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힘, 산업단지의 변신] ② 일하고 싶은 공간 만들기

지역내일 2011-07-11 (수정 2011-07-11 오후 1:55:38)
회색빛 공단에 '문화'가 꽃피다

근로생활 수준 높이는 QWL 사업 활발 … 문화예술 기관 협력해 다양한 문화행사 추진

#1 지난 5월 17일 한국폴리텍Ⅱ대학 남인천캠퍼스에서는 '제1회 주안부평단지 근로자 및 인근 주민을 위한 열린음악회'가 열렸다.

주안·부평경영자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이날 음악회는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5인조 아카펠라 '더 클래식'의 공연을 비롯해 푸른솔생활학교 지역아동센터는 현악 5중주, 린나이팝스오케스트라는 금관 5중주 등 연주를 뽑냈다. 입주기업인 영광산업 추연옥 대표는 색소폰 연주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2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해 11월 '아트(ART)와 산업 단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국내 최대 규모의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 대회를 열었다.

그래피티 아트는 벽 등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으로 유럽에선 '거리의 예술(street art)'로 자리매김한 문화활동이다. 산단공은 젊은이의 예술인 그래피트 아트로 산업단지에 새로운 문화 기운을 불어넣고, 입주 근로자의 자긍심을 높일 목적으로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 참가한 30개팀은 산업단지 벽면에 직접 그래피티 아트를 그려 넣으며 산업단지를 새롭게 단장했다.

#3 지난해 10월 2일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 야외공연장은 음악과 함성으로 뜨거웠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설립 36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근로자 페스티벌'에서 창원산단내 7개 기업 동호회 밴드 공연에 200여명이 넘는 근로자와 시민이 축제를 했다.




◆회색빛 콘크리트가 '예술공간'으로
= 분주히 움직이는 화물트럭 소리로 소란스럽기만 한 산업단지에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기계 소음으로 가득한 공장의 회색빛 콘크리트 벽은 젊은이들의 그림으로 채워지고 있다.

'노동'과 '피곤함'이 가득했던 산업단지가 '문화'와 만나면서 '즐거운 일터'와 '쉼터' 공간의 탈바꿈하고 있다.

인천 남동산단에는 지난해 8월 근로자를 위한 문화센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는 '예쁜 손글씨 POP 초급과정'을 시작으로 퇴근 후 여성 근로자의 취미와 여가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구미 국가산단의 산단공 대경권본부는 지난 6월 청사 외곽 담장과 옹벽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분수대와 조경시설 등을 갖춰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산업단지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 사업이 자리잡고 있다.

'근로생활의 질이 보장되는 산업단지'를 뜻하는 QWL(Quality of Working Life)은 노후 산단을 매력적 산업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QWL 밸리 사업은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청년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이다.

국내 산업단지는 생산기능 중심으로 조성돼 공장 이외에 문화와 복지 기능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착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국가산업단지만도 전국적으로 13곳에 달한다.

QWL 밸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박봉규 이사장은 "쉬거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QWL 밸리 사업은 출발했다"며 "QWL밸리 사업은 산업단지를 배움과 문화가 어우러진 일터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퇴근 후에도 즐긴다 = 특히 QWL 밸리 사업 중 '산업단지 문화적 요소 도입'은 산업단지의 문화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산단공은 지난해부터 산업단지 8곳에서 음악회, 체육행사 등 '산업단지의 날 문화행사'를 열었다. 4개단지에서는 문화센터 운영, 3개단지(구미단지, 시화단지, 창원단지)를 대상으로 그래피티 아트 경진대회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쳤다.

산단공은 이러한 활동을 본격화하기 위해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연합회,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문화·예술 분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부터는 업무협약 기관들과 함께 문화행사 공동개최, 산업단지 주변 소외지역 문화예술 순회공연, 근로자 대상 문화예술교육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 산업단지 순회공연은 산업단지날 행사와 연계해 오페라, 비보이, 난타, 국악 등 각 단지별로 2~3개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연을 추진한다. 또한 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근로자 및 CEO로 구성된 문화 동아리 지원에도 나선다.

이러한 산업단지의 변화는 최근 중소기업계에서 일고 있는 '문화경영'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동안 문화경영은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이 도입하기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일과 문화생활을 접목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문화경영은 결국엔 기업 경쟁력도 높이고, 인재도 모이게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원섭 중소기업중앙회 문화경영지원센터장은 "과거처럼 무조건 일만 하라고 다그쳐서는 결코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없다"면서 "문화경영은 중소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우수한 인재가 모일 수 있게 하는 등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에 발표한 '글로벌 기업경영 8대 이슈'라는 보고서를 통해 조직문화 개선, 기업 이미지 향상 등 문화경영 성과를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지목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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