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국 국토해양부 제2차관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보유한 구글이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한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하드웨어와 OS가 결합된 '또 하나의 애플'이 탄생한 것이다. OS가 빈약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에 하드웨어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IT산업의 핵심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것은 비단 IT산업뿐만이 아니다. 사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제조에서 서비스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것은 전 산업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바로 이것이 지식기반 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다. 이제 게임의 헤게모니는 토지·노동과 같은 유형자산에서 재무제표에는 나오지 않는 무형의 지식서비스 자산으로 옮겨갔다.
이를 일찍이 감지한 기업이 IBM이다. 대표적인 컴퓨터 제조기업이던 IBM은 90년대 이후 범용제품의 제조는 대거 아웃소싱했다. 대신 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 운용, 컨설팅 부문을 강화했다. 고객에게 IT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기업으로 변신했다. 그 결과 1992년 20조원의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던 IBM은 현재와 같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IBM과 같은 혁신이 민간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공공 부문 역시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 일변도가 아닌, 그 안에 담길 서비스와 운영기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리나가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날이 요트, 보트 등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마리나 항구 전국에 단 12곳에 불과
요·보트 등 동력레저기구 조종면허자 수는 작년에 이미 10만명을 넘었으며, 관련 동호회만도 150여개에 이른다. 또한, 마리나는 종합서비스 산업으로 수많은 연관 산업을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요·보트의 보관, 임대, 수리, 교육뿐만 아니라 제작, 판매, 금융·보험, 관광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마리나 단지 하나는 웬만한 중소기업에 맞먹는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러나 요·보트 등 해양레저 기반인 마리나는 전국에 단 12곳에 지나지 않으며, 이곳에 계류할 수 있는 요·보트 수는 1084척에 불과하다. 9236척에 달하는 전국의 요·보트를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민간부문의 빠른 변화를 공공부문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공공부문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간 해양레저 등 레저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은 숱하게 발표되어 왔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정책은 많지 않다. 우리의 인식이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치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나 계류시설 개발에만 초점이 맞추어졌을 뿐 이를 종합서비스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마리나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는 하나의 축에 불과할 뿐이다. 단순히 정박시설만을 확충한다고 해서 요트, 보트 등 해양레저가 급격히 활성화될 수 없고 목표했던 정책적 효과도 달성할 수 없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인 '운영서비스'다. 마리나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해양레저스포츠 체험·교육, 요·보트 렌탈·수리, 휴양·관광 서비스 등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마리나 산업을 서비스산업으로 인식해야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 모델을 창출하고 운영하는 민간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정부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즉 마리나 산업을 서비스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기업들의 합종연횡 소식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가 얼마나 거세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새로운 산업지형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기존의 사물을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해야 한다. 민관 모두 사고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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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보유한 구글이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한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하드웨어와 OS가 결합된 '또 하나의 애플'이 탄생한 것이다. OS가 빈약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에 하드웨어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IT산업의 핵심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것은 비단 IT산업뿐만이 아니다. 사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제조에서 서비스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것은 전 산업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바로 이것이 지식기반 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다. 이제 게임의 헤게모니는 토지·노동과 같은 유형자산에서 재무제표에는 나오지 않는 무형의 지식서비스 자산으로 옮겨갔다.
이를 일찍이 감지한 기업이 IBM이다. 대표적인 컴퓨터 제조기업이던 IBM은 90년대 이후 범용제품의 제조는 대거 아웃소싱했다. 대신 소프트웨어, 시스템 설계, 운용, 컨설팅 부문을 강화했다. 고객에게 IT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기업으로 변신했다. 그 결과 1992년 20조원의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던 IBM은 현재와 같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IBM과 같은 혁신이 민간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공공 부문 역시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 일변도가 아닌, 그 안에 담길 서비스와 운영기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리나가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날이 요트, 보트 등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마리나 항구 전국에 단 12곳에 불과
요·보트 등 동력레저기구 조종면허자 수는 작년에 이미 10만명을 넘었으며, 관련 동호회만도 150여개에 이른다. 또한, 마리나는 종합서비스 산업으로 수많은 연관 산업을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요·보트의 보관, 임대, 수리, 교육뿐만 아니라 제작, 판매, 금융·보험, 관광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마리나 단지 하나는 웬만한 중소기업에 맞먹는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러나 요·보트 등 해양레저 기반인 마리나는 전국에 단 12곳에 지나지 않으며, 이곳에 계류할 수 있는 요·보트 수는 1084척에 불과하다. 9236척에 달하는 전국의 요·보트를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민간부문의 빠른 변화를 공공부문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공공부문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간 해양레저 등 레저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은 숱하게 발표되어 왔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정책은 많지 않다. 우리의 인식이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치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나 계류시설 개발에만 초점이 맞추어졌을 뿐 이를 종합서비스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마리나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는 하나의 축에 불과할 뿐이다. 단순히 정박시설만을 확충한다고 해서 요트, 보트 등 해양레저가 급격히 활성화될 수 없고 목표했던 정책적 효과도 달성할 수 없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인 '운영서비스'다. 마리나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해양레저스포츠 체험·교육, 요·보트 렌탈·수리, 휴양·관광 서비스 등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마리나 산업을 서비스산업으로 인식해야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 모델을 창출하고 운영하는 민간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정부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즉 마리나 산업을 서비스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기업들의 합종연횡 소식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가 얼마나 거세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새로운 산업지형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기존의 사물을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해야 한다. 민관 모두 사고의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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