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스앤뉴스 편집국장
IMF사태가 터진 지 1년여쯤 뒤의 일이다. 한 국책은행장이 몇몇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예견을 했다.
"앞으론 치안이 잘 돼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같은 주거형태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것이다. IMF사태로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돼 계층간 적대감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칼같이 적중했다. IMF사태 후 있는 사람은 더 부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 IMF사태 직후 IMF의 30%대 살인적 고금리로 현금이 많은 사람들은 앉아서 돈을 벌었다.
그후 IMF가 떼도산을 초래한 고금리 정책의 실패를 뒤늦게 인정하며 고금리를 저금리로 바꾸자 이번에는 돈 있는 사람들이 또다시 증시에서 큰돈을 긁었다. 그러다가 증시가 시들해지자 이번엔 부동산이 폭등하면서 있는사람들은 또 한차례 돈벼락을 맞았다. 이렇게 양극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최근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MB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양극화에 대항한 싸움이 비록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무의미한 것이 될지언정, 없는 자들은 정부가 자기편이 되어 싸워주기를 기대한다. 설사 그와 같은 싸움에 아무런 성과가 없다 할지라도 정부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없는 자의 눈에 비친 우리 정부는 그런 싸움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 냉담한 정부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어야 당신들의 삶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설교하는 정부에게서 무엇을 바랄 게 있다고 생각할까."
다음 정권, 대기업에 시련의 계절 올 것
이 교수는 그 결과 "서민은 결국 힘없고 가난한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나날이 심화되어 가는 양극화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크나큰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지금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복지에 대한 요구는 바로 이 좌절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에 대한 총체적인 실망감의 표현이자 동시에 불신임(不信任)의 표현"이라고 단언했다. IMF사태로 봇물 터지더니 MB정권 들어 인위적 부양책, 친기업정책, 부자감세정책 등으로 완성(?)된 양극화가 한국경제, 더 나아가 한국이란 공동체의 최대 시한폭탄이 됐다는 의미다.
그는 MB노믹스로 득을 본 대기업과 상류층에 대해서도 "당장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줬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들도 불평등한 사회에 살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비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장률 높이는 데만 눈이 어두워 분배와 복지를 등한시한 대가를 우리 모두가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며 계층간 적대감 고조가 몰고올 후폭풍을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기업들도 최근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사회 분위기에 말도 못하고 속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모 그룹 관계자는 "다음 정권을 누가 잡더라도 대기업에게는 시련의 계절이 도래할 공산이 크다"며 "여야 할 것 없이 앞으로도 양극화의 주범으로 대기업을 지목하며 시도 때도 없이 두들길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의도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다음 정권을 여가 잡든, 야가 잡든 간에 연기금을 통한 대기업 통제, 중소기업 고유업종 부활, 출자총액제 부활 등과 같은 대기업 규제가 속속 다시 부활할 공산이 크다"며 "자본권력이 정치권력 위에 군림할 정도로 너무 비대해졌고, 자본권력에 대한 사회적 적대감도 전례없이 커져 체제안정적 차원에서도 자본권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견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MB 학습효과가 너무 뚜렷해 앞으론 누구도 기업프랜들리나 성장중심적 정책을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재정 건전성 지키는 지혜 요구돼
양극화가 한국만의 특수현상은 아니다. 신자유주의가 몰고온 글로벌 현상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더이상 손을 놓고 구경만 할 때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양극화가 초래한 광범위한 복지 욕구를 수용하면서도,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 이 재원을 복지로 돌림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지혜가 더없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더없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IMF사태가 터진 지 1년여쯤 뒤의 일이다. 한 국책은행장이 몇몇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예견을 했다.
"앞으론 치안이 잘 돼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같은 주거형태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것이다. IMF사태로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돼 계층간 적대감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은 칼같이 적중했다. IMF사태 후 있는 사람은 더 부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 IMF사태 직후 IMF의 30%대 살인적 고금리로 현금이 많은 사람들은 앉아서 돈을 벌었다.
그후 IMF가 떼도산을 초래한 고금리 정책의 실패를 뒤늦게 인정하며 고금리를 저금리로 바꾸자 이번에는 돈 있는 사람들이 또다시 증시에서 큰돈을 긁었다. 그러다가 증시가 시들해지자 이번엔 부동산이 폭등하면서 있는사람들은 또 한차례 돈벼락을 맞았다. 이렇게 양극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최근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MB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양극화에 대항한 싸움이 비록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무의미한 것이 될지언정, 없는 자들은 정부가 자기편이 되어 싸워주기를 기대한다. 설사 그와 같은 싸움에 아무런 성과가 없다 할지라도 정부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없는 자의 눈에 비친 우리 정부는 그런 싸움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 냉담한 정부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어야 당신들의 삶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설교하는 정부에게서 무엇을 바랄 게 있다고 생각할까."
다음 정권, 대기업에 시련의 계절 올 것
이 교수는 그 결과 "서민은 결국 힘없고 가난한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나날이 심화되어 가는 양극화는 대다수 서민들에게 크나큰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지금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복지에 대한 요구는 바로 이 좌절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에 대한 총체적인 실망감의 표현이자 동시에 불신임(不信任)의 표현"이라고 단언했다. IMF사태로 봇물 터지더니 MB정권 들어 인위적 부양책, 친기업정책, 부자감세정책 등으로 완성(?)된 양극화가 한국경제, 더 나아가 한국이란 공동체의 최대 시한폭탄이 됐다는 의미다.
그는 MB노믹스로 득을 본 대기업과 상류층에 대해서도 "당장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줬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들도 불평등한 사회에 살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비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장률 높이는 데만 눈이 어두워 분배와 복지를 등한시한 대가를 우리 모두가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며 계층간 적대감 고조가 몰고올 후폭풍을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기업들도 최근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사회 분위기에 말도 못하고 속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모 그룹 관계자는 "다음 정권을 누가 잡더라도 대기업에게는 시련의 계절이 도래할 공산이 크다"며 "여야 할 것 없이 앞으로도 양극화의 주범으로 대기업을 지목하며 시도 때도 없이 두들길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의도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다음 정권을 여가 잡든, 야가 잡든 간에 연기금을 통한 대기업 통제, 중소기업 고유업종 부활, 출자총액제 부활 등과 같은 대기업 규제가 속속 다시 부활할 공산이 크다"며 "자본권력이 정치권력 위에 군림할 정도로 너무 비대해졌고, 자본권력에 대한 사회적 적대감도 전례없이 커져 체제안정적 차원에서도 자본권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정가의 지배적 견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MB 학습효과가 너무 뚜렷해 앞으론 누구도 기업프랜들리나 성장중심적 정책을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재정 건전성 지키는 지혜 요구돼
양극화가 한국만의 특수현상은 아니다. 신자유주의가 몰고온 글로벌 현상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더이상 손을 놓고 구경만 할 때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양극화가 초래한 광범위한 복지 욕구를 수용하면서도,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 이 재원을 복지로 돌림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지혜가 더없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더없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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