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오남용 우려 … 국민 약값부담 상승 우려도
정부가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국민건강을 고려해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의약품 재분류가 아니라, 종합편성 채널 '먹거리' 제공을 위한 졸속 추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의사협회가 "전세계적으로 의사들을 배제한 채 추진되는 의약품 재분류 사례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복지부, 두달만에 입장 바꿔 = 복지부는 지난 6월 3일 국민의약품 불편해소 방안을 밝히며 "의약품 재분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칭 중앙약심)의 논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분류 대상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하지만 식약청은 8일 '중앙약심을 제치고 직접 재분류를 한후, 중앙약심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8일 5차 중앙약심을 끝으로 더 이상 의약품 재분류를 위한 중앙약심을 개최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재분류도 3만9천여개 의약품 전체가 대상이다.
식약청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올 연말로 예정된 종편 출범을 앞두고 의약품 광고시장 확대를 서두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여론에 편승해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없는 밀어붙이기식 의약품 재분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인공눈물' 심각한 부작용 우려 = 당장 의사협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8일 식약청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한 인공눈물인 히아레인 0.1점안액(성분명 히알루론산나트륨), 위장약인 잔탁 75mg(성분명 라니티딘), 가스터디정(성분명 파모티딘), 변비약인 듀파락시럽(성분명 락툴로오스) 등 4개 품목에 대해 부작용 우려를 제기했다.
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의협신문에 따르면 대한안과의사학회는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된 인공눈물인 히알루론산 점안액(히알레인 제제)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우형 대한안과의사회장은 "유럽에서 이 약품의 빈번한 사용이 각막 표면에 빠른 석회화를 동반해 각막이식을 필요로 하는 수준이 이르렀다는 증례보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미국의 경우 유효 약제로서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히알레인 제제를 아예 비허가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히알레안 제제를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의 처방없이 일반의약품으로 구입이 가능한 인공누액이 이미 30여종이 넘기 때문에 굳이 히아레인 제제를 일반약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필요에 따라 인공눈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편위해 국민 건강권 팽개쳐 = 잔탁과 가스터디정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서도 관련 학회와 의사회는 "임상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대한내과의사회도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된) 라니티딘과 파모티딘 등 H2 수용체 길항제 등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장 다양한 약물들과의 상호작용으로 처방 때에도 DUR(병용금기 약물 여부 확인) 점검이 가장 빈발하는 약물"이라며 "일반약 전환때 많은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듀파락시럽에 대해서도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안전성과 비용절감 효과 등은 근거없는 얘기"라며 "듀파락은 장내 세균의 종류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삼투성 하제로 폐색이나 마비가 있는 무통성 변비환자에 대해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금기약물이고 고령자나 염증성 대장질환 환자에게도 무척이나 위험한 약제"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도 반발했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은 '의약품 재분류가 종편 사업자에 새로운 광고시장을 열어주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은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라며 '종편에 특혜를 주기위해 국민 건강권과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내팽개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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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국민건강을 고려해 전문가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의약품 재분류가 아니라, 종합편성 채널 '먹거리' 제공을 위한 졸속 추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의사협회가 "전세계적으로 의사들을 배제한 채 추진되는 의약품 재분류 사례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복지부, 두달만에 입장 바꿔 = 복지부는 지난 6월 3일 국민의약품 불편해소 방안을 밝히며 "의약품 재분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칭 중앙약심)의 논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분류 대상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하지만 식약청은 8일 '중앙약심을 제치고 직접 재분류를 한후, 중앙약심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8일 5차 중앙약심을 끝으로 더 이상 의약품 재분류를 위한 중앙약심을 개최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재분류도 3만9천여개 의약품 전체가 대상이다.
식약청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올 연말로 예정된 종편 출범을 앞두고 의약품 광고시장 확대를 서두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여론에 편승해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의 충분한 의견 수렴없는 밀어붙이기식 의약품 재분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인공눈물' 심각한 부작용 우려 = 당장 의사협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8일 식약청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한 인공눈물인 히아레인 0.1점안액(성분명 히알루론산나트륨), 위장약인 잔탁 75mg(성분명 라니티딘), 가스터디정(성분명 파모티딘), 변비약인 듀파락시럽(성분명 락툴로오스) 등 4개 품목에 대해 부작용 우려를 제기했다.
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의협신문에 따르면 대한안과의사학회는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된 인공눈물인 히알루론산 점안액(히알레인 제제)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우형 대한안과의사회장은 "유럽에서 이 약품의 빈번한 사용이 각막 표면에 빠른 석회화를 동반해 각막이식을 필요로 하는 수준이 이르렀다는 증례보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미국의 경우 유효 약제로서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히알레인 제제를 아예 비허가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히알레안 제제를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의 처방없이 일반의약품으로 구입이 가능한 인공누액이 이미 30여종이 넘기 때문에 굳이 히아레인 제제를 일반약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필요에 따라 인공눈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편위해 국민 건강권 팽개쳐 = 잔탁과 가스터디정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서도 관련 학회와 의사회는 "임상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대한내과의사회도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된) 라니티딘과 파모티딘 등 H2 수용체 길항제 등은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장 다양한 약물들과의 상호작용으로 처방 때에도 DUR(병용금기 약물 여부 확인) 점검이 가장 빈발하는 약물"이라며 "일반약 전환때 많은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듀파락시럽에 대해서도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안전성과 비용절감 효과 등은 근거없는 얘기"라며 "듀파락은 장내 세균의 종류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삼투성 하제로 폐색이나 마비가 있는 무통성 변비환자에 대해서는 사용할 수 없는 금기약물이고 고령자나 염증성 대장질환 환자에게도 무척이나 위험한 약제"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도 반발했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은 '의약품 재분류가 종편 사업자에 새로운 광고시장을 열어주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은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라며 '종편에 특혜를 주기위해 국민 건강권과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내팽개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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