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미국의 디폴트 정치

지역내일 2011-07-27
임채완 21세기경제학연구소 연구원

미국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현재 14.3조 달러)를 법으로 정하는 구식법을 가지고 있다. 부채 한도는 이미 지난 5월 16일자로 넘어섰다. 임시방편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예치한 돈을 인출하고, 특별 대출 프로그램 잠정중단 등을 통해 8월 2일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회가 부채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8월 3일부터는 돈을 꿀 수 없고, 국채이자조차 낼 수 없는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이런 위험한 상황은 2010년 11월 공화당이 티파티(Tea Party)의 지지로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후 본격화됐다. 티파티의 지지로 하원에 진출한 초선 87명이 '모든 증세안 거부'를 공개서약했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의 기싸움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16년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대선을 앞에 두고 부채 한도를 핑계 삼아 재정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16년 전인 1995년에 연방정부 폐쇄가 있었다. 20년만에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강력한 지출억제 방안을 제기한 데 맞서 클린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10월부터 시작된 1996년 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이 바람에 11월 한 차례 연방업무 중단 사태를 빚은 데 이어 12월에 또다시 업무가 중단되고 말았다.

특히 12월 18일 의회와 행정부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주가가 101.5포인트(1.96%) 하락했다.

공화당, 중간선거 승리 이후 공세

이날 다우지수의 하루하락폭은 4년 만에 최대였다. 하지만 이때는 해밀턴 이후 최고의 재무장관이라는 루빈과 그 파트너 그린스펀이 있었다. 그린스펀은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미국 경제는 역사상 초장기 호황을 이어갔다. 이후 클린턴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은 1998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했다.

32년 전인 1979년에는 기술적 디폴트가 있었다. 4월 26부터 5월 10일 사이 부채 한도를 놓고 다투는 중 디폴트가 발생했다. 다음 해에 카터가 연임에 실패했고 레이건이 당선됐다. 이런 디폴트 정치의 공통점은 민주당 대통령인 카터와 클린턴, 오바마에 대한 공화당의 공세였다. 요컨대, 디폴트를 배수진으로 삼고서 여야가 진검승부를 벌인 것이다.

차이점은 카터는 연임에 실패했고 클린턴은 연임했다는 것이다. 또한 1979년에는 일본이 "Japan as No.1"으로 위협적으로 다가왔고, 1995년에는 미국이 단독으로 호황을 지속했고, 2011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무섭게 따라붙고 있다.

2011년은 1979년과 1995년 중 어느 해와 비슷할까? 미국의 디폴트 정치는 과연 어느 순간에 승부를 멈출까? 기술적 디폴트 또는 연방정부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싸울까? 정치인들의 속마음에 대해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남의 정치 싸움에 그렇게 관심을 둘 필요는 없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디폴트 자체는 커다란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디폴트 배수진으로 여야 진검승부

1979년에는 기술적 디폴트에 그쳤지만 1980년에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을 했고, 1995년에는 연방정부 폐쇄까지 갔는 데도 불구하고 1996년 이후 경제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정 건전성에 관한 논쟁은 성장률, 특히 내년의 성장률이 판가름 할 것이다. 이후 어떻게 경제를 운용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행정부, 공화당, 그리고 관전자 각각 대비책(Plan B)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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