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작년보다 열흘 빨라 … 기상청 "추석전 태풍 2~3개"
두바이유 7개월째 100달러대 … 미국 3차 양적완화 가능성도 부담
'추석의 악몽'이 올해 다시 나타날 것인가. 낌새가 불안하다. 이미 전방위로 물가상승압력이 전염돼 있는 상황에서 진정국면에 들어가 있는 농산물과 유류 가격마저 꿈틀거리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추석의 경제학' = 수확과 풍요의 상징인 추석엔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귀경, 귀성 등 대이동이 불가피하고 크기가 큰 과일이나 상품을 중심으로 제수용품과 각종 선물용으로 구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추석연휴가 9월 21일부터 3일간이었다. 추석이 좀 빠른 데다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과일들이 많이 떨어져 공급이 크게 부족했다. 시장에 나온 과일마저 굵기가 작아 선물이나 제수용에 쓸만한 큰 과일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8월의 폭염, 9월의 잦은 강우 등 이상기온과 태풍 콘파스의 영향으로 기상변화에 민감한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았고 9월1~19일까지는 2.7도 더 올랐다. 7월1일~9월9일까지의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12일 많았으며 고랭지 무·배추의 주산지인 대관령의 8월 평균기온이 22.2도로 평년보다 3.2도 높았고 강수일수도 4.2일 많은 16일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에는 신선식품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10.6%나 올랐고 8월과 9월에는 각각 20.0%, 45.5% 상승하면서 '물가상승'의 전조를 보여줬다.

◆올해도 이상기후 우려 = 올해 추석을 앞두고 7~9월의 '추석물가'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 시기엔 우리나라에 집중호우와 태풍이 몰려와 채소류 가격을 띄워놓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김회철 기상청 통보관은 "지난달 예상치 못했던 집중호우를 만났고 전국적인 피해가 많았다"면서 "이달부터 9월까지 많게는 3개의 태풍이 더 오겠으며 강도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7월과 8월에는 열대아 등 과거보다 무더위가 기승할 것이며 8~9월에는 비가 많이 올 것"이라며 "비가 내리는 일수는 적고 양은 많은 '집중호우'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는 이상기후가 한반도에 자주 나타난다"면서 "지난해 9월과 같은 기록적인 폭우 등이 올해도 안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 문제와 함께 올 추석연휴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올 추석연휴기간은 지난해보다 열흘 빠른 9월 11~13일이다. 과일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황에서 수확을 해야 하므로 크기가 작아지는 문제점이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불청객 '고유가' = 고유가는 지난해 추석이후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9월까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7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10월에 80달러를 넘어섰고 12월에는 9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7개월째 1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3월에 115달러에서 지난달에는 108달러까지 낮아지긴 했지만 110달러내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유가의 상시화'가 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유가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과잉유동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늦춰지는 데다 미국에서 추가 양적완화 움직임까지 포착됐다. 지난해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됐고 각 국가들이 대규모 재정을 풀어 풍부해진 유동성이 원자재 투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2008년이후 1조7000억달러의 1차 양적완화,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에 이어 올해는 3차 양적완화 가능성마저 제기돼 잠재적인 물가상승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정빈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채소 일부품목은 지난 9일이후 내린 호우로 향후 일시적으로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배추 시금치 상추 참외 수박 풋고추 등의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이어 "채소류의 경우 여름철은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로 인해 항상 가격이 불안한 시기로 향후 가격은 장마기간과 장마후 폭염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배추는 장마후 폭염이 지속되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시금치와 상추 역시 1개월정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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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7개월째 100달러대 … 미국 3차 양적완화 가능성도 부담
'추석의 악몽'이 올해 다시 나타날 것인가. 낌새가 불안하다. 이미 전방위로 물가상승압력이 전염돼 있는 상황에서 진정국면에 들어가 있는 농산물과 유류 가격마저 꿈틀거리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추석의 경제학' = 수확과 풍요의 상징인 추석엔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귀경, 귀성 등 대이동이 불가피하고 크기가 큰 과일이나 상품을 중심으로 제수용품과 각종 선물용으로 구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추석연휴가 9월 21일부터 3일간이었다. 추석이 좀 빠른 데다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과일들이 많이 떨어져 공급이 크게 부족했다. 시장에 나온 과일마저 굵기가 작아 선물이나 제수용에 쓸만한 큰 과일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8월의 폭염, 9월의 잦은 강우 등 이상기온과 태풍 콘파스의 영향으로 기상변화에 민감한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았고 9월1~19일까지는 2.7도 더 올랐다. 7월1일~9월9일까지의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12일 많았으며 고랭지 무·배추의 주산지인 대관령의 8월 평균기온이 22.2도로 평년보다 3.2도 높았고 강수일수도 4.2일 많은 16일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에는 신선식품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10.6%나 올랐고 8월과 9월에는 각각 20.0%, 45.5% 상승하면서 '물가상승'의 전조를 보여줬다.

◆올해도 이상기후 우려 = 올해 추석을 앞두고 7~9월의 '추석물가'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 시기엔 우리나라에 집중호우와 태풍이 몰려와 채소류 가격을 띄워놓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김회철 기상청 통보관은 "지난달 예상치 못했던 집중호우를 만났고 전국적인 피해가 많았다"면서 "이달부터 9월까지 많게는 3개의 태풍이 더 오겠으며 강도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7월과 8월에는 열대아 등 과거보다 무더위가 기승할 것이며 8~9월에는 비가 많이 올 것"이라며 "비가 내리는 일수는 적고 양은 많은 '집중호우'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는 이상기후가 한반도에 자주 나타난다"면서 "지난해 9월과 같은 기록적인 폭우 등이 올해도 안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 문제와 함께 올 추석연휴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올 추석연휴기간은 지난해보다 열흘 빠른 9월 11~13일이다. 과일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황에서 수확을 해야 하므로 크기가 작아지는 문제점이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불청객 '고유가' = 고유가는 지난해 추석이후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9월까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7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10월에 80달러를 넘어섰고 12월에는 9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7개월째 1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3월에 115달러에서 지난달에는 108달러까지 낮아지긴 했지만 110달러내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유가의 상시화'가 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유가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과잉유동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의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늦춰지는 데다 미국에서 추가 양적완화 움직임까지 포착됐다. 지난해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됐고 각 국가들이 대규모 재정을 풀어 풍부해진 유동성이 원자재 투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2008년이후 1조7000억달러의 1차 양적완화,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에 이어 올해는 3차 양적완화 가능성마저 제기돼 잠재적인 물가상승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정빈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채소 일부품목은 지난 9일이후 내린 호우로 향후 일시적으로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배추 시금치 상추 참외 수박 풋고추 등의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이어 "채소류의 경우 여름철은 폭염과 태풍, 집중호우로 인해 항상 가격이 불안한 시기로 향후 가격은 장마기간과 장마후 폭염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배추는 장마후 폭염이 지속되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시금치와 상추 역시 1개월정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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