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중용 발언에 "탕평인사해라"
"계파활동, 공천 안준다"에 친박·친이 발끈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대표의 입에 정치권의 레이다가 집중됐다. 대표가 된 지 불과 나흘째지만, 홍 대표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 특유의 민심을 끌어당기는 정치적 감각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좌충우돌 리더십이 반복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홍 대표는 취임 첫 날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말해 거센 반발을 샀다. 당권을 놓고 경쟁했던 친이는 물론 그를 밀어준 친박조차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친이 이군현 의원은 "대표가 임의로 (공천)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구태정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친박 유승민 최고위원도 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계파를 없애는 것엔 동의하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도 아니고, 공천 얘기는 가을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발언의 내용과 시기 모두 반발을 부른 것이다.
홍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계파의 문제점을 강조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홍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새아침'에 출연, "계파투쟁 때문에 당의 힘이 약화되고 국민 지지가 저하된다"며 "한나라당 생존문제가 달린 만큼 계파투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의 첫 작품인 당직인선을 놓고도 파장을 키웠다. 홍 대표는 내일신문 인터뷰에서 "사무총장은 대표와 호흡이 맞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6일 홍 대표가 당직인선을 논의하려고 마련한 자리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은 "(홍준표) 캠프인사가 주요 당직을 맡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사무총장, 사무1·2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은 공천에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고위원들이 '캠프 인사를 하지 말고 탕평인사를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홍 대표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대표 말은 다르다. 홍 대표는 이날 "(동의한 게 아니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표는 총선에서 지면 바로 사퇴해야 하는데,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옳지 않은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자신의 뜻은 관철시킬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홍 대표의 6일 '박근혜 대세론' 언급도 다른 대권주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방해만 없다면 당 대선후보가 되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전당대회 이전에도 대세가 박근혜로 몰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곤 했다.
대선주자들은 홍 대표가 민감한 사안을 너무 쉽게 말했다는 반응이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한 의원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할 대표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대표가 벌써부터 '대세론' 운운하면 공정한 경쟁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또 너무 일찍 대세론에 휩쓸리면 본선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는 7일 "박 전 대표가 압도적인 국민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건 객관적 사실 아니냐"며 "경쟁자들은 자신이 분발해서 (지지율을) 올릴 생각이나 해야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대표는 "대표는 (경선에서 특정후보를) 편들지 않고 중립"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대표에게 주어진 허니문 기간은 결코 길지 않다"며 "계파로부터 자유롭지만 동시에 홍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계파연대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선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성과를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선을 자꾸 넓힐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묘미를 살려야 한다는 충고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계파활동, 공천 안준다"에 친박·친이 발끈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대표의 입에 정치권의 레이다가 집중됐다. 대표가 된 지 불과 나흘째지만, 홍 대표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 특유의 민심을 끌어당기는 정치적 감각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좌충우돌 리더십이 반복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홍 대표는 취임 첫 날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말해 거센 반발을 샀다. 당권을 놓고 경쟁했던 친이는 물론 그를 밀어준 친박조차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친이 이군현 의원은 "대표가 임의로 (공천)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구태정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친박 유승민 최고위원도 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계파를 없애는 것엔 동의하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도 아니고, 공천 얘기는 가을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발언의 내용과 시기 모두 반발을 부른 것이다.
홍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계파의 문제점을 강조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홍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새아침'에 출연, "계파투쟁 때문에 당의 힘이 약화되고 국민 지지가 저하된다"며 "한나라당 생존문제가 달린 만큼 계파투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의 첫 작품인 당직인선을 놓고도 파장을 키웠다. 홍 대표는 내일신문 인터뷰에서 "사무총장은 대표와 호흡이 맞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6일 홍 대표가 당직인선을 논의하려고 마련한 자리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은 "(홍준표) 캠프인사가 주요 당직을 맡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사무총장, 사무1·2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은 공천에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고위원들이 '캠프 인사를 하지 말고 탕평인사를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홍 대표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 대표 말은 다르다. 홍 대표는 이날 "(동의한 게 아니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표는 총선에서 지면 바로 사퇴해야 하는데,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옳지 않은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자신의 뜻은 관철시킬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홍 대표의 6일 '박근혜 대세론' 언급도 다른 대권주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방해만 없다면 당 대선후보가 되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전당대회 이전에도 대세가 박근혜로 몰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곤 했다.
대선주자들은 홍 대표가 민감한 사안을 너무 쉽게 말했다는 반응이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한 의원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할 대표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대표가 벌써부터 '대세론' 운운하면 공정한 경쟁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또 너무 일찍 대세론에 휩쓸리면 본선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는 7일 "박 전 대표가 압도적인 국민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건 객관적 사실 아니냐"며 "경쟁자들은 자신이 분발해서 (지지율을) 올릴 생각이나 해야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대표는 "대표는 (경선에서 특정후보를) 편들지 않고 중립"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대표에게 주어진 허니문 기간은 결코 길지 않다"며 "계파로부터 자유롭지만 동시에 홍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계파연대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선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성과를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선을 자꾸 넓힐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묘미를 살려야 한다는 충고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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