우 그런 교육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교육원을 비롯하여 은행 쪽의 금융연수원과 보험 쪽의 보험연수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명 금융사관학교를 별도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생각이 강해서 글로벌화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본국 직원들이 하고 집행은 현지인들이 하라는 게 일반적인데 좀더 오픈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3월말 현재 중국유한공사 전체직원 335명 중에서 국내직원은 23명뿐이다. 현지직원 중에 분행장 1명, 지행장 5명이 있다. 그만큼 현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요즈음 중국의 경우 금융계 종사자들의 급여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현지직원들의 이직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우수 현지인력들을 유치하기위해서는 보다 나은 급여와 복지수준을 갖추어서 유인해야 하는데 임계점에 와있다는 생각도 든다.
노 해외 전문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금융투자협회에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차라리 현지에 있는 교포인력을 활용해 이들의 한국시장 이해도를 높인다든지, 한국 인력을 어느 지역 전문가로 만드는 과정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과정이 필요하다.
박 외국인력을 국내 금융사에 데리고 오는 방법은 어떤가.
권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외국인 전문가들을 팀단위로 데려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해외 장기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이 최고의 역량을 갖고 있는데 이 두 은행들은 외국선진은행에서 배우고, 우리나라 은행들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서 배우는 선순환 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박 우리나라가 과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이 투자은행의 경쟁력은 사람에 달려 있는 부분이 많다. 해외 PF의 경우 장시간이 소요되는 거래가 대부분이다. 이때 담당자가 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프로젝트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조직에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 우리나라가 97년말 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는데 이때 배운 부실자산처리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선, 전기, 자동차 산업이 세계 최고의 수준인데 이런 제조업과 연결해서 투자은행업무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 IB업무와 관련하여 IMF를 극복한 노하우는 굉장히 중요한 무형자산이다. 그러나 그 노하우를 해외현지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은 아직 진행중이다. 우리가 다음번에 안 당 할 정도는 됐지만 수익적인 모델로 만드는 체계화 작업을 하지 못한 것 같다.
또 국내에서 보면, 사모펀드(PEF)나 소규모 부띠끄들이 IB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을 변방에 두기보다는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융역량이 상당수준 축적돼 있는 이들을 조직화해 활용하는 것도 한국 IB 경쟁력 강화의 과제다.
박 제조기업과 공동진출하면 어떨까.
이 대기업들은 해외진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과 공동 출자하여 해외에 동반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백 국내 금융회사들의 무리한 진출경쟁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제조업들과 동반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권 해외부문에서는 국내 대기업들과 국내 은행들이 진정한 파트너가 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상대방의 능력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므로 그런 면에서 우리 금융사들도 시스템과 역량를 갖추기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도 단기적인 편의성만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윈윈할 수 있도록 해외부문에서 국내 금융사들과의 거래 관행을 재설정하는 검토과정이 있었으면 한다.
노 현지 관련한 사항에 신경을 써야할 때 국내 인허가 등에 시간을 소요하는 측면이 있다. 국내 금융당국이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우리나라 금융사들이 해외파트너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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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기관들, 한국 대기업들 글로벌파트너로 인정 못받는 것이 현실 … 대기업-금융기관 연계한 해외진출 검토할 만
의사결정을 한국인이 하려는 관행이 글로벌화 막아 '오픈마인드' 필요 … 국제금융 전문가 양성하는 국가적 인프라 만들어야
한국의 금융사들이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금융의 삼성전자'를 부르짖은 지는 꽤 됐다. 본격적인 해외진출 붐은 90년대부터 일었지만 97년 IMF외환위기 때 한번 철퇴를 맞았다. 최근 다시 한번 글로벌 금융사의 꿈을 꾸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은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내일신문은 지난달 30일 현재 우리나라 금융사의 해외진출의 현주소를 평가하고 전망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출지역과 분야를 엄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개최된 좌담회에는 권태균 하나은행 본부장, 노태일 현대증권 본부장, 백명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이재민 수출입은행 부행장(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박진범 재정금융팀장(이하 박)일단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을 대략적으로 평가해보면 좋겠다.
이재민 수출입은행 부행장(이하 이) 우리 제조기업들이 도달해 있는 글로벌화 단계와 비교하면 금융기관들의 해외진출은 상당히 뒤처져 있다. 해외에 진출한 금융기관 수도 적고, 영업 방식이나 취급하는 금융상품도 단순한 편이다. 수익성도 높지 않고 적자를 내기도 한다.
백명현 금융투자협회 본부장(이하 백) 3월 현재 증권사 22개, 자산운용사가 16개가 해외에 진출했다.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의 해외비즈니스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외사업수익 비중을 보면 UBS 73%, 도이치 82%, HSBC 68%, 노무라 48%이지만, 국내 대형증권사 중 한 증권사를 예로 볼 때 3%에 불과하다.
권태균 하나은행 본부장(이하 권) 우리 일부 대기업의 경우 생산의 80%, 매출의 85% 정도가 해외에서 일어난다. 이에 비해 국내은행들의 해외 노출도는 미미하다.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는 우리 은행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거래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IMF 이후 국제부문이 많이 위축된 측면이 있다. 해외지점도 97년 257개에서 98년 한해만 134개로 123개가 줄어들었다.
노태일 현대증권 본부장(이하 노) 증권 쪽도 비슷한 상황이다. IMF가 터지면서 손실이 많이 났고 이후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2010년 말부터 삼성증권이 홍콩 쪽에 투자를 늘리면서 여타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해외진출을 강조하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우리 증권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한 상태이고, 업무도 위탁매매에 집중돼 있는 한계가 있다.
