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국민 무력화시키는 한국정치 (이영일 2001.11.20)
이영일 한라대 교수 한중문화협회 회장
지금 우리 사회는 무력감이 지배하는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는 구호가 삶 속에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70년대의 자신감이나 활력은 우리 주변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IMF를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은 너나없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외환위기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외화보유고의 수치일 뿐 우리 경제가 I
MF를 거치면서 입은 상처는 아직도 거의 치유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각 기업들이 입
은 피해나 상흔도 깊고 컸지만 그 보다 더 큰 상처는 앞으로 기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은 것이다. 기업가들은 고비용 저효율에 지친 나머지 중국이나 동
남아 쪽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우리는 60년대의 1인당 GNP 80불 대에서 시작하여 빈곤극복을 향하여 뜀박질하는 20세
기를 살았다. 지난 3, 40년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동안에 우리 경제는 1인당 GNP를 10,
000불 수준까지 육박해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 모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다소 무리이긴 했지만 서방 선진국들이 조직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끼이게
되었다.
한말수준 미달할까 덜컹 겁나는 우리 외교
그러나 우리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경제생활을 규정해온 여건의 커다란 변동을 피
부로 느꼈다. 한국이라는 경제권이 갖는 가능성과 현실성을 지구촌이라는 큰 틀에서
재조명할 때 그간 우리가 성취한 것이 결국 탈 빈곤차원을 크게 넘어선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간 우리는 주변4강의 의미를 추상적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추상이 아닌 구체적 현실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규정하는 세력으로 4강의 존재를 체
감하고 있다. 우리 상품에 대해 미국이 가해오는 부단한 압박과 위협 속에서 우리는
처절한 무력감을 느낀다. 안보의 우방이 바로 경제의 우방이 아님을 여기서 실감한다.
그간 한참 우리에게 뒤졌다고 생각했던 중국대륙의 눈부신 발전에 우리는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일본과 러시아가 비밀협상을 통해 우리 꽁치조업을 봉쇄한다는 뉴스를 듣노라
면, 또 우리 국민이 중국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집행이 되었는데도 우리 외교당국
이 이를 모르고 있다가 사후에 책임전가를 하다가 대통령마저 실수의 함정에 빠뜨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의 우리 외교 역량이 혹시 한말(韓末)수준에도 미달하지나
않은지 덜컹 겁까지 난다. 역사교과서 왜곡이나 신사참배 같은 파렴치한 행동을 자행
한 일본 수상이 우리 묵긴이 납득할 만한 아무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서울을 방
문하고 돌아갔다. 한일경제관계에 비추어 보호해야할 더 큰 국익 때문에 일본수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우리의 기를 꺾는다. 이제 4강대국은 모두 강국
입장에서 우리를 향해 제목소리를 내는데 우리는 오직 인내심만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
다는 현실 또한 우리의 무력을 통감케 한다.
우리에게 주변 강대국들에 맞설 카드가 있는가. 물리적으로 말하면 아무 카드가 없다.
그렇다면 난국을 극복할 지혜와 강건한 국민적 단결력이 있는가. 이것이 우리 나름의
역사적 생존무기였는데 그나마도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를 참으로 무력하게 만드는 것의 본질은 외부가 아닌 내부의 갈등과 분열에 있다
. 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여 온 국민이 이 땅에서 자신을 가지고 살아갈 방향과 비전
을 제시할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가 우리를 정말 미치게 만든다. 우리가 현시점에서 일
본을 따라잡고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극일제중(克日制中)을 기하려면 국회가 달라져
야 한다. 매일 같이 각 분야별 상임 위원회를 열고 한국과 주변국들과의 지난 세기의
관계사를 철저히 조명하면서 잘못되었거나 미흡한 분야를 적출하여 21세기 한국의 국
가차원의 진로를 국회가 마련해야 한다.
대승정치 전개로 무력감에서 벗어나야
예컨대 수교 10년을 맞는 한중관계도 중국청문회를 열어 잘된 분야와 잘못된 분야, 부
족한 분야를 밝히고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우리에게도 유용한 기회로 활용할 대책수립
에 여념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정치상황이 계
속되고 있다. 여당은 지난 9월3일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안이 148대 119로 가결된 후
부터 국정을 주도할 힘을 잃었다. 공무원들의 충성심이 흔들려 복지부동이 판친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런 국민적 무력감을 타개하는데 정부가 정치력을 발휘하고
시민단체들이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게 고마운 시민단체들이 찾기
힘든 현실이다.
바야흐로 정치권이 바로 서야 할 때다. 여야 정치인들은 보스에 대한 충성보다 더 급
하고 중요한 과업이 국민적 단합임을 인정하고 이를 위해서 사심 없는 대화정치를 적
극 전개해야 한다. 자당의 이익이라는 소승적 관점에 묶이지 말고 국민을 하나되게 하
고 비전과 꿈을 갖게 하는 대승정치를 시급히 전개, 국민이 무력감에서 벗어나도록 해
야한다. 오직 각성된 정치인들만이 이 일을 해 낼 수 있다.
