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범의 경제초대석-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지역내일 2011-08-22
"부실을 가치로 바꾸는 종합자산관리회사 되겠다"
국가·금융·신용자산 총체적 관리 … 국가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
저축은행 부실 PF 인수는 '댐' 역할 한 것 … 공포의 확산 차단 효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국가자산, 금융자산, 신용자산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종합자산관리회사'라는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부실'을 '가치'로 바꿔나가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 캠코의 변신을 이끌고 있는 이는 기획재정부에서 공기업 선진화를 주도했던 장영철 사장이다. 지난 17일 장 사장을 만나 캠코의 발전방안, 그리고 캠코의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인수과정 등 현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저축은행 국정조사로 바쁜 여름을 보내신 거 같다. 기관보고나 종합질의에도 참석하셨는데 어땠나.

배석기관으로 참석해서 주로 대기하는 시간이 많았다. 국정조사에서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이나 책임소재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면이 있다.

국정조사에서 캠코가 저축은행 PF 부실채권을 인수해주는 바람에 저축은행 부실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개별 PF를 보면 그렇게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 전체로 보면 금융당국의 판단이 옳았다고 본다. 시스템이 망가지는 것은 공포의 확산에서 비롯된다. 그럴 때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공포가 전이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그게 위기극복의 일순위다.

저축은행 PF부실이 커진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있던 PF조차도 부실화됐기 때문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PF 부실을 일단 캠코가 받아주겠다고 한 거다. 캠코가 PF 부실채권을 인수해 해당 저축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자 했다. 갑작스런 PF 부실의 충격을 막고 시스템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홍수 조절용 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 거다.

다만 저축은행이 당초 계획대로 충당금을 쌓지 못하고 적립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하는 점은 부담스럽다.

저축은행들로부터 인수한 PF사업장을 관리만 하지 않고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으로 'PF사업장 정상화 추진단'을 구성해 정상화 가능한 사업장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사업장 몇 개라도 정상화시킬 수 있다면 그만큼 부실이 줄어 저축은행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지난해까지 인수한 PF사업장 338곳 중 정상화 우선 추진 검토대상 사업장으로 30곳을 선정해 정밀 실사를 벌이고 있다.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PF사업장중 괜찮은 곳은 대부분 은행으로 넘어가고 저축은행이 보유한 PF사업장은 본격 사업 추진 전인 '브릿지론' 단계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사업이 중단되면 부실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 PF 상황도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이 내년 청산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성과는 어땠나.

지난 1997년 설치된 부실채권정리기금은 IMF외환위기 당시 39조2000억원을 조성해 금융회사 부실채권 111조5000억원을 인수함으로써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지난해말 기준으로 인수한 부실채권 중 79조1000억원 정리해 45조5000억원을 회수했다. 이는 인수재원보다 6조3000억원이나 초과 회수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과라 자부한다. 쌍용건설, 교보생명 지분 등을 매각하면 앞으로도 1조원을 더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건설, 교보생명 지분 매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쌍용건설은 지난 6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매각계획을 보고한데 이어 지난달 매각주간사를 선정했다. 앞으로 자문사 선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기업공개 추이를 살펴 최적의 매각시기와 매각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

캠코 신용회복기금이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하고 있는 역할을 소개해 달라.

신용회복기금은 앞서 말한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초과 회수한 잉여금 7000억원을 재원으로 지난 2008년 9월에 설치됐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 긴급 생활안정자금 소액대출인 '캠코 두배로 희망대출', 채무불이행자를 위한 채무재조정, 일자리 알선 프로그램인 '행복잡이 프로젝트' 등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의 가계부채 완화 및 생활안정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금 설립 후 저신용, 서민층의 지속적인 호응으로 지난달 말까지 약 27만5000명에게 1조7000억원을 지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서민금융지원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민금융지원 사업은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 복지행정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자체 소속 사회복지사들이 관내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각종 서민금융지원제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사들이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알게 하려면 광역지자체와 연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광역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추진해왔다. 현재 11개 지자체와 MOU를 체결해 상담을 해주고 필요하면 창구를 개설해 직원도 파견하고 있다. 앞으로 2~3개 치자체와 추가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MOU를 체결한 이후 '바꿔드림론' 혜택을 본 서민층이 종전에 비해 123%나 급증하는 등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캠코가 공기업 민영화 등 매각기관으로 선정된 배경은 무엇인가.

그동안 캠코가 자산관리 전문기관으로서 국제입찰, 유동화, 개별매각, 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산을 매각한 경험이 풍부하고, 자회사인 한국자산신탁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점 등이 고려됐다고 본다. 최근 기재부는 대한적십자사와 산업은행 등 5개 기관의 유휴자산과 대한송유관공사 등 20개 출자회사의 지분을 위탁매각대상으로 확정했다. 위탁 매각의 성공 여부는 정부정책 지원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만큼 캠코가 보유한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해 매각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과 부실채권 인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는데 다른 공공기관 부실채권을 캠코가 인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공공기관들이 업무수행 중에 발생하는 부실채권을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전문성 부족과 관리비용 증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캠코가 이들 공공기관의 부실채권을 통합해 관리하면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사회적·행정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내년이면 캠코 창립 50주년이 된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면

지난 6월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캠코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을 위한 미래발전방안'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렸다. 각계 전문가들은 '금융·기업·가계·공공 등 4대 경제부문을 포괄하는 종합자산관리 전문기구로서 국가경제의 IB, 통합 국가경제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캠코 내부적으로도 '한국자산관리공사'라는 사명에 걸맞게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산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종합자산관리회사'라는 새로운 역할과 비전을 정립했다. 부실채권 정리 뿐 아니라 국가경제의 부실을 정리하는, 인체에 비유하면 '신장'과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거다. 부실을 가치로 바꾸도록 적절하게 투자를 결정하고 결과적으로 국가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게 캠코의 목표다.

자산의 개념은 국가자산, 금융자산, 신용자산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우선 국가자산과 관련해 캠코는 유형자산뿐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통일 이후의 국가자산 관리방안도 마련하는 등 국가자산 종합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부실채권 정리 및 구조조정 업무 등 금융자산 안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서민의 신용자산을 지킬 수 있도록 신용회복기금을 브랜드화하고 금융소외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직역량 강화 차원에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해 '부실을 가치로 바꾸는 한국형 IB'로 발전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박진범 기자 jbpark@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