박 우리나라 경제수준에 비해서 금융 쪽의 해외진출 수준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 같다.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이 해외로 나갈 때는 일단 대상 지역 선정, 가서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국내 금융사들이 국제적으로 열위에 있기 때문에 무작정 전세계를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하기 보다는 자기경쟁력에 맞는 대상지역을 선정하고 비즈니스도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중국처럼 레드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보다는 남들이 잘 안 가는 지역, 예를 들어 중앙아시아, 중남미, 중동 같은 곳에 진출하면 역량을 더 잘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권 하나금융연구소에서 해외진출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스탠다드차타드금융그룹, HSBC, 산탄데르, 씨티은행의 사례를 조사한 바 있다. 시사하는 바는 우리가 단기간에 영미계의 글로벌 뱅크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눈여겨볼 회사는 산탄데르 은행이다. 산탄데르 은행은 자기가 잘 아는 지역에 잘아는 사업부문에 특화해서 기본자본기준으로 세계 9위까지 갔다.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진출도 차별화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진국 금융중심지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점형태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지역, 잘할 수 있는 업종으로 집중해서 해외법인 형태로 진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노 증권업계에서는 상위 몇개사가 해외진출을 추진하면 다른 증권사들도 따라가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까 쏠림현상 등으로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패턴을 되풀이하고 있다. 맥쿼리의 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쿼리는 한국에 진출할 때 인프라투자에서 시작해 증권, 자산운용까지 진출했다. 우리가 잘 하는 부분이 뭔지 그것부터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백 골프를 잘 치려면 코스에 따른 전략과 정교한 샷연습을 많이 해야 하듯이 우리가 해외진출을 하는데도 정교한 해외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우리나라로서는 아시아 신흥시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유리하지 않나 생각된다.
박 인력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같다. 해외진출과 관련한 인재양성방안을 생각해보자.
이 국내 파견 직원은 물론 현지직원의 역량확충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 파견인력들의 역량 배양을 위해서는 금융기관 인사 시스템이 선진화되어야 한다.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장기적으로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2∼3년마다 순환근무 방식을 채택하는 곳이 많은데, 이런 풍토에서는 전문가가 나오기 어렵다.
실무자로 채용한 현지인들에 대해서는 보수나 대우를 타 기관들보다 좀 더 우대하여 고급인력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인력을 국내로 데려와 일정기간 훈련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은 해외사무소 근무 현지직원들을 정기 초청해 1주일 정도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백 해외우수인재를 채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자격증에 대한 국가 간 상호인증도 필요하다.
영국이나 싱가폴은 국가적 차원에서 국제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우리의 경우 그런 교육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교육원을 비롯하여 은행 쪽의 금융연수원과 보험 쪽의 보험연수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명 금융사관학교를 별도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생각이 강해서 글로벌화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본국 직원들이 하고 집행은 현지인들이 하라는 게 일반적인데 좀더 오픈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3월말 현재 중국유한공사 전체직원 335명 중에서 국내직원은 23명뿐이다. 현지직원 중에 분행장 1명, 지행장 5명이 있다. 그만큼 현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요즈음 중국의 경우 금융계 종사자들의 급여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현지직원들의 이직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우수 현지인력들을 유치하기위해서는 보다 나은 급여와 복지수준을 갖추어서 유인해야 하는데 임계점에 와있다는 생각도 든다.
노 해외 전문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금융투자협회에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차라리 현지에 있는 교포인력을 활용해 이들의 한국시장 이해도를 높인다든지, 한국 인력을 어느 지역 전문가로 만드는 과정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과정이 필요하다.
박 외국인력을 국내 금융사에 데리고 오는 방법은 어떤가.
권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외국인 전문가들을 팀단위로 데려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해외 장기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이 최고의 역량을 갖고 있는데 이 두 은행들은 외국선진은행에서 배우고, 우리나라 은행들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에서 배우는 선순환 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박 우리나라가 과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이 투자은행의 경쟁력은 사람에 달려 있는 부분이 많다. 해외 PF의 경우 장시간이 소요되는 거래가 대부분이다. 이때 담당자가 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프로젝트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조직에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 우리나라가 97년말 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는데 이때 배운 부실자산처리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선, 전기, 자동차 산업이 세계 최고의 수준인데 이런 제조업과 연결해서 투자은행업무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 IB업무와 관련하여 IMF를 극복한 노하우는 굉장히 중요한 무형자산이다. 그러나 그 노하우를 해외현지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작업은 아직 진행중이다. 우리가 다음번에 안 당 할 정도는 됐지만 수익적인 모델로 만드는 체계화 작업을 하지 못한 것 같다.
또 국내에서 보면, 사모펀드(PEF)나 소규모 부띠끄들이 IB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을 변방에 두기보다는 중심부로 끌어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융역량이 상당수준 축적돼 있는 이들을 조직화해 활용하는 것도 한국 IB 경쟁력 강화의 과제다.
박 제조기업과 공동진출하면 어떨까.
이 대기업들은 해외진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과 공동 출자하여 해외에 동반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백 국내 금융회사들의 무리한 진출경쟁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제조업들과 동반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권 해외부문에서는 국내 대기업들과 국내 은행들이 진정한 파트너가 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상대방의 능력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므로 그런 면에서 우리 금융사들도 시스템과 역량를 갖추기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도 단기적인 편의성만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윈윈할 수 있도록 해외부문에서 국내 금융사들과의 거래 관행을 재설정하는 검토과정이 있었으면 한다.
노 현지 관련한 사항에 신경을 써야할 때 국내 인허가 등에 시간을 소요하는 측면이 있다. 국내 금융당국이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우리나라 금융사들이 해외파트너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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