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건업, 밥먹듯 워크아웃 반복

지역내일 2011-08-05 (수정 2011-08-05 오후 1:41:10)
아파트 분양 당첨자 발표 앞두고 일주일간 공시 늦춰
금융권, 중도금대출 위해 실사벌이다 부실 감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조기졸업했던 신일건업이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재무상황이 어려워지면 워크아웃으로 모면하는 방법을 반복해 쓰고 있는 것이다.

신일건업은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조회공시 요청에 따라 5일 "국민은행으로부터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하며,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통보받고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 개시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신일건업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73위인 중견건설사다. 이 회사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남구 청담동 사옥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가 계약금을 입금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일부 사업장, 1명만 청약 = 이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은 주택시장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사이에 여러 사업장을 분양했기 때문이다. 신일건업은 6월에 원주, 7월에 경기 수원과 용인에서모두 924가구를 분양했다. 하지만 청약성적은 최악이다. 용인 죽전에서는 155가구를 분양했는데 단 한명만 청약신청을 했다. 원주(526가구)와 수원 권선구(243가구)에서도 각각 153명과 190명이 청약신청하는데 그쳤다. 원주의 경우 재건축사업장인데다가 선착순 분양으로 계약률은 55%를 넘는다. 하지만 원주를 제외한 사업장이 제대로 공사가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고사업장인 경우 공정률이 계획보다 25% 가량 차이가 나야 한다"며 "최근 분양한 사업장은 업체가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사고사업장이 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금융권이 신일건업의 아파트 계약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위해 실사를 벌이다가 문제점을 발견해 부실징후기업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일건업이 지난달 29일에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주주와 아파트 계약자들에게는 일주일이나 지난뒤 알렸다는 점이다.

더욱이 5일 아파트 분양 당첨자 발표가 예고돼 있는데도 지난달에 신청한 워크아웃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분양한 아파트의 당첨자 190명은 건설사의 재무적 상황을 제대로 모른채 계약금을 납부할 뻔 한 것이다.

신일건업 관계자는 "공시규정상 워크아웃 양해각서 체결시점에 공시를 하도록 되어 있다"며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출비중, 2금융권에 집중 = 이 회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신일건업은 2009년 1차 건설사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가 한달 후 조기졸업한 바 있다.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당시 창업주 홍승극 명예회장이 7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자구노력을 벌여 워크아웃을 쉽게 탈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번째 워크아웃 신청에 대해서는 긍정론과 회의론이 겹친다. 우선 시급히 불꺼야 할 부채가 많지 않고 내년 상반기 중 자금 회수가 가능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신일건업 관계자는 "만기 연장을 해야할 부채는 많지 않다"며 "내년 3월에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와 대전에 분양한 아파트들에 대한 잔금이 들어오면 부채를 갚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3000억원이 넘는 이 회사의 금융권 부채가 제2금융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 비중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다. 저축은행 부채 비율이 높을 수록 1금융권이 자금지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또한 2009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하고도 사주 일가가 무고혐의로 법정구속이 되고 토지대금과 관련해 유한양행과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편 신일건업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이날 오후 3시 열리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 회의 결과 결정될 예정이다.
김상범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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