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서울 첫 '아동·여성 안전지도' 선봬
재개발지역·퇴폐업소 '취약지역' 한눈에
재건축·재개발지역을 비롯한 대형 공사장, 저녁시간 이후에는 텅 비는 대형 건물, 퇴폐업소 등 위험지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도가 나왔다. 서울 동작구가 여성가족부 지원으로 '아동·여성 안전지도'를 제작, 선보였다. 최대한 위험지역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통학로와 이동로를 표시한 지도다.
◆초등학생·주민이 현장조사 = "등하교때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곳을 살펴보니 폐가도 많았고 길가에는 쓰레기도 많았습니다. 위험한 느낌이 드는 길은 좁고 쓰레기가 많고 가로등 CCTV 비상종이 없는 곳이었어요."
권하늘(서울 상도초 5학년) 학생이 일상에서 느낀 것처럼 도시환경이 변화하면서 아동·여성에 대한 위험요인이 늘었다. 실제 도시 취약지역에서 아동·여성폭력 피해사례가 빈발하기도 했다. 이주·철거로 빈집이 많은 재개발사업지구에서 발생한 부산 김길태 사건, 인적이 드문 버스정류소가 범죄장소가 됐던 경기 남부 강호순 사건이 대표적이다.

아동·여성 안전지도는 그 점에 착안, 지도상에 '안전한 길'과 '상대적으로 위험한 길'을 표시했다. 여성가족부에서 아동·여성보호지역연대 모범지역으로 꼽힌 전국 16개 시·군에서 지도를 제작하도록 지원했고 서울에서는 동작구가 선정됐다.
동작구는 대방동 신대방2동 상도3동 상도4동을 시범지역으로 선정, 해당 지역 위험요소를 추출하고 자료화했다. 지역에 사는 여성 250명과 어린이 120명을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 정도 등 안전수요조사를 실시한 뒤 도로 주차장 화장실 공원 놀이터 골목길 등 지역을 공간별로 분류 두달여에 걸쳐 현장조사도 마쳤다. 상도·대림초등학교 학생들과 지역 주민들이 모둠을 꾸려 직접 현장을 방문, 사진을 찍고 토론을 통해 위험정도를 구분했다. 여기에 주민들 증언과 지역특색까지 더했다.
유흥·퇴폐업소를 비롯해 학교 주변에서 성범죄가 발생한 지역, 어두운 뒷골목 등은 위험한 지역. 경찰서나 행정기관 편익시설 통·반장집 편의점 등 위기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구는 이처럼 위험요소 안전요소를 지도상에 표시하고 '1등급 안전통학로'와 '2등급 안전통학로'를 구분했다.
구는 이 지도와 안전지침 책자를 지역 내 초등학교에 배포하는 한편 다음달에는 누리집에 공개한다. 지도와 함께 통계분석자료 사진 등을 함께 게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 검색할 수도 있다. 성범죄자 거주지나 빈민가 등 자료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구청이나 경찰서 등에서만 활용한다.
◆취약지역 환경개선 병행 = 동작구는 지도 제작을 계기로 취약지역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지역이나 대형 공사장은 취약시설 출입자 관리나 보안등을 설치하고 통·반장집이나 편의점 야간은행 등을 긴급지원소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주의를 요하는 지역 정보를 제공하고 적정 행동지침을 안내함으로써 아동·여성폭력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단체와 정보를 공유하고 아동·여성 안전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첫 선을 보인 안전지도에 대한 주민들 기대도 크다. 김소영 성대골어린이도서관 관장은 "이 지도가 아동과 여성의 안전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점점 안전한 곳을 늘려가고자 하는 의지도 북돋는 역할을 할 수 있겠다"며 "주민들 스스로가 안전한 동네를 가꾸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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