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월 중 2차 남북비핵화협상 추동
김정일 꺼낸 '핵물질 생산 중단' 카드 회담개최 사전조치 효과 미지수
24일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결과가 공개됐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나탈리야 티마코바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며 "그러면 6자 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언론 보도문에는 6자회담이 재개되면 그 때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 잠정중단 등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6자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조치와는 거리가 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 정부는 연초 6자회담 재개 과정으로 제시한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 대화→6자회담 등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현재는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전초치를 요구하는 2단계 국면이다.
2단계 국면에서 6자회담 관련국의 역할은 다르다. 주 전선은 남북과 미국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의 역할은 부차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자도 현 단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2단계 국면에서 북러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밝혀도 국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위상과 그동안 진행해온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을 대척점으로 둘 때 반대편이 한미일이, 중국은 북한에 근접해 있으며, 러시아는 중국과 한미일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러시아가 중국에 미치는 외교적 영향력을 고려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러시아도 시기마다 적절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알렉세이 보르다브킨 러시아 6자회담 대표는 평양을 방문해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의 임시중지 △영변지역의 우라늄농축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접근 △6자회담에서 우라늄농축문제 논의 등을 제안했다.
당시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갈 수 있고 △6자회담에서 우라늄농축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으며 △회담이 재개되면 러시아측이 제기한 기타 문제들과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9·19공동성명의 이행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3월 러시아가 제시한 첫 번째 항목과 두 번째 항목 이외에 '핵물질 생산 잠정중단'이라는 카드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핵물질 생산 잠정중단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또한 시기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요구하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북한과 9월 중 추가 비핵화 회담을 강력히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2차 남북 비핵화회담 개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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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꺼낸 '핵물질 생산 중단' 카드 회담개최 사전조치 효과 미지수
24일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결과가 공개됐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나탈리야 티마코바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6자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며 "그러면 6자 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언론 보도문에는 6자회담이 재개되면 그 때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 잠정중단 등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6자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조치와는 거리가 있다"고 25일 밝혔다.
우리 정부는 연초 6자회담 재개 과정으로 제시한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 대화→6자회담 등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현재는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전초치를 요구하는 2단계 국면이다.
2단계 국면에서 6자회담 관련국의 역할은 다르다. 주 전선은 남북과 미국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의 역할은 부차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자도 현 단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2단계 국면에서 북러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밝혀도 국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위상과 그동안 진행해온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을 대척점으로 둘 때 반대편이 한미일이, 중국은 북한에 근접해 있으며, 러시아는 중국과 한미일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러시아가 중국에 미치는 외교적 영향력을 고려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러시아도 시기마다 적절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알렉세이 보르다브킨 러시아 6자회담 대표는 평양을 방문해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의 임시중지 △영변지역의 우라늄농축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접근 △6자회담에서 우라늄농축문제 논의 등을 제안했다.
당시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나갈 수 있고 △6자회담에서 우라늄농축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으며 △회담이 재개되면 러시아측이 제기한 기타 문제들과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9·19공동성명의 이행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3월 러시아가 제시한 첫 번째 항목과 두 번째 항목 이외에 '핵물질 생산 잠정중단'이라는 카드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핵물질 생산 잠정중단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또한 시기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요구하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북한과 9월 중 추가 비핵화 회담을 강력히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2차 남북 비핵화회담 개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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