이영일 한라대 교수 한중문화협회 회장신문로>
이영일 한라대 교수 한중문화협회 회장
지금 우리 사회는 무력감이 지배하는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는 구호가 삶 속에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70년대의 자신감이나 활력은 우리 주변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IMF를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은 너나없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외환위기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외화보유고의 수치일 뿐 우리 경제가 I
MF를 거치면서 입은 상처는 아직도 거의 치유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각 기업들이 입
은 피해나 상흔도 깊고 컸지만 그 보다 더 큰 상처는 앞으로 기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은 것이다. 기업가들은 고비용 저효율에 지친 나머지 중국이나 동
남아 쪽으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우리는 60년대의 1인당 GNP 80불 대에서 시작하여 빈곤극복을 향하여 뜀박질하는 20세
기를 살았다. 지난 3, 40년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동안에 우리 경제는 1인당 GNP를 10,
000불 수준까지 육박해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 모두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다소 무리이긴 했지만 서방 선진국들이 조직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끼이게
되었다.
한말수준 미달할까 덜컹 겁나는 우리 외교
그러나 우리는 21세기의 시작과 더불어 경제생활을 규정해온 여건의 커다란 변동을 피
부로 느꼈다. 한국이라는 경제권이 갖는 가능성과 현실성을 지구촌이라는 큰 틀에서
재조명할 때 그간 우리가 성취한 것이 결국 탈 빈곤차원을 크게 넘어선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간 우리는 주변4강의 의미를 추상적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추상이 아닌 구체적 현실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규정하는 세력으로 4강의 존재를 체
감하고 있다. 우리 상품에 대해 미국이 가해오는 부단한 압박과 위협 속에서 우리는
처절한 무력감을 느낀다. 안보의 우방이 바로 경제의 우방이 아님을 여기서 실감한다.
그간 한참 우리에게 뒤졌다고 생각했던 중국대륙의 눈부신 발전에 우리는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일본과 러시아가 비밀협상을 통해 우리 꽁치조업을 봉쇄한다는 뉴스를 듣노라
면, 또 우리 국민이 중국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집행이 되었는데도 우리 외교당국
이 이를 모르고 있다가 사후에 책임전가를 하다가 대통령마저 실수의 함정에 빠뜨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의 우리 외교 역량이 혹시 한말(韓末)수준에도 미달하지나
않은지 덜컹 겁까지 난다. 역사교과서 왜곡이나 신사참배 같은 파렴치한 행동을 자행
한 일본 수상이 우리 묵긴이 납득할 만한 아무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서울을 방
문하고 돌아갔다. 한일경제관계에 비추어 보호해야할 더 큰 국익 때문에 일본수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우리의 기를 꺾는다. 이제 4강대국은 모두 강국
입장에서 우리를 향해 제목소리를 내는데 우리는 오직 인내심만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
다는 현실 또한 우리의 무력을 통감케 한다.
우리에게 주변 강대국들에 맞설 카드가 있는가. 물리적으로 말하면 아무 카드가 없다.
그렇다면 난국을 극복할 지혜와 강건한 국민적 단결력이 있는가. 이것이 우리 나름의
역사적 생존무기였는데 그나마도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를 참으로 무력하게 만드는 것의 본질은 외부가 아닌 내부의 갈등과 분열에 있다
. 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여 온 국민이 이 땅에서 자신을 가지고 살아갈 방향과 비전
을 제시할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가 우리를 정말 미치게 만든다. 우리가 현시점에서 일
본을 따라잡고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극일제중(克日制中)을 기하려면 국회가 달라져
야 한다. 매일 같이 각 분야별 상임 위원회를 열고 한국과 주변국들과의 지난 세기의
관계사를 철저히 조명하면서 잘못되었거나 미흡한 분야를 적출하여 21세기 한국의 국
가차원의 진로를 국회가 마련해야 한다.
대승정치 전개로 무력감에서 벗어나야
예컨대 수교 10년을 맞는 한중관계도 중국청문회를 열어 잘된 분야와 잘못된 분야, 부
족한 분야를 밝히고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우리에게도 유용한 기회로 활용할 대책수립
에 여념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정치상황이 계
속되고 있다. 여당은 지난 9월3일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안이 148대 119로 가결된 후
부터 국정을 주도할 힘을 잃었다. 공무원들의 충성심이 흔들려 복지부동이 판친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런 국민적 무력감을 타개하는데 정부가 정치력을 발휘하고
시민단체들이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게 고마운 시민단체들이 찾기
힘든 현실이다.
바야흐로 정치권이 바로 서야 할 때다. 여야 정치인들은 보스에 대한 충성보다 더 급
하고 중요한 과업이 국민적 단합임을 인정하고 이를 위해서 사심 없는 대화정치를 적
극 전개해야 한다. 자당의 이익이라는 소승적 관점에 묶이지 말고 국민을 하나되게 하
고 비전과 꿈을 갖게 하는 대승정치를 시급히 전개, 국민이 무력감에서 벗어나도록 해
야한다. 오직 각성된 정치인들만이 이 일을 해 낼 수 있다.
이영일 한라대 교수 한중문화협회 회장신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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