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실업의 ‘늪’에 빠지다

지역내일 2011-06-16
대학진학률 80%대 급상승, 전문계고교 출신 대졸자 쏟아져
취업자 줄고 실업률 고공행진 … 재정부 "구조적 문제" 지적

서울 근교의 2년제 대학에 다니는 김 모 씨(20세)는 지난해 입학 당시부터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편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김 씨는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면서도 편입을 위한 학원공부를 같이 해야 했다. 요즘같이 기말고사까지 겹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다. '이러다가 학교 성적도 망치고 편입에도 실패하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몰려오기도 한다. 우연찮게 김 씨 자신만 이런 고민에 빠져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같은 학과에도 여러 명이 편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편입을 하게 되면 보통 2학년으로 들어가게 되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고 어학연수 등을 준비하려면 1~2년 휴학은 기본이다. 예년 같으면 24세면 직장에 입문했지만 이젠 25~26세부터 노크를 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고 2년제 대학생들도 4년제로 편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20대 초반엔 취업자들이 취업시장에 나오지 않는 반면 20대 후반에는 한꺼번에 쏟아지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대 후반인 25~29세의 취업자수가 전년동월대비 8만3000명이 줄었다. 30대 후반(35~39세)가 7만2000명 감소했으며 20대 초반(20~24세)과 40대 후반(45~49세)이 각각 1만5000명, 1만1000명씩 줄어들었다.

정부는 청년인구가 급격하게 줄어 취업자수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년만에 20대 후반의 인구는 15만명이나 줄었다.

◆왜곡된 취업적령기 고용시장 = 문제는 인구가 줄었는데도 실업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업자는 취업을 하려고 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다.

실업자 증가규모는 20대 후반이 3만4900명으로 가장 컸다. 30대 초반이 7300명 늘어 뒤를 이었고 20대 초반이 6만9000명 많아졌다. 20대 후반은 인구가 가장 많이 줄었으면서도 실업자는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자연히 실업률이 1년 만에 1.4%p나 뛰어 올라 7.2%에 달했다.

경제활동참가자는 1년전에 비해 4만8000명 줄어드는 데 그쳐 전체 인구 중 일자리를 찾고 싶은 사람의 비중인 경제활동참가율이 1.7%p 높아졌다.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보다 일자리가 더 많이 줄다보니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20대 후반의 고용률은 70.1%로 1년전에 비해 0.6%p 상승해 마치 고용상황이 좋아진 것 같은 착시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취업자수가 줄고 실업자수가 늘어도 고용률은 개선된 셈이다. 전체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률이 개선된 것은 취업자(8만3000명)보다 인구(15만명)가 더 많이 줄어든 덕이다.

◆청년 취업전쟁은 계속된다 = 20대 후반, 취업적령기의 취업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계 고교 졸업자들의 대학 진학률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0년에는 전문계 고교 졸업자 중 42.0%가 대학에 진학했으나 2005년에는 67.6%로 뛰었고 2009년에는 73.5%로 상승했다. 일반계고는 줄곧 80%대를 유지하고 있어 10%p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 셈이다. 사실상 구별이 없다고 봐야 한다.

전문계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이 많아지면서 전체 고등학생 중 대학진학률도 2000년 68.0%에서 2004년에 80%를 넘어선 이후 8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9.0%로 소폭 떨어졌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의 경우 고교 졸업후 현장에 가기보다는 대학에 진학해 재학생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난데다 대학을 가더라도 2년이나 4년내에 졸업하지 않고 1~2년 정도는 더 학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쉽게 해소할 수가 없으며 대학 안 나오고도 현장에서 대우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등 근본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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