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KB국민은행 인재개발원팀장
필자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이다. 이름 그대로 스타와 스타를 꼭 '붕어빵'처럼 빼닮은 어린 자녀들이 함께 출연해서 여느 평범한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진솔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부부싸움, 운전습관 등 아이들이 시시콜콜 부모에 대한 불만을 풀어 놓는 모습은 여간 재미있는 '볼거리'가 아니다.
그런데 종종 아이들의 불만거리로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용돈'이다. 예컨대, 부모들이 용돈도 넉넉히 주지 않으면서 아껴 쓰라고 잔소리만 한다고 '볼 멘 소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돈 잘 버는 스타부모를 둔 아이들만의 생각은 아니다. 평범한 가정에 사는 우리의 '붕어빵'들도 똑같은 불만을 품고 산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돈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사주지 못한다는 부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몇 푼 안 되는 물건을 사주지 않는 인색한(?) 부모에게 서운함까지 느낀다.
하지만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 빤한 월급 타서 생활비에 교육비에 이곳 저곳 쪼개고 나면 어지간한 가정에서는 돈 쓸 여유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부모의 지갑을 '화수분'처럼 생각하는 아이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래서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와 손사래를 치는 부모간에는 늘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용돈을 둘러싼 갈등
그러나 철없는 아이들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부모의 어려움을 헤아릴 줄 아는 '사려 깊은' 아이를 바란다면 평소부터 그런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언제 부모들이 제대로 집안형편을 말해 준 적이 있었던가? 아니 어쩌다 아이가 묻기라도 하면 "넌 그런 쓸데 없는 문제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하며 핀잔을 주지는 않았는가?
물론 아이가 세상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챙겨주고 싶은 부모의 애틋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녀는 부모의 고생과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요즘 '3대(代) 캥거루'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장성해서 결혼하고 자식까지 키우고 있으면서도 아이양육비를 부모에게 타 쓰는 '중년자녀'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린 시절 용돈을 타기 무섭게 펑펑 쓰다가 떨어지면 바로 부모에게 손을 벌리던 습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가정은 가족이 함께 이룬 공동체다. 이 공동체의 기초는 '가정경제'다. 그러니 가정경제는 가족이 함께 꾸려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런 설명 없이 그저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하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고 서로간에 갈등만 쌓인다.
하지만 가정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해주면서 대안을 제시하면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가정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아이들도 부모를 이해하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나눌 수 있다.
일전에 우연히 TV리모콘을 돌리다가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이 평소에 못다했던 얘기를 큰 소리로 외치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주뼛주뼛 눈치만보고 우물거리던 아이들이 어느새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온갖 얘기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심지어 엉엉 흐느끼며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부모도 있었다. 바로 '소통의 힘'이다. 이렇게 진정한 소통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야 가능한 것이다.
가정경제 함께 해야
<동의보감(東醫寶鑑)>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란 말이 나온다. "소통되면 안 아프고, 소통이 안 되면 아프다."는 뜻이다. 그래서 요즘 '소통'이 화두다. 국가나 기업, 가정 모두 잘 되려면 구성원들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다. 특히 가정 안에서는 부모와 자녀간에 돈에 대한 건강한 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경제교육의 화두는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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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東醫寶鑑)>
필자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이다. 이름 그대로 스타와 스타를 꼭 '붕어빵'처럼 빼닮은 어린 자녀들이 함께 출연해서 여느 평범한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진솔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부부싸움, 운전습관 등 아이들이 시시콜콜 부모에 대한 불만을 풀어 놓는 모습은 여간 재미있는 '볼거리'가 아니다.
그런데 종종 아이들의 불만거리로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용돈'이다. 예컨대, 부모들이 용돈도 넉넉히 주지 않으면서 아껴 쓰라고 잔소리만 한다고 '볼 멘 소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돈 잘 버는 스타부모를 둔 아이들만의 생각은 아니다. 평범한 가정에 사는 우리의 '붕어빵'들도 똑같은 불만을 품고 산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돈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사주지 못한다는 부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몇 푼 안 되는 물건을 사주지 않는 인색한(?) 부모에게 서운함까지 느낀다.
하지만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 빤한 월급 타서 생활비에 교육비에 이곳 저곳 쪼개고 나면 어지간한 가정에서는 돈 쓸 여유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부모의 지갑을 '화수분'처럼 생각하는 아이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래서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와 손사래를 치는 부모간에는 늘 팽팽한 긴장관계가 형성된다.
용돈을 둘러싼 갈등
그러나 철없는 아이들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부모의 어려움을 헤아릴 줄 아는 '사려 깊은' 아이를 바란다면 평소부터 그런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언제 부모들이 제대로 집안형편을 말해 준 적이 있었던가? 아니 어쩌다 아이가 묻기라도 하면 "넌 그런 쓸데 없는 문제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돼."하며 핀잔을 주지는 않았는가?
물론 아이가 세상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챙겨주고 싶은 부모의 애틋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자녀는 부모의 고생과 고마움을 알지 못한다. 요즘 '3대(代) 캥거루'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장성해서 결혼하고 자식까지 키우고 있으면서도 아이양육비를 부모에게 타 쓰는 '중년자녀'들을 일컫는 말이다.
어린 시절 용돈을 타기 무섭게 펑펑 쓰다가 떨어지면 바로 부모에게 손을 벌리던 습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가정은 가족이 함께 이룬 공동체다. 이 공동체의 기초는 '가정경제'다. 그러니 가정경제는 가족이 함께 꾸려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런 설명 없이 그저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하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고 서로간에 갈등만 쌓인다.
하지만 가정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해주면서 대안을 제시하면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가정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아이들도 부모를 이해하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나눌 수 있다.
일전에 우연히 TV리모콘을 돌리다가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이 평소에 못다했던 얘기를 큰 소리로 외치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주뼛주뼛 눈치만보고 우물거리던 아이들이 어느새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온갖 얘기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심지어 엉엉 흐느끼며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부모도 있었다. 바로 '소통의 힘'이다. 이렇게 진정한 소통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야 가능한 것이다.
가정경제 함께 해야
<동의보감(東醫寶鑑)>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란 말이 나온다. "소통되면 안 아프고, 소통이 안 되면 아프다."는 뜻이다. 그래서 요즘 '소통'이 화두다. 국가나 기업, 가정 모두 잘 되려면 구성원들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다. 특히 가정 안에서는 부모와 자녀간에 돈에 대한 건강한 소통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경제교육의 화두는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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