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선 (사)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가 거세다. 일부 대학에서 동맹휴학을 선언하고 나섰고 촛불집회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촛불집회 금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촛불시위에 대해 공중파 뉴스가 외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져가는 반값등록금의 요구가 제2의 광우병 촛불사태로 발전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등록금 자체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고액이라거나, '무상에 가깝게 고등교육을 해야 한다'는 학생집회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은 바로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은 정당도 한나라당이었고, 이 공약의 최초 제안자는 현 교육과학부장관이기도 하다.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이 쇄신의 핵심 방향은 민심을 받드는 것이라며 회심의 카드로 들고 나온 것이 반값등록금이었다. 자녀 한명을 키우는 데 3억2000만원 이상이 든다는 한 국책연구소의 보고서가 말해주듯 자식 키우기가 이렇게 고된 시절이 또 있었을까. 신고재산이 58억원이나 되는 오세훈 시장 같은 사람도 두 딸의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고 고백하지 않았는가. 서민과 중산층의 자녀는 아예 대학을 가지 말라는 것이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의 현실이다.
공약최초제안자는 교과부장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표심을 잡기 어렵다는 청년층의 환심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예비 학부모들의 관심도 붙잡아둘 수 있는 회심의 카드였다. 반값등록금의 불을 질러 놓고는 공약을 이행하라는 학생들에게 '집회는 금지'를 선물한 행태는 그래서 웃기지도 않는다. 학생들이 거리로 나오는 배경에는 한나라당이 반값등록금을 추진한다고 했다가 소득계층별 차등등록금제나 등록금 부담 완화로 말을 바꾸면서 반값등록금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계층별 차등등록금제는 정부재정 2조원을 투입해서 하위 소득계층 50% 학생들에게만 등록금을 경감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대학 등록금 총액이 15조원인데 2조원으로 어떻게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것인가. 이미 장학금으로 지원되고 있는 3조원을 빼면 적어도 6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소득계층별 지원을 시행해도 4조~5조원은 든다. 2조원으로 등록금 반값을 실현하겠다는 것은 '말로만 반값'일 수밖에 없다.
일부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정책이지 반값등록금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평점 B학점 이상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것도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상대평가제 속에서 25% 정도만이 B학점을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의 학생은 휴학과 아르바이트로 성적상 불이익이 클 수밖에 없는데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면서 저소득층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고 휴학하는 것이 되풀이되는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매우 높다.
실제 등록금이 낮아지면 경제여건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면 2010년 기준으로 대학생을 둔 가정마다 377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4년이면 1500만원이다. 이 비용을 노후자금이나 주택자금으로 돌린다면 노후 대비에도 큰 보탬이 되고. 소비로 돌린다면 한국 경제의 형편도 나아질 수 있다.
등록금 낮아지면 경제여건 개선된다
반값등록금은 결국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4대강 사업예산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만들어냈지 않는가. 정부여당은 '생색내기식 한푼 깎아주기'나 '장학금 더 주기' 식의 접근을 버려야 한다. 등록금을 대폭 인하해 실질적인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를 교통혼잡과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불허한다는 대응 자체가 오히려 촛불집회를 키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여당은 광우병촛불 때와 같이 소통을 거부하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 반값등록금 약속을 깔끔히 이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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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가 거세다. 일부 대학에서 동맹휴학을 선언하고 나섰고 촛불집회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촛불집회 금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촛불시위에 대해 공중파 뉴스가 외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져가는 반값등록금의 요구가 제2의 광우병 촛불사태로 발전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등록금 자체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고액이라거나, '무상에 가깝게 고등교육을 해야 한다'는 학생집회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은 바로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은 정당도 한나라당이었고, 이 공약의 최초 제안자는 현 교육과학부장관이기도 하다.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이 쇄신의 핵심 방향은 민심을 받드는 것이라며 회심의 카드로 들고 나온 것이 반값등록금이었다. 자녀 한명을 키우는 데 3억2000만원 이상이 든다는 한 국책연구소의 보고서가 말해주듯 자식 키우기가 이렇게 고된 시절이 또 있었을까. 신고재산이 58억원이나 되는 오세훈 시장 같은 사람도 두 딸의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고 고백하지 않았는가. 서민과 중산층의 자녀는 아예 대학을 가지 말라는 것이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의 현실이다.
공약최초제안자는 교과부장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표심을 잡기 어렵다는 청년층의 환심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예비 학부모들의 관심도 붙잡아둘 수 있는 회심의 카드였다. 반값등록금의 불을 질러 놓고는 공약을 이행하라는 학생들에게 '집회는 금지'를 선물한 행태는 그래서 웃기지도 않는다. 학생들이 거리로 나오는 배경에는 한나라당이 반값등록금을 추진한다고 했다가 소득계층별 차등등록금제나 등록금 부담 완화로 말을 바꾸면서 반값등록금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계층별 차등등록금제는 정부재정 2조원을 투입해서 하위 소득계층 50% 학생들에게만 등록금을 경감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대학 등록금 총액이 15조원인데 2조원으로 어떻게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것인가. 이미 장학금으로 지원되고 있는 3조원을 빼면 적어도 6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소득계층별 지원을 시행해도 4조~5조원은 든다. 2조원으로 등록금 반값을 실현하겠다는 것은 '말로만 반값'일 수밖에 없다.
일부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정책이지 반값등록금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평점 B학점 이상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것도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상대평가제 속에서 25% 정도만이 B학점을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의 학생은 휴학과 아르바이트로 성적상 불이익이 클 수밖에 없는데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면서 저소득층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고 휴학하는 것이 되풀이되는 우리 대학교육의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매우 높다.
실제 등록금이 낮아지면 경제여건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면 2010년 기준으로 대학생을 둔 가정마다 377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 4년이면 1500만원이다. 이 비용을 노후자금이나 주택자금으로 돌린다면 노후 대비에도 큰 보탬이 되고. 소비로 돌린다면 한국 경제의 형편도 나아질 수 있다.
등록금 낮아지면 경제여건 개선된다
반값등록금은 결국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 4대강 사업예산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만들어냈지 않는가. 정부여당은 '생색내기식 한푼 깎아주기'나 '장학금 더 주기' 식의 접근을 버려야 한다. 등록금을 대폭 인하해 실질적인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를 교통혼잡과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불허한다는 대응 자체가 오히려 촛불집회를 키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여당은 광우병촛불 때와 같이 소통을 거부하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 반값등록금 약속을 깔끔히 이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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