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폭우는 우면산을 난타했다. 약해진 토양은 산사태를 일으켰고, 급류를 타고 온 토사는 마을을 덮었다.
도심 생태공원으로 각광받던 우면산이 악몽의 주범이 되면서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면산은 왜 악몽의 산이 됐을까.
우면산의 지반은 암반 등으로 주로 구성된 관악산 등 인근 산에 비해 흙이 많은 산이다. 흙이 많은 산인 만큼 집중호우로 인한 유실 가능성이 컸다.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가 몰아칠 당시에도 우면산은 산사태를 일으켰다. 토사와 돌덩이가 인근 도로로 쏟아지는 피해를 본 뒤에야 서초구청은 토사 방지막과 빗물받이 등을 우면산 곳곳에 설치했다.
하지만 우면산은 폭우가 쏟아진 27일 오전 또 다시 산사태를 일으켰다. 토사 방지막은 소용없었고, 20여 곳에 설치된 빗물받이에는 토사만 가득찼다. 빗물받이를 메운 토사는 남부순환로를 타고 넘어 인근 아파트 2층까지 쏟아져 들어갔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 피해가 났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웠지만 역대 최대의 집중호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해명했다.
우면산과 함께 아스팔트 중심의 강남 개발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신도림역 인근에는 도림천, 서초구의 양재천 등에 불어난 물은 하수구 역류 현상을 일으켜 강남 대로변과 일부 주택가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물이 불어난 강남역의 경우 원래 지대가 낮아 인근의 빗물이 모여든다. 사당역 역시 저지대다. 강북 지역의 경우 산이 많아 나무가 품어주는 물은 많고 경사가 커 빗물을 빨리 빼내는 데 비해 강남은 녹지가 적고 경사도가 낮아 치수가 더욱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산사태는 우면산 생태공원 내 저수지에 토사가 많이 쌓여 둑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결국 산사태가 일어난 것은 저수지 관리를 제대로 못한 데에 기본적인 원인이 있고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