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지 85%가 불투수면 … '디자인거리'가 더 문제
"광화문광장은 사실 상습침수지역이다." 28일 서울시에서 수해와 복구 상황을 전하는 중에 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시안전본부장이 한 말이다. 그는 현재 광화문광장 배수능력이 10년에 한번 내리는 큰 비(시간당 75㎜)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백운동천에서 청계천을 잇는 지하 배수로관이 완공되는 2013년 이후에는 50년 빈도(시간당 102㎜)까지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서울시의 장담을 미덥지 않아 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덧씌워진 서울시 자체가 큰 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물환경종합계획에 따르면 서울시의 불투수면적(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면적) 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1962년 불투수면적이 7.8%에 불과했지만 2002년에는 47.2%로 40년만에 6배 이상 늘었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불투수면은 계속 늘어 2006년 47.5%, 2009년에는 47.7%에 달했다. 산과 강을 제외한 시가지에 한정한다면 불투수면적은 85%가 넘는다. 비가 올 때면 지표 위로 넘치는 물이 1960년에는 10%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48%로 늘었다.
실제 서울시 주장과 달리 광화문 일대는 그간 여러 차례 내린 큰 비에도 불구하고 멀쩡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21일 259.5㎜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고 광화문광장이 물에 잠기자 '100년만에 내린 큰 비'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2001년 7월 15일에는 그보다 많은 273.4㎜ 비가 내렸다. 1999년 8월 2일에도 2001년과 비슷한 261.6㎜가 내렸고 그 직전 해 8월에는 무려 332.8㎜에 달하는 비가 하루동안 쏟아지기도 했다.
그 전에도 큰 비가 내린 적은 많다. 1984년 9월 1일 268.2㎜, 1987년 7월 27일 294.6㎜, 1990년 9월 11일 247.5㎜ 등이다. 당시와 지난해·올해의 다른 점은 광화문광장이 침수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하이힐이 끼지 않는 도로'와 '디자인거리'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거리를 더 늘렸다고 지적한다. 도로를 화강석으로 포장하며 도로 아래까지 시멘트로 마감하는 바람에 빗물이 통과할 수 있는 층이 극단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도시형 홍수는 토양의 투수기능을 살리면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며 "빗물펌프장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보다는 벽면·옥상녹화나 투수성 포장재 사용 등 보다 쉬운 방법을 활용해 하수구로 유입되는 빗물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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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은 사실 상습침수지역이다." 28일 서울시에서 수해와 복구 상황을 전하는 중에 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도시안전본부장이 한 말이다. 그는 현재 광화문광장 배수능력이 10년에 한번 내리는 큰 비(시간당 75㎜)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백운동천에서 청계천을 잇는 지하 배수로관이 완공되는 2013년 이후에는 50년 빈도(시간당 102㎜)까지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서울시의 장담을 미덥지 않아 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덧씌워진 서울시 자체가 큰 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물환경종합계획에 따르면 서울시의 불투수면적(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면적) 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1962년 불투수면적이 7.8%에 불과했지만 2002년에는 47.2%로 40년만에 6배 이상 늘었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불투수면은 계속 늘어 2006년 47.5%, 2009년에는 47.7%에 달했다. 산과 강을 제외한 시가지에 한정한다면 불투수면적은 85%가 넘는다. 비가 올 때면 지표 위로 넘치는 물이 1960년에는 10%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48%로 늘었다.
실제 서울시 주장과 달리 광화문 일대는 그간 여러 차례 내린 큰 비에도 불구하고 멀쩡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21일 259.5㎜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고 광화문광장이 물에 잠기자 '100년만에 내린 큰 비'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2001년 7월 15일에는 그보다 많은 273.4㎜ 비가 내렸다. 1999년 8월 2일에도 2001년과 비슷한 261.6㎜가 내렸고 그 직전 해 8월에는 무려 332.8㎜에 달하는 비가 하루동안 쏟아지기도 했다.
그 전에도 큰 비가 내린 적은 많다. 1984년 9월 1일 268.2㎜, 1987년 7월 27일 294.6㎜, 1990년 9월 11일 247.5㎜ 등이다. 당시와 지난해·올해의 다른 점은 광화문광장이 침수됐다는 점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하이힐이 끼지 않는 도로'와 '디자인거리'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거리를 더 늘렸다고 지적한다. 도로를 화강석으로 포장하며 도로 아래까지 시멘트로 마감하는 바람에 빗물이 통과할 수 있는 층이 극단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도시형 홍수는 토양의 투수기능을 살리면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며 "빗물펌프장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보다는 벽면·옥상녹화나 투수성 포장재 사용 등 보다 쉬운 방법을 활용해 하수구로 유입되는 빗물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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